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그룹 '블랙홀'이 지난 2월 내놓은 디지털 싱글 'Living in 2009'에 담긴 "꿈을 줘요, 아이에게. 함께하는 아름다움을"로 시작하는 '사랑한다면'이 그 첫 곡이다. "'가방에 짓눌리는 아이, 시험에 늙어가는 아이('사랑한다면' 노랫말 중에서)'에게 꿈을 주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리더 주상균(보컬, 기타)씨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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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달라 학원만 여덟군데 / 아이들은 지치고 지쳐가"라며 학교와 학원을 맴도는 아이들의 생생한 모습을 힙합리듬의 노래로 그려낸다. "꿈이라도… 오늘은 놀자"라는 대목에 이르면 힙합리듬의 경쾌함은 미안함과 안타까움으로 변한다.
"노란색 학원버스 앞에서 학원에 가지 않으려고 칭얼대는 한 아이를 보며 어른들이 동심을 놓치고 아이들을 힘들게 하는 현실을 말하고 싶었다. 노래방에 가서 아빠와 아이들이 손을 잡고 이 노래를 흥겹게 부르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진다."는 것이 데프콘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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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이라는 이름의 8집 새 앨범을 발표한 그룹 YB(윤도현밴드)도 이 대열에 동참했다. 팀에서 베이스를 맡고 있는 박태희 씨가 노랫말을 쓴 '물고기와 자전거'라는 곡이다.
"한 방송사의 다큐프로그램에서 학업 부담으로 자살한 초등학생 이야기를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는 설명이 없었다면 교육 현실을 꼬집는 노래라고는 상상하기 힘들만큼 은유가 담뿍 담긴 아름다운 노랫말이 장점이다. "은유적으로 가사를 쓰면 듣는 이들이 더 많은 상상력을 발휘하여 교육에 대한 것뿐 아니라 다른 고민들도 할 것 같았다"라는 것이 박태희 씨가 직설표현 대신 비유를 선택한 이유다.
이처럼 비슷한 시기에 같은 고민의 흔적을 담은 노래로 뒤틀린 교육 현실을 때론 강한 록음악으로 혹은 경쾌한 힙합으로 아니면 은유로 빛나는 노랫말로 표현하는 대중가수들의 출현은 우울하면서도 반가운 일이다. 그만큼 지금 상황이 불안한 것만큼은 틀림없어 보인다. 이들이 하는 록음악이나 힙합 모두 현실 비판을 주요 모티프로 다루는 음악 장르라는 것도 놓치지 말아야할 부분이다.
대중문화평론가 이영미 씨는 최근의 이러한 현상을 "지난 시절과는 다른 정부이기에 문제가 더욱 심각하고 듣는 이들도 위기의식을 느껴 절실히 반응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블랙홀이나 YB처럼 늘 해오던 가수들이 하는 것도 의미가 크지만 새로운 가수들이 새로운 이야기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