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학생 서명 받아 스승 파면시킨 사학, 비리 학교장은 ‘경고’에 그쳐 감싸기

대구 영남공업고 황당한 교사 내쫓기.. 대구시교육청은 모르쇄 일관

대구에 있는 한 사립학교가 학생들에게 자신을 가르치는 교사를 비난하는 글에 서명토록 한 뒤 파면의 근거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 학교 재단은 비리를 저지른 교장을 징계하라는 교육청의 요구는 무시한 채 감싸기에 일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 사립고 사실확인서 학생 사인 받아 파면 근거 활용

대구 영남공고가 학생에서 직접 사인을 받은 사실확인서. 사실확인서느 강 아무개 교사를 파면시키는 근거가 됐다.

대구 영남공업고에서 국어를 가르치던 강 아무개 교사는 지난 1일부터 교단에 설 수 없다. 재단과 학교측이 △학생들이 다니는 오솔길로 출근 △교사휴게실 쇼파에서 쉬는 시간에 잠시 눈을 붙이고 휴식 등을 이유로 ‘수업 불충실’과 ‘근무태도 불량’이라며 지난달 30일 ‘파면’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학교측은 지난 해 10월24일 당시 이 학교 3학년에 다니던 학생 3명에게 서명을 받았다. 지난 2007년 강 교사가 2007년 전교조 대구지부 활동을 위해 휴직 신청을 냈다는 이유로 파면 결정을 한 재단이 교과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서 정직 3개월로 무효가 되자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던 때였다.

그 때 학교측이 법원에 제출한 사실확인서를 보면 3학년 1반 학생 3명이 사인했다. 이 학교 교사들의 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24일 전문교과 담당 교사가 이 학생을 두 차례 불러 이것저것 물어본 뒤 직접 작성해 학생들이 직접 사인토록 했다.

이 사실확인서 내용은 지난 4월10일 대법원이 재단의 항소심을 기각하면서 힘을 못 쓰게 됐다. 그러나 학교측은 이를 이번 파면 근거로 다시 사용했다. 징계사유서에 사실확인서 내용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강 교사는 “참담하다. 사실이 아닌 내용을 학생들에게 사실상 강요해 자신을 가르치던 교사를 내쫓는데 사용했다”며 “도저히 학교가 할 짓이 아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해당 학교 교감 “증인이라고 보면 된다”

이에 대해 이 학교 김 아무개 교감은 “그런 일은 없었다”며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사인을 하게 한 것이지 파면의 근거로 삼은 건 아니다. 말하자면 증인이라고 보면 된다”고 해명했다.

이런 가운데 영남공업고 재단이 비리를 저지른 학교장에 대한 대구교육청의 징계 요구를 무시하고 ‘경고’로 무마시킨 것으로 지난 4일 뒤늦게 드러나 비판을 사고 있다.

전교조 대구지부와 대구교육청가 밝힌 것을 보면 지난해 8월 실시한 대구교육청 감사결과 ‘시설공사 및 학교회계 등 13개 건의 각종 회계처리 부적정’ 등으로 1870여만원의 학교 예산을 낭비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를 근거로 대구교육청은 1870여만원을 회수해 보전처리한 뒤 허 아무개 학교장과 행정실장에게 ‘감봉’ 징계를 내릴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재단은 지난 해 6월 이를 무시하고 학교장에게는 감봉보다 두 단계 낮춰 ‘불문경고’를 내렸다. 경고는 사실상 징계에 해당하지 않는다. 행정실장에게는 ‘견책’으로 한 단계 낮춰 조치했다.

게다가 허 아무개 학교장은 임기가 끝나는 오는 8월 4년 동안의 중임을 보장받고 재단 이사로 재신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리 학교장에겐 교육청 요구한 ‘감봉’ 무시하고 ‘경고’ 그쳐

이에 대해 김 아무개 교감은 “재단과 관련된 일로 할 말이 없다”고만 말했다. 재단측에도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대구교육청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영남공고의 부적절한 회계집행과 학사운영에 눈을 감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전교조 대구지부(지부장 임전수)는 ‘영남공고의 정상화와 전교조 조합원에 대한 보복 징계를 위한 대책위’를 꾸려 영남공고의 각종 비리와 비정상적인 학사운영에 대해 직접 조사해 문제 사항이 드러날 경우 검찰에 고발하는 등 강하게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김병하 전교조 대구지부 사무처장은 “학사운영과 회계집행은 엉망으로 하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학생에게 서명까지 받아 교사를 내쫓는 재단은 반인권학원임을 스스로 드러냈다”고 비판하며 “대구교육청은 영남공고를 바로 지도해야 한다”고 말했다.(최대현 기자)
태그

학교장 , 사학 , 영남공고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교육희망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