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일제고사 핑계 입바른 교사 솎아낸 사학

염광학원·일주학원, 민주적 학교운영 요구에 파면 응답

일제고사와 관련하여 해임이나 파면 등으로 교단에서 쫓겨난 교사가 13명으로 늘어났다.

 

전교조 조합원들이 지난 6일 염광중 앞에서 황철훈 교사의 부당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최대현 기자 juleum@ktu.or.kr




지난 4일 서울의 학교법인 염광학원이 황철훈 교사(서울 염광중)에 대해 '파면'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전국 연합 학업성취도평가'로 진행된 지난해 12월 일제고사에서 교사가 해직된 사례는 이번이 유일하다. 그런데 이번 염광중의 징계결과를 놓고 일제고사와는 무관하게 평소 민주적 학교운영을 요구한 교사에 대한 보복 징계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 학교 사정에 정통한 사립 ㅎ중학교의 아무개 교사 등에 따르면 "12월 시험 때 황 교사와 똑같은 행동을 했지만 우리학교에서는 문제 삼지 않았다"면서 "왜 염광에서만 이러는 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다른 사립 중학교에서도 황 교사처럼 담임 편지글로 체험학습을 안내한 교사들이 있었지만 유독 염광재단이 '파면'이라는 극형을 내린 것에 교사들은 주목했다.

 

이에 대해 황 교사와 같은 재단에 근무하는 교사는 "그동안 민주적인 인사위원회 구성 요구를 적극적으로 해 온 황 교사를 이번 일제고사를 빌미로 손을 본 것"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실제로 지난 2월 서울 북부교육청이 중징계를 요구한 내용은 일제고사 단일 사안이었다. 그러나 조중기 염광중 교장은 징계 요구 제청 사유서에서 "관할교육청의 요구 사안 이외에 황철훈 교사가 민주적 인사위 구성을 요구하며 불법 시위를 했다"며 또 하나의 징계 사유를 끼워 넣었던 것이다.

 

염광중은 지난 2003년 3월부터 2007년 9월까지 인사위원과 교감·보직교사를 교사들이 투표로 선출해 추천하면 학교장이 임명하는 인사위원회를 운영해 왔다. 2003년 2월 당시 김귀식 서울시교육위원과 재단 내 염광중, 염광고, 염광여자정보교육고(현 염광여자메디텍고) 3명의 교장이 합의해 서명한 '인사위원회 회칙'에 따른 것이었다.

 

그런데 재단은 2007년 10월 이를 전면 폐기했다. 사립학교법이 바뀌었고 서명한 교장이 퇴직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인사위 관련한 법인 정관을 고쳐 학교장이 교감 교무부장과 협의해 임명토록 했다.

 

그러나 당시 바뀌기 전 재단이 마련한 정관은 개정된 사학법에 따라 교육부가 제시한 인사위 관련 예시 정관과 토씨까지 똑같았다. 민주적 인사위원회를 파탄시켰다고 판단한 황 교사는 '파면' 직전까지 이에 항의하는 1인 시위 등을 진행해 왔다.

 

재단은 이를 모두 '불법'으로 규정했다. 재단측이 황 교사에게 보낸 징계의결사유서에도 '소위 민주적 인사위원회 쟁취를 위한 불법 시위 사안'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조 교장은 이에 대해 "악법 중의 악법(바뀌기 전 인사위 규정)을 원상태로 돌려놓은 것 뿐"이라며 "황 교사의 공과를 판단해 징계했다"고 말했다.

 

황 교사는 "그 때 인사위 규정이 불법이었다면 이를 승인한 재단 역시 불법을 한 것이 된다"며 "이를 계속 문제 제기한 교사가 곱게 보이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은 황 교사와 함께 민주적 인사위 구성을 요구하며 시위를 해 온 일부 교사에게 모두 열번의 경고장을 보내기도 했다.

 

박범성 교사(서울 염광고)는 "학교 측이 학교운영에 문제제기를 하는 교사들에게 이번 기회에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며 겁을 주고 있다"면서 "2~3명을 더 쫓아내겠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국가 수준 일제고사와 관련해 올해 2월 파면된 김영승 교사(서울 세화여중)도 황철훈 교사와 비슷한 경우였다.

 

당시 김 교사가 받아든 '징계처분설명서'에는 지난 2002년3월부터 2006년12월까지 김 교사가 민주적인 인사위원회 구성, 급식업체 선정 문제, 계기수업 진행 등 민주적인 학교 운영을 위해 제기해 온 내용이 A4한 쪽 이상 적혀있다. 문제 삼은 건수만 모두 20가지다.

 

재단측은 이를 '일제고사 선택권 발언'과 똑같이 '성실의 의무 및 복종의 의무 위반'을 적용했다. 5년 동안의 김 교사의 행동을 사실상 소급 적용해 징계를 내린 셈이다.

 

김 교사의 동료 교사들은 "김영승 교사가 그동안 잘못된 학교 운영과 관련해 바른 말을 해 온 것이 학교측이 파면을 결정하는 데 주된 요인이 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매일 오전7시30분부터 1시간가량 학교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김 교사는 "함께 학교 운영에 문제 제기해 온 교사들도 걱정되고 더 이상 학교에 바른 말을 못하는 분위기가 될까봐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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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고사 , 교사징계 , 학교운영 , 염광학원 , 일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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