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절대로 학원을 따라 가서도 안되고,
교사도 결코 학원 강사처럼 되면 안됩니다"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안병만, 아래부터 '교과부')는 9월 2일자 보도자료 '교사 수업전문성 제고 방안(시안)'을 발표했습니다.
현장교사가 볼 때 교과부가 내세운 '교사 수업전문성 제고방안'에 담겨있는 내용들이 교육과 학교 현장을 전혀 모른 채 탁상행정식 내용이 많습니다.
이러한 방안이 시행될 경우, 교사 수업전문성이 제고되기는커녕 오히려 지금하고 있는 정상수업마저 방해하게 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먼저 듭니다.
'교원양성기관의 평가 강화에 대한 것'은 저를 비롯해서 교원양성기관을 거쳐 교사가 된 사람들이 교원양성기관이 가진 문제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먼저 찬성합니다.
하지만, '정부주도에서 민간중심의 평가인증체제로 전환'하면 교원양성기관 교육과정내용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입니다.
'임용시험 때 수업실연 배점을 확대'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교육과 수업을 모르는 탁상행정식 제안의 전형으로, 30분 아닌 60분이라도 대상이 없는 수업 실연이 무슨 의미가 있다는 것인지, 많게는 이천 가까운 응시자한 사람에 30분씩 수업실연을 해서 '수업전문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인지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교원의 복수전공 활성화'역시 오랜 교직경력을 가진 교사도 사회변화가 급변함에 따라 지식의 내용이 바뀌어서 한 가지 전공에 대한 충분한 전문성을 갖추기가 어려운데, '현직교원의 부전공을 확대'하고 '복수전공 제도'를 도입한다고 하는 것은 학생과 교사 중심이 아닌 행정 편의를 앞세운 방안이고, 오히려 교사 수업전문성을 흐리는 대책일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세부 추진과제 두 번째 영역 '교사의 수업 전문성 신장 지원'에서 가장 먼저 내세우고 있는 방안이 역시나 교과부가 현재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는 '교원능력개발평가'(아래부터 '교원평가')입니다.
교원평가 결과에 따라 '교사 개인별 맞춤형 연수'를 실시한다고 제안하고 있는데, '맞춤형'연수를 마련할 수 있다고 장담하는 것과 '맞춤형 연수'만 받고 나면 저절로 수업전문성이 향상된다고 믿고 있다는 것이 의아합니다.
이번 발표 자료에서 모든 매체에서 으뜸제목으로 뽑을 정도로 가장 획기적인 내용은, '평가결과에 따른 전문성 지원'에 대한 것으로, 우수교사는 학습연구 기회(안식년)를 주고, 미흡교사는 6개월 정도 장기연수를 받게 한다는 것입니다.
이 제도 역시 탁상행정을 보여주는 전형으로, 문제는 과연 객관적으로 인정하는 우수교사와 미흡교사를 간단하게 선발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학교단위 성과급제 도입'을 새롭게 제안했는데 이 제도가 시행되면 학교는 우수한 평가를 잘 받기 위해 눈에 보이는 실적 위주의 행사를 몰아붙일 것이고, 일제고사 점수를 높이기 위해 아이들을 닦달하게 될 것이 뻔히 눈에 보입니다.
학교끼리 경쟁을 시키면 수업전문성이 저절로 높아지기는커녕 정상적인 수업이 파행되고 그나마 있던 수업 전문성마저 발휘하지 못하게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현장 교사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수업 잘하는 우수교사 인증제 확산'은 1년 동안하는 수많은 수업 중에서 보통의 수업과는 달리 준비시간과 노력을 많이 들여 특별히 보여주는 몇 번의 수업으로 수업을 잘한다, 못한다로 나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학교 현장에서 누구나 봐 왔듯이 그동안 '수업 실기 대회', '시범 수업 공개'다 해서 보여주기 위한 수업준비를 하느라 나머지 수업에 소홀하는 모습을 너무나 잘 봐 왔기에 하는 말입니다.
세부 추진과제 세 번째 영역은 '수업 전념 여건 및 분위기 조성'입니다. 제목만 보면 현장교사들이 간절히 바라던 바라 환영하는 대책입니다. 실제로 교사들은 학교 업무와 공문 처리 때문에 수업에 전념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학교내 행정업무처리체계 개편을 통한 행정업무 경감'과 둘째 '국감 등 국회 자료요구 관련 학교현장 업무경감 추진'은 더욱 환영합니다.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실현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몇 해 전부터 업무경감을 위해 전자문서시스템이 도입되었는데도 여전히 학교에서는 공문처리와 결재과정을 옛날 방식으로 진행하면서, 공문의 양이 오히려 더 많아지고 업무도 증가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전자문서시스템을 원래 도입 취지에 맞게 활용해야 합니다.
'교사의 수업공개 활성화'방안을 내세우면서 전체 교사들이 학기별 2회 이상 의무적으로 수업 공개를 하게 한다고 하는데, 이렇게 되면 학교 전체 교사와 아이들까지 공개수업에만 관심이 쏠려 오히려 일상의 정상수업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거라는 것이 저는 훤하게 보입니다. 수업공개를 의무적으로 하게 하면 교사의 수업전문성이 쉽게 높아질 것이라는 발상역시 현장을 모르는 탁상행정일 뿐입니다.
'교사 수업전문성제고 방안'에 대한 교과부 보도자료를 보면서 또 그동안 교과부 장관이 이런저런 자리에서 한 말을 보면 교과부가 생각하는 교사의 수업전문성의 모델을 '유명학원의 스타강사 수업'으로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설립목적과 교육목표가 다른 학교는 절대로 학원을 따라가서도 안되고, 학교 교사는 절대로 학원 교사처럼 되면 안됩니다. 교과부가 진정으로 우리나라 공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초중등교육목표가 우리 사회에 실현될 수 없을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원인부터 해결해나가야 합니다.
교사 경력 28년동안 제가 보기에 그동안 교사 수업전문성을 해치는 근본 원인을 제공한 것은 교과부와 교육청이었습니다. 교과부는 교사 수업 전문성 부족 문제 원인을 학교와 교실과 교사에게 돌릴 것이 아니라, 먼저 교과부 스스로 교사 수업전문성을 해치고 있는 것부터 해결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