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는 22일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관 강당에서 ‘전교조 운동 20년의 평가, 교육노동운동의 새로운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창립 20주년 토론회를 열었다.
단식 농성 후유증으로 참석하지 못한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을 대신해 여는 마당에 나선 김현주 전교조 수석부위원장은 “우리의 운동이 시작한지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교사는 가르치는 것에 보람을 느끼지 못하고, 부모는 사교육비에 신음하며 아이들은 경쟁 교육을 피해 죽음을 선택하고 있다”면서 “교육을 바꾸는 중심에 전교조가 있어야 한다. 전교조의 20년 교육노동운동을 평가하고 나아가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 |
전교조는 창립 20주년기념 토론회를 열고 전교조 운동 20년을 평가하고 교육노동운동의 새로운 방향과 과제를 살폈다. 유영민 기자 |
20년 세월의 무게감을 말해주듯 300여장 분량의 자료집에는 △전교조와 교육민주화 운동 △교원노조의 사회 운동적 의미와 향후 전망 △참교육운동 20년 평가와 향후 과제 △초등, 사립, 유아, 특수, 실업 등 각 급별 영역별 전교조 활동 평가 △사회 민주화를 위한 전교조 활동 등의 ‘전교조와 참교육 운동 20년’에 대한 총괄 및 부분별 평가와 이것이 갖는 교육학적 의미, 새로운 방향과 과제에 대한 이야기를 폭넓게 다뤘다.
교육으로 행복한 세상 만들기
“전교조 운동을 객관적,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평가하는 것이 한국의 교육과 사회 발전으로 가는 길이며 오늘 토론이 그 기초자료가 될 것”이라는 말로 대표 발제에 나선 한만중 전 전교조 정책실장은 “초창기 전교조의 이미지는 영화 ‘닫힌 교문을 열며’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로 대변된다”고 밝혔다.
학업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죽어간 180여명의 어린 제자를 보며 경쟁교육의 폐해를 없애고 참교육 실천을 위한 토대를 만들자는 것이 전교조의 시작이었다는 것.
그는 “전교조가 당시 전폭적 지지를 받았던 촌지 거부 운동은 전교조 운동의 보완제가 아니라 학부모와 교사의 대등한 관계 실현을 위한 필연적 투쟁이었고, 온전한 노조가 되기 위한 교원노조법 투쟁 역시 조합원의 밥그릇 챙기기가 아닌 교육개혁을 위해 꼭 가야하는 길이었다. 우리는 노조였기 때문에 단협을 통해 학교 민주화와 교육의 변화를 위한 다양한 약속들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는 말로 참교육 운동과 전교조의 투쟁을 이원화하는 시각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교조 결성은 교사는 노동자일 수 없다는 지배자들의 논리를 깨고 교사 자신과 국민의 허위의식을 극복하는데 기여했다. 교사가 노동자 대열에 합류하면서 지금껏 멸시천대의 대상이었던 노동자의 자부심을 한껏 드높였다”
한만중 전 정책실장은 전교조가 합법화 되던 해에 받았던 ‘전태일 노동상’의 수상 이유를 다시 한 번 상기 시키며 “전교조가 ‘모든 이들에게 질 높은 교육을 실현한다’는 기본 가치를 포기하지 않는 한 전교조에 대한 보수 수구세력의 공격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교육주체들의 참여와 학교 민주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진행됐던 전교조의 노력은 이제 지역 풀뿌리 연대를 꾸리고, 학교를 바꾸는 노력 등으로 발전해야한다”고 밝혔다.
전교조의 ‘참교육’ 교육계 전반에 뿌리내려
전교조의 참교육 활동에 대한 교육학적 의미에 대한 발제에 나선 성열관 경희대 교수는 “전교조는 교육과정 총론 개혁을 통해 교육과정의 대강화와 적정화를 주장해왔고 이것이 국가 교육과정 정책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면서도 “전교조의 제안과 전문적 식견이 정책에 불완전한 형태로 취사선택 되고 그 결과 발표된 7차 교육과정에 전교조가 반발하다 보니 그 기여도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 |
대표 발제에 나선 한만중 전교조 전 정책실장이 전교조와 참교육운동 20년을 평가했다. 유영민 기자 |
그는 또 “전교조 교사들은 창의적 수업 운영으로 주목 받았고 이는 타 교사들에게도 확산됐다. 전교조가 주최가 되어 진행하는 참실대회 및 각종 소규모 강좌와 연수는 창의적 교육활동 사례를 수많은 교사들이 공유하고 실천하는 모태가 되었으며 이는 세계적으로 보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양적, 질적인 수준을 가지고 있다”는 말로 교육의 질 향상에 대한 전교조의 기여도를 평했다.
하지만 “경쟁 불안의 일그러진 욕망 속에서 참교육을 세우기 위해서는 교육주체들의 정당한 기대를 섬세하게 읽어내어 교육운동의 목표와 강령을 재정비하고 학생, 학부모, 사회 속에서 그 정당성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용관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은 “제2의 참교육운동과 새로운 학교 운동의 실천으로 다시 한 번 참교육 실현을 위해 나설 때”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자로 참여한 교육시민단체 관계자들 역시 단위 학교 내 혁신모델과 정교한 정책 대안 제시, 학생인권에 대한 더 깊은 관심, 예비교사와의 연대 등을 제안했다.



전교조는 창립 20주년기념 토론회를 열고 전교조 운동 20년을 평가하고 교육노동운동의 새로운 방향과 과제를 살폈다. 유영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