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15학교 자율화 방안에 이은 후속 조치로 학교 자율화 추진방안(시안)이 지난달 30일 발표됐다. 이번 시안의 주요 내용은 '교육과정·교원인사 등 핵심적인 권한을 학교 단위에 직접 부여하고 연간 총 수업시수의 20% 범위 내에서 증감 편성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학교 간 경쟁을 통한 학교 교육의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게 교과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교과부의 발표가 나오자마자 학교 획일화와 입시 학원화를 염려하는 시민사회단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학교의 다양성을 없애고 오로지 입시를 위한 획일적 교육(과정)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지난 1일 부산을 시작으로 교과부는 4대 권역별 토론회(7일-서울, 8일-대전, 12일-광주)를 진행 중이다. 이마저도 교육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의 의견은 배제한 채 교과부 입장에 우호적인 단체와 인사들로 토론자를 구성하여 반쪽 토론회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입맛에 맞는 소리만 들으려 한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교과부가 시안을 발표한 지 십여일 만에 전국 순회토론회를 일사천리로 진행하는 것에 대해 비판과 우려도 함께 담겨있다.
7일 서울시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수도권 토론회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토론회 참가자들은 학교 자율화 정책의 큰 틀에는 공감하면서 이를 실행하기 위한 세부적인 사항의 수정을 요구했다. 학교 자율화 정책의 근본적인 수정이나 문제점을 지적하는 반대 의견은 없었다.
이 같은 교과부의 일방통행에 대해 전교조(위원장 정진후)는 지난달 30일 논평을 내고 "대입제도가 중등교육과정을 지배하면서 생기는 공교육의 핵심문제는 비켜간 채 중학교까지 입시경쟁교육을 강요하고, 이를 위한 교장의 친위체제를 구축해 학교를 교장권력기구로 바꾸겠다는 것"이라며 학교자율화 추진 시안을 강력히 비판했다.
이어 수도권토론회가 진행된 지난 7일에는 서울시교육연수원에서 '입시만능-교장일인체제 학교자율화 정책 교과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석근 서울지부 사무처장은 "작년 4·15조치 이후 서울의 수많은 학교에서 민주적으로 구성된 인사위가 파행 운영되고, 국영수 세트의 강제 방과후학교가 시행되고 있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아이들이 생기고 교사 13명이 거리로 내몰렸다. 진정으로 교육 당국이 학교 자율화 조치를 이행할 의사 있다면 반대 의견을 가진 이들과도 토론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교장 전횡과 입시 위주로 학교를 재편하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박석균 전교조 부위원장도 "아무리 자율화가 좋다지만 교사·학생·학부모의 교육 주체가 반대하면 왜 하는지 대화하고 소통하는 게 먼저다. 교과부가 지금처럼 귀를 막고 일방통행 한다면 교육주체 모두가 학교 자율화 정책 저지를 위해 싸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교과부는 12일까지 토론회를 열고 이를 수정·보완한 후 이달 말경 최종 확정한 학교자율화 추진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