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학교내신 제거
2단계 특목고 우대점수 생성
3단계 학교별로 우대점수 차등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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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2009학년도 수시 2-2 일반전형이 특목고만 우대한 고교등급제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여론에 못 이겨 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까지 나서서 진상조사를 벌였습니다.
그러나 결론은 "고교등급제는 없었으며 교과영역과 비교과영역 반영비율을 이해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오해"는 그 누구도 이해하기 어려운 결론을 내립니다.
그러나 그것은 대교협이 고려대의 기상천외한 내신 산출공식을 풀지 못했거나 일방적으로 고려대의 편을 들었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어떤 경우라도 대교협은 대학입시를 관리할 능력이 없음을 보여준 것이지요.
이번 고려대 사태를 설명하려면 숫자, 산식, 도표 등이 필요한데, 산식을 접하는 순간 읽기를 접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끝까지 인내심을 갖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진학지도교사들은 필독입니다.
고려대는 우선 고등학교 선생님들이 매긴 등급을 버립니다. 지방고 1등급을 이런저런 사정을 고려하여 고려대 2등급쯤으로 '보정'하는 모양새가 아닙니다. 학교에서 제출한 학생부의 등급은 아예 사용하지 않습니다.
대신 학생부의 원점수, 학교평균, 학교표준편차를 가지고 점수를 다시 매깁니다. '보정'이 아닙니다, 아예 재산출 합니다.(고려대 모집요강 44-45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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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출의 과정은 모두 세 단계입니다. 첫 단계에서는 원점수, 학교평균, 학교 표준편차를 모두 표준점수로 바꿉니다. 그러면 새로운 표가 만들어지는데 '대체로' 다음 그림과 같습니다.
이런 그림들이 나오는 건 특목고 등 일류고일수록 학교평균이 높고 표준편차가 적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종처럼 생긴 곡선 형태와 -3에서 3의 값을 보이는 이유는 표준점수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가중치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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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를 보시면, 특목고 등 일류고일수록 학교평균이 높습니다. 그래서 학교평균을 그대로 가중치로 사용합니다. 문제는 학교 표준편차입니다. [그림 3]을 보시면 특목고일수록 표준편차가 적기 때문에 곤란합니다. 여기서 고려대는 머리를 굴립니다. 표준편차와 반대로 가중치를 만듭니다. 즉, 특목고일수록 1을 주고, 일반고일수록 0을 줍니다. 이게 베타(β)값입니다.
결국 가중치는 두 개입니다. 표준편차를 거꾸로 고친 베타 값과 학교평균이 그것입니다. 당연히 특목고 등 일류고일수록 가중치가 큽니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가중치로 원점수를 바꿉니다. 이 때 핵심 산식 2개가 사용됩니다. 하나는 주로 일반고 상위권이, 나머지 하나는 특목고생이나 일반고 중하위권 등이 적용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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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서 재밌는 일이 벌어집니다. 모집요강에서는 2개의 산식 모두 가중치를 뺀다(-)고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고려대가 대교협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개의 산식에서는 가중치를 더하기(+)합니다. 빼기 한다고 해놓고 더하기를 한 겁니다. 그리고 이 산식은 주로 특목고생이나 일반고 중하위권 학생들에게 적용되었습니다.
그러면서 합격생이 바뀝니다. 모집요강대로 2개 핵심 산식이 모두 빼기(-)라면, 다들 점수가 내려갑니다. 그런데 특목고생은 가중치가 크기 때문에 당연히 더 많이 내려갑니다. 이러면 특목고생이 합격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일반고 상위권은 빼기인데, 나머지 학생들은 더하기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특목고생이 많이 올라갑니다. 물론 특목고생과 같이 있는 일반고생도 올라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때는 일반고생일수록 0에 가까운 베타(β)값을 부여한 게 훌륭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가중치 공식은 '(알파= 1/4 또는 3/4) × 베타 × 평균의 절대값'이기 때문에, 일반고생의 가중치는 '절대' 큰 값이 나올 수 없습니다.
결국 일반고 상위권 학생은 점수가 유지되거나 소폭 내려갑니다. 일반고 중하위권 학생은 점수가 유지되거나 소폭 올라갑니다. 반면에 특목고 등 일류고 학생은 대폭 올라갑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어떤 과목의 표준점수가 1등급 일반고생은 1.31점, 2등급 일반고생은 0.97점, 5등급 특목고생은 0.21점이라고 가정하죠. 등급으로만 보면 격차가 상당합니다.
하지만 고려대 방식의 원리에 따라 '재산출'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1등급 일반고생은 어떤 경우이든 가중치를 뺍니다. 2등급 일반고생과 5등급 특목고생은 모집요강대로 하면 빼기인데, 실제로는 더하기를 합니다.
가중치 공식 '(알파=1/4 또는 3/4) × 베타 × 평균의 절대값'에서 알파값은 정해져 있습니다. 1등급 일반고생은 1/4, 2등급 일반고생과 5등급 특목고생은 3/4입니다. 베타와 평균은 원리에 맞게 아무거나 넣으면 됩니다. 여기서는 베타값으로 일반고생 0.2, 특목고생 0.9를, 학교평균으로 각각 -0.5와 1.2를 줘보겠습니다.
모집요강대로 '재산출'하면 [그림 4], 실제 방식대로 하면 [그림 5]입니다.
이 그림들이 고려대의 마술입니다. [그림 4]처럼 하면, 5등급 특목고생은 합격할 수 없습니다. 모든 학생이 빼기로 인해 점수가 내려가지만, 특목고생은 더 많이 내려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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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제 방식의 원리대로 한 [그림 5]를 보면, 1등급 일반고생은 변함없이 내려가나, 2등급 일반고생과 5등급 특목고생은 더하기를 해서 올라갑니다. 특히 5등급 특목고생이 큰 가중치로 인해 더 많이 올라갑니다. 그러면서 격차가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이렇게 해서 선생님 학교의 학생이 떨어졌습니다. 내신만 본다는 수시에서 교과는 역전당하거나 차이가 줄어들고, 비교과는 고려대가 원하는 항목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었습니다.
선생님 학교의 평균이 낮고 표준편차가 크기 때문입니다. 대체로 -3에서 3의 표준점수 범위에서 최대 2.25점의 가중치를 손해 봤습니다. 물론 평균과 표준편차는 응시한 학생이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연좌제인 겁니다.
그래도 고려대가 모집요강대로만 했으면 선생님 학교의 학생은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그림 4]를 보십시오. 하지만 빼기를 한다고 해놓고, 실제로는 더하기를 했습니다. [그림 5]를 보십시오. 덕분에 특목고생이 합격하고, 반대로 선생님 학교 학생은 떨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고려대는 선생님이나 응시한 학생을 속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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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방식을 보여드렸더니, 어떤 분이 "우리 학교 평균을 높이고 표준편차를 줄이면 되겠네"라고 하시더군요. 그러나 현재의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힘들다는 걸 잘 아시지 않습니까.
평균과 표준편차는 시험의 난이도뿐 만 아니라 학생구성에 달려있고, 난이도 조절에 성공하여 1등급을 맞춘다고 하더라도 2등급이나 3등급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일 좋은 건 학생들에게 특목고나 일류고를 가라고 하던가, 아니면 진학지도 목록에서 고려대를 아예 삭제하는 겁니다. 선생님 학교가 일반고라면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