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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6월 11일치 1면 머릿기사 제목이다. 전날 치른 6.10항쟁 22주기 기념대회를 두고 붙여 놓은 것이다.
이날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은 자그마치 10만명이었다. <조선>의 제목과 정반대로 시위가 시민을 끌어 모은 결과였다.
그럼 <조선>이 생각하는 '시민'은 다른 개념일까? 그것도 아니다. 같은 날 같은 지면에 실린 사설 '추모 편승해 무슨 이익 챙기겠다는 건가'는 다음처럼 시작한다.
"이날 집회엔 수만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그들도 대회에 모인 사람들을 분명히 '시민'으로 지칭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이 신문은 정반대로 왜곡한 포장지로 지면을 감싸는 술수로 커왔다. 앞뒤가 다르고, '조변석개'하더라도 당장 자신들의 주장만 '선전선동'하면 된다는 심보다. 이런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태도'는 교육기사에서도 판박이다.
박정희 시절에는 평준화에 대찬성하더니 노무현 시대에는 '좌파교육'으로 몰아세웠다. 김영삼 시절에는 대학 본고사를 사교육의 주범(93년 4월 11일 사설)으로 몰아세우더니 노무현 시대에는 '제비뽑기로 신입생 뽑자는 입시강령'(07년 4월 9일 사설 제목)이라고 돌변한다.
<조선>이 입버릇처럼 말해온 '학생선발권'문제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대입 본고사, 고교등급제 등을 반대하는 발언을 내놓자 "그건 입시가 아니라 제비뽑기일 따름"이라면서 다음처럼 주장했다.
"3불이란 평등의 정치 구호를 그냥 끌고 가겠다는 것은 교육의 수준 향상, 국가 수준의 업그레이드를 포기하겠다는 것일 뿐이다."(07년 4월 9일 사설)
이러던 <조선>이 2008년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자 꿀 먹은 벙어리가 된 형국이다. 이명박 정부의 본고사, 고교등급제, 기부금입학제 유지 방침에 변변한 비판을 내놓지 않았다.
최근 교과부가 내놓은 자율형사립고 방안도 마찬가지다. 사교육 망국론에 위축된 교과부는 '자율형사립고를 내신으로 응시하게 한 뒤, 전원 추첨으로 선발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부자들이 모여 제비뽑기로 들어갈 수 있는 학교가 신설되는 셈이다.
이런 학생선발권 '개무시'에 대해 제일 먼저 봉기해야 할 곳은 바로 <조선>이다. 내신 위주 학생선발을 추진한 노무현 정부를 겨냥해 '눈 멀고 귀 먼 정권'(07년 7월 6일 사설)이라고 막말을 퍼붓지 않았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