교육희망

[희망칼럼]교육은 만남이고 기적이다

참교육 학부모회 활동을 한지 16년이 흘렀다. 전교조와도 함께한 시간이다. 난 운동권 출신이 아니다. 대학 동아리 활동을 연극반에서 했기 때문에 딴따라 출신이라 말한다. 그 엄혹한 군부 독재시절 학생운동에서 한 발짝 물러선 상태에서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에 가슴 한켠으로는 그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한 자락 갖고 지냈다. 세월이 흘러 엄마가 되고,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그때 못 다한 마음이 사회활동을 해서 조금이나마 갚아지길 바랬다. 그래서 지금까지 이러고 산다.

 

전교조에 대한 어렴풋한 첫 기억은 전교조 교사가 해직되면서 교문 앞에서 학부모들에게 가로막혀 학교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학부모들이 그 교사들을 우리아이들을 의식화 시키는 빨갱이 교사라고 막는 장면을 보면서 '저건 아닌데… 저 선생님들이야 말로 진정 아이들을 사랑하는 참 선생님인데…'라는 생각을 했고, '왜 저런 학부모만 언론에 비치는 거야?' 한 걸 보니 비록 운동권은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 무엇이 옳고 그르다는 판단은 하고 사는 민주 시민의 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활동 초창기에 아이들을 보다 더 잘 가르치기 위해서 교과모임을 하고,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고민하는 전교조 교사를 직접 보면서 전교조 교사야말로 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며 참교육을 실천하고 있다는 것을 더욱더 확신했다. 더구나 아이들 곁에 있어야 더 행복한데 해직된 선생님들과 내 아이만 위하는 이기적인 학부모가 아닌 우리 아이들을 위한 교육을 고민하려는 학부모들이 함께 힘을 모아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만들기 위한 활동은 신나는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재미있고, 신나던 시절로 기억한다.

 

하지만 학교현장은 달랐다. 신나게 활동할 전교조 교사를 만나기 쉽지 않았다. 학교운영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학교 내의 부조리한 점을 시정하기 위해서 교장과 교사들과 부딪칠 때는 더욱 간절했다. 그러면서 한편 우리아이의 담임이 전교사 교사이기를 오매불망 기다렸건만 그 또한 쉽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큰아이 중학교 때와 둘째 초등학교 때야 만날 수 있었다.

 

요즘 일제고사 문제로 해직된 선생님들과 학교의 부조리에 맞서다 아이들 곁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선생님들을 보면 옛 일이 생각나면서 만감이 교차한다. 왜 아직도 이 같은 일들이 교육현장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고 있는지, 학부모가 간절히 원하고 아이들이 존경하는 선생님들이 학교를 떠나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교사는 아이들과 함께 할 때 빛이 난다. 그 빛을 되찾게 될 때까지 많은 민주 시민들이 함께 할 것이다. 일제고사로 해직된 교사가 "교육은 점수가 아니고, 만남이고, 감동이고, 기적이다"라고 한 말이 아직도 귀에 생생하게 남는다.

 

무한 경쟁으로 인해서 군사독재 시절보다 더 암울해진 학교 현장이지만 뜻을 같이하는 교사, 학생, 학부모가 만나서 감동을 만들고 기적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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