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32]공짜신문은 약일까 독일까?

<조선일보>, <조선일보>…. 딱 2부가 아침마다 내가 일하는 학교에 뿌려진다. 한 부는 교무실, 한 부는 교장실이다. 물론 구독료는 국민 세금으로 낸다.

 

우리나라 초중고의 '조중동' 구독 몰입현상은 군대 수준을 뛰어넘은 지 오래인 듯하다. 2004년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군대의 조중동 구독률은 60% 수준이다.

 

친 정부 신문인 <조선>과 <동아>의 아류신문들도 수십만 부가 전국 초등학교에 뿌려진다. <소년조선> <어린이동아> 따위가 그것이다. 지난 해 4월 15일 교과부가 내놓은 소년신문 집단구독 '자율화 추진계획' 결과다.

 

어디 이뿐인가? 조중동은 이미 학원업에 터를 잡은 지 오래다. 특목고, 자사고 강좌판을 벌여놓는가 하면, 대형학원들과 함께 입학설명회라는 이름의 '판촉 쇼'가 한창이다. 낮에는 학교 신문으로, 밤에는 학원 강좌로 돈벌이에 나선 셈이다.

 

그런데 이번엔 이른바 전국 중고교 공짜 신문 제공 계획이다. 한나라당 허원제 의원은 지난 4월초 신문법 개정안을 내놨다. 청소년의 신문읽기 활성화를 위해 학급당 4종의 신문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중고교 학급 수는 11만 5322개. 이 사업이 추진되면 2010년부터 5년 동안 약 840억 원의 세금이 들어간다. 신문사로선 하루 50만부의 신규 독자가 생기는 탓에 두 손들어 환영하고 있다. 문화부도 이런 움직임을 거들고 나섰다.

 

문제는 신문의 신뢰성이다.

 

작년 한국언론재단의 대국민 설문 결과를 보면 신문의 신뢰도는 16.0%에 그쳤다. 방송(60.7%)에 크게 뒤졌고, 인터넷(20.0%)보다도 낮았다. <조선><동아>의 막무가내 식 사설은 이미 언론의 정도를 넘어섰다. 뜻있는 논술교사들이 가장 경계하는 것이 이런 독설이 담긴 일부신문의 사설을 학생들이 읽는 것이다. 편향성이 극을 달리는 탓이다.

 

그럼 그나마 믿을만한 신문은 무엇일까? 지난 해 8월 <시사저널>의 전문가 대상 조사를 보면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는 <한겨레>였다. 28.7%로 1등이었다. 이 신문은 방송보다도 신뢰성이 높았다.

 

하지만 이 신문은 학교에서 맥을 못 출 것이 뻔하다. 조중동 구독률의 사회 배경엔 자전거 경품이 있어왔듯, 학교 배경엔 교장들의 '지시'가 있기 때문이다. 수십년 째 <조선일보> 공짜신문으로 세뇌된 그들에게 힘을 몰아주는 '학교 자율화 방안'이란 게 꼬리를 물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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