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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새벽 교사 시국선언과 관련해 서울시경찰청 소속 수사관 50여 명이 전교조 본부에 대해 강도 높은 압수수색을 했다. 이날 서울시경이 동원한 수사관의 규모는 전교조 본부 인원수와 비슷해 개인용 책상 모두를 면밀하게 수색할 수 있었다. 유영민 minfoto@paran.com |
교과부가 전교조 소속 1만7천여 명의 교사들이 이명박 정권의 민주주의 후퇴와 경쟁위주의 교육정책을 우려하는 시국선언을 했다는 이유로 해임 등 교사 전원을 징계하겠다고 밝힌 것도 눈에 박힌 가시는 '뽑아내고' 말겠다는 유령의 속내다.
전교조 교사들의 시국선언은 민주주의와 정의가 무너지는 현실이 안타까워 이를 바로 세우려는 국민들의 간절한 염원을 담은 양심과 자유의 외침이다.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지고 있고,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는 헌법에 근거한 당연한 권리 행사다.
따라서 시국선언에 참여한 사람들의 직업이 공무원이든 교사든 또는 전교조 소속이든 비전교조든 마땅히 헌법에 보장된 국민적 권리를 행사한 정당한 행위다. 그런데도 교과부는 정치활동을 금지한 교원노조법과, 교원의 기본적 책무를 성실히 수행해야 할 국가공무원법 및 시국선언 서명에 참여하지 말라는 직무상의 명령을 위반했다며 징계의 칼날을 벼르고 있다. 지금까지 교사들이 시국선언을 했다는 이유로 징계 및 검찰 고발까지 한 사례는 전두환 군사독재정권 때도 없었다. 그럼에도 교과부는 유독 교사들만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의사 표현의 권리와 양심의 자유마저 포기해야 한다며 막무가내다.
선진국일수록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 의식이 높고, 정부는 시국선언이든 대중 집회든 또는 온라인상의 주의주장이든 국민들의 비판적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인다. 서로 다른 생각과 비판적 목소리가 오히려 올바른 정책 결정에 도움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과부는 해괴한 논리를 앞세우며 정치권력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자칫 '교과부도 찍힐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자발적 충견 노릇을 자처한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왕권 강화를 위해 "짐이 곧 국가"라며 절대 권력을 휘둘렀던 프랑스의 루이 14세처럼, 옳고 그름은 우리가 결정할 터이니 너희들은 시키는 대로 해라. 도전하거나 비판하면 끝장을 보여주겠다는 논법과 무엇이 다른가. 교육이 정치권력에 종속되면 그것은 이미 교육이 아니다.
교과부가 정치권력의 충견 노릇을 자처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불순한 정치활동으로서 교육 포기 행위이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충언하고 싶다. 이명박 정부는 민주주의 후퇴를 중단하고 교과부는 정치적 종속에서 해방되어야 한다고.
세상 사람들은 황당한 거짓말보다 평범한 거짓말에 더 잘 속는다고 한다. 황당한 거짓말은 '황당하기 때문에' 믿지 않지만 평범한 거짓말은 너무도 '당연하기 때문에' 쉽게 믿는다는 것이다. 대다수 국민들은 교과부의 징계 주장이 평범한 거짓말인지 황당한 거짓말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가짜 유령과 황당한 거짓말은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 유령과 거짓말의 정체를 숨길수록 그것은 속임수이거나 공권력을 앞세운 강압적 폭력이다. 진실과 정의는 영원하지만 그것을 감추고 있는 포장은 순간이다.
학교현장이 정치적 갈등의 장으로 변하는 것을 바라지 않고 교사들을 교육개혁의 동반자로 인식한다면, 교과부는 시국선언 교사들에 대한 고발과 징계 조치를 철회하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 해야 마땅하다. 교과부야말로 정치논리에 휩싸여 학교현장의 정치적 갈등과 반목을 부추기는 원인 제공자가 아닌지 뒤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3일 새벽 교사 시국선언과 관련해 서울시경찰청 소속 수사관 50여 명이 전교조 본부에 대해 강도 높은 압수수색을 했다. 이날 서울시경이 동원한 수사관의 규모는 전교조 본부 인원수와 비슷해 개인용 책상 모두를 면밀하게 수색할 수 있었다. 유영민 minfoto@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