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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처음으로 시행한 전국 교과학습 진단평가가 지난 31일 치러졌다. 이날 서울 지역만 122명의 교사가 불복종을 선언하고 명단을 공개한 가운데, 일부 학생들은 경기도 여주 등지로 체험학습을 떠났다. 봄 냄새가 물씬 풍기는 남한강변을 걸으며 참가자들이 버들피리를 만들려고 새순 돋은 나뭇가지를 골라내고 있다. 한편, 건국대 오성삼 교수의 조사를 보면 진단평가 때문에 초등학생 78%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평가만으로도 학생들이 심리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영민 기자 minfoto@paran.com |
서울과 광주 등 일부 지역에서 적지 않은 학교가 이번에도 장애학생들을 제외하고 시험을 봤다. 광주의 한 초등학교는 장애학생이 일제고사를 보는 교실에 있는데도 시험지와 답안지를 주지도 않았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역시 4명의 장애학생에게 시험 대신 특별 활동을 시켰다.
서울 ㄷ초등학교는 5학년 학생들 OMR답안지 마킹 연습을 시킨다면서 실제 답안지를 미리 나눠줬다. 그런데 29번 답안은 각각 4개의 보기를 주고 서로 맞는 것끼리 선을 이으라는 내용이어서 사실상 문제를 사전에 유출한 셈이다.
이에 대해 조 아무개 교장은 "준비과정에서 생긴 실수"라며 "사전 문제 유출은 절대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 상당수 학교는 영어듣기 파일이 처음부터 끝까지 잘 나오는 지 들어보라며 영어 듣기평가 문제 MP3파일을 시험 보기 며칠 전 담임교사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3월 달에만 진단평가를 두 번 본 학교도 있다. 전교조 경남지부에 따르면 창원시 초등학교 48곳 가운데 10여개 학교에 다니는 4~6학년 학생들은 진단평가를 두번이나 치렀다. 이들 학교는 이미 지난달 중순 자체적으로 진단평가를 보고 그 결과로 개인별 학습 능력 향상 지도 계획을 수립해 정상적인 학사 일정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경남도교육청의 지시에 따라 이번 일제고사식 진단평가도 봐야했다.
심지어 평가 대상이 아닌 초3학생들도 시험을 보게 한 지역도 있다. 울산의 1만5000여명의 초3학생들은 다른 지역과 달리 이번 일제고사를 봐야 했다. 울산시교육청이 국어, 수학, 바른생활, 슬기로운생활 4과목에 대해 따로 만든 시험 문제를 치르도록 했기 때문이다.
심각한 점은 지난 12일에도 울산교육청이 자체적으로 시험문제를 만들어 초3학생들에게 읽기와 쓰기, 기초수학 등 3과목의 시험 봤다는 사실이다. 20여일 사이에 울산의 초3학생들은 시험을 두 번이나 치른 것이다.
한편, 일제고사 불복종 실천 공개 선언을 한 교사와 체험학습이나 오답선언을 진행한 학생들은 곤욕을 치러야 했다.
서울 우장초등학교에서 6학년 4반을 가르치는 박진보 교사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시험선택권을 줬다는 이유로 '시험 거부'교사로 분류돼 시험 당일 1시간 동안 학교장과 배움터지킴이, 일부 학부모에게 갇혀 있어야 했다.
체험학습을 가려던 서울 ㅎ여중 한 학생은 학교관계자에 의해 강제로 시험을 봐야 했으며 또 다른 한 학생은 모든 시험 문제 답은 3번으로 찍어서 냈는데 종례시간에 불려가 엉덩이를 맞고 반성문을 써야 했다. 각 시도교육청은 체험학습을 안내한 교사에게는 중징계를, 체험학습에 참여한 학생은 무단결석 처리를 한다고 밝혔다.
진단평가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학교현장의 교사들은 "학기초 각 학교와 교실별로 사실상 학습능력과 학생 개개인의 상황 파악이 끝나고 본격적인 학사 일정이 시행되는 상황에서 뒤늦게 강행된 평가가 의미가 있겠냐"고 지적했다.
한희정 전교조 초등교과사업국 초등교육과정연구모임 연구원(서울 수유초 교사)은 "진단평가도 일제고사로 진행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며 "학교별로, 교사별로 상황에 맞게 각자 방식으로 아이들의 수준을 판단하기 위한 진단평가였다면 이런 상황 자체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 들어 처음으로 시행한 전국 교과학습 진단평가가 지난 31일 치러졌다. 이날 서울 지역만 122명의 교사가 불복종을 선언하고 명단을 공개한 가운데, 일부 학생들은 경기도 여주 등지로 체험학습을 떠났다. 봄 냄새가 물씬 풍기는 남한강변을 걸으며 참가자들이 버들피리를 만들려고 새순 돋은 나뭇가지를 골라내고 있다. 한편, 건국대 오성삼 교수의 조사를 보면 진단평가 때문에 초등학생 78%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평가만으로도 학생들이 심리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영민 기자 minfoto@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