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31]<조선>스러운 김상곤 보도

"엉뚱하게 잡은 대못이 박혀버리면 두고두고 짐이 된다. 김 당선자는 대못 정책으로 평지풍파를 일으키기보다 '4.9% 지지' '14개월 임기' 교육감에 알맞은 처신을 해야 한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당선이 확정된 지 이틀 뒤인 지난 4월 10일치에 나온 <조선> 사설이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낮은 지지율로 당선됐으니 '깐죽거리지 말라'는 것이다.

 

6%의 지지로 당선된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당선은 '전교조 교육감은 안 된다는 유권자의 뜻'(2008년 7월 31일치 <조선> 사설 제목)이고 5%의 지지를 받은 김 당선자는 '주제파악이나 해야 할 대상'이란 얘기다. 과연 '밤의 대통령' 가문의 직원다운 우격다짐인 셈이다.

 

이런 <조선>스러운 '보도' 먹구름이 최근 경기도교육청을 에워싸고 있다.<문화>의 기자칼럼 '현장에서'는 이런 모습을 잘 보여준다. 지난 22일치에 나온 이 칼럼의 제목은 '교육감 정치색에 학생들만 혼란'.

 

줄거리를 요약하면 김 당선자 쪽의 국제고 설립 제동에 대해 "결국 5%의 지지를 받고 당선된 교육감의 정치적 성향 때문에 애꿎은 학생과 학부모가 혼란과 고통을 겪게 된 셈"이라고 질타했다. 국제중을 반대하는 듯 한 당선자의 모습을 정치색으로 폄하하며, 이런 정치색이 고통을 준다는 단순한 레퍼토리다.

 

우리는 지난 해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국제중을 밀어붙인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을 기억하고 있다. 그는 '정치색'이란 잣대로 본다면 학자 출신인 김 당선자보다 한결 진한 색이었다.

대선 전부터 '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라는 정치구호를 만든 뒤 귀족형 고교를 밀어붙이고 있는 현 이주호 교과부 차관은 또 어떤가?

 

<문화>는 MB 주변 교육 정치꾼들에겐 칭찬을 아끼지 않아온 신문이다. 이런 신문이 김 당선자의 정책을 놓고 '정치색'으로 단정해 비난하는 것은 '이중 잣대'다.

 

<연합뉴스>도 김 당선자에 대해 펜을 겨누기 시작했다. 이 통신사는 <문화>와 같은 날인 22일 "고양 국제고 재검토?‥일산권 주민 '격분'"이란 제목의 기사를 송고했다.

 

"김상곤 당선자가 ‘국제고 설립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고양지역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학부모들은 물론 국제고 설립을 추진해 오던 고양시와 택지지구 개발 시행사도 오락가락 교육정책에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 기사가 맞으려면 근거가 있어야 한다. 기사에 실린 건설회사 주변, 국제고 준비에 나선 학부모 등의 발언은 '격분'이란 과격한 제목을 뒷받침하는 근거로는 형편없는 소재거리다. 이해당사자의 '과격한 분통'을 일산 주민 전체의 것으로 확대하는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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