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39>MB 일병 구하기

노무현은 조중동과 싸웠고, 이명박은 초중딩과 싸운다고 했던가?

 

"명바기, 쥐바기…."

 

대통령을 향한 이런 거친 말이 내가 가르치는 시골 초등학생의 입에서도 더러 흘러나온다. 이럴 때 교사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나는 그 아이들을 타이른다.

 

"대통령한테 그렇게 막말을 해서야 되겠니? 그런 말 쓰면 안 된단다."

 

이런 소리를 엿들은 몇몇 학생들은 나에게 다음과 같은 딱지를 붙인다. '이명박 편, 이명박 팬'이라고…. 그들은 내가 'MB 대통령 구하기'에 나섰다고 믿고 있는 듯하다. 뒷맛이 개운치 않은 시대다.

 

MB 대통령에게 '건의문'을 발표한 시국선언 교사들에 대한 대학살이 시작됐다. 총을 든 곳은 행동대장 교과부다.

 

새벽녘 들이닥친 경찰은 전교조 사무실을 뒤진 뒤 서버까지 들고 나갔다. 이를 지켜본 보수신문들은 쇠몽둥이를 더 세게, 더 확실히 휘두르라고 다음처럼 주문하고 나섰다.

 

"전교조의 상습적인 법위반 행위는 지난 10년의 좌파 정권에서 솜방망이 처벌을 하면서 비롯됐다. 엄중한 처리로 전교조의 잘못된 버릇을 고쳐 놓아야 한다."(7월 4일치 <동아> 사설)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의 집행을 '부당한 공권력 행사'라고 반발한다면 법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전교조가 20년 역사에 처음으로 본부가 압수수색받기에 이른 것은 일탈의 수위가 그만큼 심각해졌음을 의미한다고 본다."(7월 4일치 <문화> 사설)

 

최근 들어 전교조가 ‘일탈’의 수위가 심각해졌다는 주장은 누가 보더라도 엉뚱한 말이다. 그렇다면 '일탈'을 한 당사자는 혹시 이명박 정부라는 소리일까?

 

이런 친MB신문들이 합동 제작한 영화 제목이 진짜 'MB 일병 구하기'인 듯하다. 'MB 대통령 구하기'에 나섰다는 소리를 듣는 시골교사가 보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아무튼 탄압받는 전교조를 향한 응원 목소리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야당들과 시민단체들도 전교조를 거들고 나섰다. 상당수의 신문들도 '현 정부의 무리수'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눈치 빠른 <조선>이 7월 4일치 사설을 통해 '압수수색은 황당하고 치졸한 일'이라고 비난한 것은 눈여겨볼만 하다.

 

"경찰이 전교조를 압수수색까지 한 것도 황당한 일이다. …압수수색까지 하면서 들쑤시는 건 전교조가 '공안 권력'이라면서 비판하는 말의 증빙자료나 될 뿐이다. 검찰이 …치졸한 일이다."

 

<조선>이 이렇게 보도할 정도라면 'MB 일병 구하기'란 영화는 망할 가능성이 크다고 봄이 옳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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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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