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전교조는 꽃받침이다





전교조는 꽃받침이다



솔직히 전교조가 꽃이라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솔직히 전교조가 희망이라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희망의 꽃으로 태어났으나

태어날 때부터 절망의 아들이었다

절망의 젖을 빠는

절망의 입술이었다

절망의 싸움터였다

절망의 몸부림이었다



<전교조신문>을 옆구리에 끼고

낯선 학교 낯선 교무실 문을 열 때

나는 내가 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내가 희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내 앞을 가로막으며 왜 왔냐고 묻는 그 얼굴들을 향해

삿대질 한번 해보지 못했다, 나는 절망의 배달부였다



꽃으로서의 자태,

꽃으로서의 자존,

꽃으로서의 미적 가치,

꽃으로서의 아우성,

짓밟혔다, 두드려 맞았다, 할퀴었다, 물어 뜯겼다, 씹혔다

20년 동안의 전교조여!



꽃이 아닌들 어떠리

꽃이 아니라 꽃을 온전한 꽃으로 떠받들어

꽃이게 하는 꽃받침인들 어떠리

꽃이 융단폭격을 받아도

꽃이 만신창이가 되어도

꽃의 밑바닥 꽃받침이 있어 꽃은 꽃인 것

꽃이 아니라 꽃받침이기 때문에

당당히 '교육희망'인 것









-시인 안도현



89년 전교조 관련 해직

현 우석대 문예창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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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창립 , 안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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