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29>여론조사냐 여론조작이냐

언론사 주변에는 서울 여의도 벚꽃 날리 듯 흩날리는 것이 있다. 바로 셀 수없이 쏟아지는 여론조사 결과다.

 

선택은 어디까지나 신문사의 몫이다. 어떤 결과를 선택할 것인가? 대개 자신들의 속마음과 같은 결과를 뽑는다. 이것이 여론조사를 보도한 기사의 특징이다. 불순한 여론 조사자와 불순한 여론의 만남. 이런 만남이 성사되는 순간 여론조사는 여론조작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교사 63% 교원평가제 도입 찬성"(동아일보, 조선일보, 경향신문 3월 24일치)

 

위 기사 제목이 보여주 듯 대부분의 신문들은 3월 23일 교과부가 뿌린 '교원능력개발평가 여론조사 결과'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받아쓰기'했다.

 

이 보도자료에서 이상한 점은 교사들까지 교원평가제 도입에 손을 들어줬다는 것이다. 80%이상이 반대하던 지난날의 태도를 정반대로 뒤집은 내용이었다. 뭔가 수상한 구석이 보이지 않았을까? 당시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기사를 쓴 언론사는 보-혁신문을 막론하고 단 한군데도 없었다.

 

이런 기사가 나온 뒤 보름쯤이 흐른 4월 7일에서야 신뢰성 문제를 제기한 곳은 인터넷<교육희망>뿐이었다. 정치정당인 진보신당이 분석한 결과를 보도한 내용이었다.

 

이 정당이 지난 6일 공개한 결과를 보면 교과부의 표본설계가 잘못됐다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다. 조사 대상 513명 가운데 교장과 교감이 20.4%인 105명이나 차지했다. 구성비 5.3%를 4배 부풀린 것이다. 이 조사에서 교장들의 교원평가 찬성률은 90.6%로 몰표였다. 이번 조사는 각 학교 교무실로 전화를 걸어 진행했다. 교무실에서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이는 뻔하다. 초등의 경우 교감 아니면 부장이다.

 

'꿈보다 해몽이 좋다'고 교과부의 해괴한 설문에 대한 신문들의 논평이 가관이다.

 

"교과부가 전화설문조사를 한 결과, 교원평가제 도입에 교원의 63%가 찬성했다고 한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과 맞아떨어지는 결과다."(서울신문 3월 24일치 사설)

 

"교원의 63%가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교원평가제 도입의 당위성이 이러한데도 전교조는 반대 투쟁만을 외치고 있다."(세계일보 3월 24일치 사설)

 

"교원 중에서도 무려 63%가 교원평가제 도입을 찬성하고 있거든요. …교사들은 평가를 안 받겠다는 것, 이거 좀 모순이 있지 않나, 이런 의견입니다."(MBC, 3월 23일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이것이 우리나라 신문과 방송의 교육보도 수준이다.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그저 받아쓰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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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 조중동 , 진보신당 , 여론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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