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민주주의 제대로 가르치고 싶다”
전국 1만6172명 교사 ‘6월 시국선언’

공권력 남용 사과와 국정 쇄신, 경쟁만능 학교정책 중단 등 요구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을 비롯해 6월 민주항쟁의 소중한 가치를 기리는 전국 1만6172명의 교사들이 18일 오전 서울 대한문 앞에서 국민 사과와 국정 쇄신 요구 내용을 담은 ‘6월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임정훈 기자

2만여명에 달하는 전국의 교사가 민주주의 후퇴 우려 표명과 국정 쇄신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지난 3일 서울대 교수를 시작으로 연일 이어지는 시국선언 가운데 최대 규모다.

전교조(위원장 정진후)는 18일 오전 서울 대한문 앞에서 전국에서 참여한 1만6172명(18일 오전 현재) 교사들의 ‘6월 교사 시국 선언문’을 발표했다.

“민주주의 싹 무참히 짓밟히는 상황 어떻게 가르칠지 당혹스럽다”

‘6월 민주항쟁의 소중한 가치를 기리는 교사 일동’ 이름으로 된 선언문에서 교사들은 “자랑스러운 6월 항쟁의 역사와 가치를 가르쳐야 할 우리 교사들은 금년 6월, 국민들의 숱한 고통과 희생 속에 키워온 민주주의의 싹이 무참히 짓밟히는 상황을 목도하고 있다”면서 “아이들에게 민주주의를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심한 당혹감과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는 민주주의의 위기는 정부의 독선적 정국운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명히 하며 “정부의 독선은 민생을 위협하고 나아가 민주주의 발전과 함께 발전해온 생태와 평화 등 미래지향적 가치마저 위협하고 있다”고 교사들은 우려했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걱정도 함께 녹아 있다. 교사들은 “‘사교육비 절반, 학교만족 두 배’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도리어 무한입시경쟁을 부추기는 교육정책이 강화되고 있다”면서 “가진 자만을 위한 귀족학교 설립이 국가 교육정책으로 강행되고 있고 학교장의 독단적 학교운영이 나날이 강화되어 가고 있다. 교과서 수정 등 교육의 정치적 중립이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20년간 진전되어온 교육민주화를 거꾸로 돌리는 시대역행이 진행되고 있다”고도 했다.

“민주주의의 위기 현 정권의 독선적 정국운영에서 비롯”
시국선언문을 낭독하는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 정 위원장은 이번 시국선언을 현 시국에 대한 국민으로서의 최소한의 의사표현이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의 양심선언”이라고 말했다. 임정훈 기자

교사들은 “작년 온 나라를 덮었던 촛불의 물결, 올해 노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애도의 물결이 시대를 역행하는 현 정부의 독선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방안으로 △공권력 남용에 대한 국민 앞 사과와 국정 쇄신 △헌법에 보장된 언론, 집회, 양심의 자유와 인권 철저 보장 △특권층 위주 정책 중단, 사회적 양자 배려 정책 추진 △미디어법 등 반민주 악법 강행 중단, 한반도대운하 재추진 의혹 해소 △자사고 설립 등 경쟁만능 학교정책 중단, 학교운영의 민주화 보장 △빈곤층 학생 지원 등 교육복지 확대, 학생 인권 보장 강화 등 촉구했다.

선언 교사를 대표해 선언문을 읽은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은 “이번 시국선언은 민주주의의 근본가치가 부정되는 현 시국에 대한 국민으로서의 최소한의 의사표현이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의 양심선언”이라며 “국민들의 요구와 외침조차 틀어막겠다는 것이 진정 민주주의인지 묻고 싶다”말했다.

“국민으로서 최소한의 의사표현이자 교사로서 양심선언”

한편, 교사 시국선언에 대해 교과부는 국가공무원법상의 집단행위 금지와 교원노조법상의 정치활동 금지를 위반한 것으로 간주해 엄정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시국선언 서명운동을 주도하거나 다른 교원들의 참여를 권유하는 등 적극 참여 교사에 대한 충분한 증거자료를 확보하라”고 시도교육청에 지시해 개별 교사에 대한 표적, 사찰 감시라는 반발을 사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전국 7009개교, 8692명의 교사가 참여한 쇠고기 재협상과 교육정책 전면전환을 촉구하는 선언을 했을 때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교과부가 올해 엄정 조치를 운운하는 것은 행정의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교과부, 불법 몰아 반발 확산, 시국선언 참여자 계속 늘어 최대 2만여명 될 듯

엄민용 전교조 대변인은 “이번 시국선언에 대한 교과부의 호들갑스런 반응은 법령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이나 적용도 무시하는 정치적 의도를 가지 상부권력기관의 압력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며 “전교조가 주도하는 교사들의 시국선언을 빌미로 정국의 반전이나 공안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시도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시국선언에 동참하려는 교사들이 계속 늘어 오는 19일까지 참여 교사들을 모아 22일게 최종 확정 선언 인원을 밝힌다는 게 전교조의 계획이어서 최대 2만여명의 교사가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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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 교사 , 시국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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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사노동자

    교사도 노동자고, 엄연한 사회의 구성원이다.
    입도 없고 눈도 없고 귀도 없으며, 생각마저 없다고 생각하는
    바보들이 있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