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의 교사 시국선언 이후 교육과학기술부가 공문과 언론을 통해 밝혔던 '엄정 조치'와 '참여자 가중 처벌' 방침이 무색해졌다.
전교조가 지난달 23일 인터넷 <교육희망>에 동영상 형태로 공개한 2차선언 이후 교과부가 학교 현장에서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사들을 징계할 수 없음을 사실상 시인했기 때문이다.
교사선언 동영상을 분석한 교과부 이성희 학교자율화추진관은 지난달 31일 "문자인식 프로그램 개발 전문 업체와 동영상 제작 전문 업체에 판독을 의뢰했지만 판독이 불가능하다는 회신을 받았다"며 2차 선언에 참여한 교사들의 명단을 확보하지 못했음을 인정했다.
나아가 교과부는 당초 엄포와는 서명 참여 교사에 대한 가중 처벌이나 조치도 유보했다. 동영상에서 서명자 이름을 식별하지 못했다는 게 그 표면적인 이유다. 이로써 '엄정 조치'를 통한 '가중 처벌'은 불가능하게 됐다.
교과부의 이러한 발표에 대해 1차 선언 때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교사들을 모두 가중 처벌이나 징계를 했을 때 오는 교사들의 반발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엄민용 전교조 대변인은 "일반 교사들까지 가중 처벌했을 경우 교사들의 분노가 폭발해 전교조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판단해 적당하게 선을 그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만회하고자 교과부는 정진후 위원장 파면, 시도지부장 등 중집위원 21명 전원 해임, 중집위원이 아닌 전임자 67명 정직 등으로 징계 양정을 조정하고 중징계를 밀어붙이고 있다.
전교조는 이를 "교과부의 고위층 눈치 보기, 충성경쟁에서 비롯된 것이며 사교육비 대책 마련 실패 등 서민 교육정책의 실패에 따른 국민의 불만을 전교조 탄압으로 면피하려는 정권의 치졸한 술수"라고 보고 있다.
시국선언과 관련해 국가공무원 법 위반 여부를 둘러싼 해석에서도 교과부는 구석에 몰리고 있다. 교과부의 내부검토 자료는 물론 정부법무공단 역시 "전교조 시국선언은 국가공무원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김영기 변호사(법무법인 다산) 등 대다수 법률전문가들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고 있어 징계강행을 주장하는 교과부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