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지휘를 받은 경찰이 3일 새벽 전교조 본부를 압수수색했다. 전교조 본부 사무실 입구를 가로 막은 경찰들. 주간<교육희망> 공영순 |
사상 처음으로 전교조 본부 사무실이 검찰에게 압수수색 당했다. 서울중앙지검은 3일 새벽 5시부터 6시50분까지 두 시간 동안 압수수색을 진행해 전교조 본부 서버 컴퓨터 9대와 올해 대의원 명찰 원본 201개, 시국선언 관련 회의자료, 공문 복사본, 선언 관련 기자회견 녹화테이프 등을 압수해 갔다.
지난 1989년 창립 이래 처음 있는 일로 검찰의 압수수색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포분위기 조성해 2차 시국선언 차단 포석
전교조는 일단 2차 시국선언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전교조는 압수수색이 끝난 뒤 곧바로 낸 논평에서 “이번 압수수색이 2차 시국선언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겠다는 부당한 공권력의 행사”라고 못 박았다.
7월 2일 전교조가 2차 시국선언인 ‘민주주의 수호 교사 선언’문 초안을 발표한 지 하루도 채 되지 않은 이날 새벽에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이 이뤄졌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경찰 한 관계자가 대의원대회 명찰을 압수수색해 가고 있다. 주간<교육희망> 공영순 |
전교조는 초안에서 “교사는 교과서에 담겨있는 생명, 평화, 정의 그리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말로만이 아니라 몸으로 실천하며 가르치는 존재”라며, △시국선언 교사 징계 철회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 보장 △특권층 위주 정책 지양과 사회복지‧교육복지 확대를 촉구한바 있다.
엄민용 전교조 대변인은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전교조가 정당성 있는 2차 시국선언을 흔들림없이 진행하고 초안까지 발표하자 초강수를 둔 것 같다”고 말했다.
동시에 현재 일반 공무원으로 퍼져나가는 시국선언에 대해서도 쐐기를 박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활동 금지 위반 적용 어렵자 특정 정당과 연계 캐기
이와 함께 전교조의 교사 시국선언을 법에 끼워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압수수색을 했다는 분석이다.
검찰이 제시한 압수수색 영장 목록에는 ‘정당이나 민주노총과의 관련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과부가 고발 사유로 삼은 국가공무원법과 교원노조법 위반 혐의로 시국선언을 처벌하기에는 무리라고 판단해 특정 정치세력과의 연관성을 찾기 위해 압수수색을 했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실제로 교과부는 시국선언 전인 지난 달 12일 해당 부서인 교원단체협력팀이 작성한 법적 검토 문건에서 “현 단계의 시국선언을 위한 서명 운동 전개는 단순 의사 표명으로 헌법에서 보장한 의사표현의 자유 범위 안에 있어 국가공무원법 교원노조법 상의 집단행위 금지 등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낸 바 있다.
그러나 시국선언일 하루 전인 17일 교과부는 엄정 조치를 밝히뒤 지난 달 26일 국가공무원법과 교원노조법을 위반했다며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을 포함한 전교조 전임자 등 88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미 전교조가 시국선언을 진행한 사실이 알려졌고 그 명단까지 공개한 상황에서 압수수색까지 할 필요가 없었다는 의견도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압수수색을 지켜본 강영구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는 “표현의 자유인 시국선언 자체를 정치활동으로 연결시키기는 무리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대헌 교권전문가는 “이번 시국선언은 명단을 공개하는 형식이어서 사실 그들이 말하는 ‘범죄사실’이 공개된 것으로 굳이 압수수색을 할 필요가 없는 사안”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2차 시국선언을 무산시키기 위해 압수수색을 해서 교사들을 위축시키려는 속셈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법 지휘를 받은 경찰이 3일 새벽 전교조 본부를 압수수색했다. 전교조 본부 사무실 입구를 가로 막은 경찰들. 주간<교육희망> 공영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