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학교급식에서 집단식중독 사고가 일어나는 가운데 서울사립중고등학교장회가 사실상 위탁급식을 허용토록 요구하는 서명을 학교 현장에서 받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이는 오는 2010년까지 직영급식으로 전환토록 한 정부와 국회의 정책에 반하는 서명이어서 교사 시국선언 서명 징계와 고발 등과 견줘 교육청이 이를 어떻게 처리할 지에 관심이 쏠린다.
교장회 “학교장 에너지, 급식운영에 소모할 수 없다”
현재 서울 사립중고등학교에는 ‘서울특별시사립중고등학교교장회 회장’ 명의로 된 ‘학교급식 운영의 자율적 선택에 대한 의견서 제출’ 제목의 문서와 서명지가 돌고 있다.
교장회는 문서에서 “현재의 서울특별시 단위학교내의 급식시설과 설비의 노후로 인한 열악한 환경에서 위생적이고 안정적인 급식을 제공하기는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며 “더욱이 조리종사원의 안정적 인력조달 체제미비, 조리시설의 유지관리 기술의 미숙 등 학교장의 급식운영에 대한 전문적 식견과 경험이 미비하고 운영의 방법도 갖추어지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학생이 학력신장 및 미래사회에 대비한 경쟁력 있는 인재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교육현장에서 단위학교의 학력신장을 책임지고 이끌어 가야할 학교장이 교육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를 급식운영과 인력관리에 소모함으로써 교육 본영의 임무에 충실할 수가 없어 학교 교육의 질 저하가 심히 우려되는 바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장회는 △단위학교의 실정에 따라 선택적으로 운영되도록 관계 법령의 개정 촉구 △학교장은 오직 인재양성 임무에 충실, 급식은 급식 전문가에게 제도화 △직영급식으로만 전환 정책 개고 등을 요구했다. 사실상 위탁 급식도 허용해 달라고 요구한 셈이다.
오는 2010년부터 모든 학교는 현행 학교 급식법에 따라 직영급식체제로 운영해야 한다. 그런데 사립중고교장회가 이에 반기를 든 것이다.
교장회는 “2009.7.6(월) 서울시사립중고등학교장회 이사회에서 결의된 본회의 입장”이라며 “취지에 동의하는 많은 교직원들이 동참할 수 있게 조치해 16일까지 우편 또는 인편으로 사무국에 제출해 달라”고 서명지도 함께 돌렸다.
김용선 전교조 서울지부 사립위원장은 이에 대해 “이윤이 아닌 아이들이 건강을 위해 직영전환을 하는 것으로 급식도 교육이라”며 “이런 관점에서 직영으로 결정한 국가 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서명을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원영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한 국민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학부모 대다수가 원하는 직영 급식에 대해 교장들이 비교육적으로, 현행법도 무시하고 위탁 급식을 요구하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런 일들이 계속 발생하는 것은 서울시교육청이 지도,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교육청이 더 큰 문제다”고 말했다.
올해 학생 식중독 가운데 위탁이 직영보다 4.4배가 높아
지난 달 식약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올해 발생한 학교 식중독 사고는 33건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배 가까이 늘었다. 시민단체에 따르면 이 가운데 위탁 급식하는 학교의 식중독 발생률이 직영 급식보다 4.4배나 높았다.
교과부가 지난 해 5월 내놓은 ‘위탁급식 직영전환 매뉴얼’를 보면 지난 8년간 위탁급식의 식중독 발생률은 직영급식보다 평균 5.3배가 많았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학교체육보건과 담당사무관은 “교육청은 법에 규정된 내용을 충실히 따르는 것이 입장”이라며 “처음 듣는 얘기지만 쫓아다니면서 하지 마시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 우선 파악해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