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쌤예, 뒤에 똥 싸도 돼예?"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초등생 한 번에 읽기

<욕시험>
박선미 글·장경혜 그림, 저학년1, 보리 2009
 
어느 날, 선생님이 시험지를 나누어 주며 아는 욕을 모두 쓰라고 한다. 박 선생의 딸인 '야야'는 평소에 욕을 써 본 적이 거의 없지만 시험이라 어쩔 수 없이 머리를 짜 냈다. 욕쟁이 할머니가 하신 욕, 책에 나온 욕, 친구에게 들은 욕 등 아는 욕을 총동원하여 시험지 앞면을 빼곡하게 채우고는, "쌤예, 뒤에 써도 돼예?"(22쪽) 선생님이 고개를 끄덕이자 뒷바닥까지 채워 쓴다. 이렇게 욕을 바가지로 써 낸 야야에게 어떤 일이 생길까? 누구나 간절하게 욕을 하고 싶은 순간이 있다. 하지만 학교에서 욕을 하는 건 나쁜 일이라고 배운다. 욕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하는 책으로 경상도 사투리도 재미있다.
 

<바보1단>
김영주 글·정문주 그림, 저학년2, 웅진주니어 2007
 
이 책에는 '바보1단'과 '거미손' 두 작품이 실려 있다. 둘 다 학교 현장에서 자주 만나면서도 항상 고민인 아이들의 캐릭터가 잘 살아 있다. '바보1단'은 힘이 센 '곰발바닥'이 별명 그대로 구구단을 잘 못 외우는 '바보1단'을 괴롭히다가 결국엔 몽둥이의 간지럼 공격에 고생한다는 이야기이다. 세 번의 소원, 도깨비의 등장 등이 전래동화를 닮았다. 유쾌한 이야기이다.
 
'거미손'은 선생님이 고민덩어리 관식이를 벌주려다 결국 손이 벽에 붙어버리고 만다는 이야기다. 얼핏 존 버닝햄의 '지각대장 존'과도 닮았다. 한국식 '지각대장 존'이라고 할까?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들과 공부를 시켜야만 하는 선생님, 둘을 화해시키는 방법은 없을까?
 

<마법사 똥맨>
송언 글·김유대 그림, 저학년3, 창비 2008
 
'멋지다 썩은 떡', '김구천구백이', '바보 창수 대장 용수' 등 최근 들어 가장 유쾌한 교실 이야기를 써 낸 송언 선생님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이다. 이야기는 소심한 동수가 아침에 똥마려운 걸 참고 학교에 가는 것으로 시작해 결국 시원하게 '뿌지직, 팍' 싸는 것으로 끝이 난다. 거기엔 마법사 똥맨, 즉 고귀남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 1교시 국어 시간부터 5교시 재량 활동 시간까지, 이야기는 우리의 교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또 거기에 등장하는 선생님, 고귀남, 박동수, 양만호 등은 우리나라 초등학교라면 어디에라도 있을 법한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과, 다른 선생님들보단 아주 조금 더 아이들을 잘 이해해 주시는 선생님의 좌충우돌 이야기, 너무 많이 웃다간 배꼽 빠질 수 있으니 조심하시길.
 
<너는 나의 달콤한 □□>
이민혜 글·오정택 그림, 고학년1, 문학동네 2008
 
소설 '냉정과 열정사이'처럼 같은 사건을 두 사람이 각자의 관점으로 써 내려간 동화이다. 앞부분은 시니컬하고 직선적이며 아이들과 어울려 지내는 데 매우 서툰 서지혜라는 아이의 시선으로 씌어졌다. 그리고 뒷부분은 겉으로 보기엔 지혜와는 전혀 공통점이 없는, 예의바르고 모범생인 회장 일진이의 이야기이다.
 
두 아이의 이야기는 학교에서 둘이 함께 한 순간에 겹친다. 같은 사건을 바라보는 두 아이의 시선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거기에 둘의 사랑이야기가 더해져 재미를 배가시킨다. 무엇보다 이 동화의 매력은 겉으로 드러내는 행동이 속마음과 다른 우리 아이들을 조금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준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받은 편지함>
남찬숙 글·황보순희 그림, 고학년2, 우리교육 2005
 
엄마 없이 아빠, 동생과 사는 순남이는 참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이다. 촌스러운 이름을, 좋아하는 작가 선생님에게 그대로 쓰는 게 부끄러워 평소 부러워하던 친구 혜민이의 이름으로 메일을 보내고 혜민이인 양 편지를 쓴다.
 
'운수 좋은 날'처럼 메일을 보낸 이후, 외톨이였던 순남이에겐 좋은 일만 생긴다. 바라보기만 했던 혜민이와 친구가 되고 독서왕에도 뽑히고…. 하지만 결국 작가 선생님이 그 동안 메일을 보낸 게 혜민이가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어쩔 줄 몰라 하는 순남이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읽을 때마다 매번 눈물이 나는 동화이다. 자신을 속이고, 남도 속였지만 참으로 사랑스러운 순남이를 꼭 만나보길 바란다.
 
 
<밴드마녀와 빵공주>
김녹두 글·이지선 그림, 고학년3, 문학동네 2007
 
우리 아이들은 상처를 어떻게 달랠까? 몸에 상처가 나면 그러는 것처럼 마음에 상처를 받을 때마다 밴드를 붙이는 밴드마녀 은수와 허전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자꾸만 먹어댈 수밖에 없는 빵공주 공주의 이야기, '밴드마녀와 빵공주'를 통해 짐작해 보면 어떨까?
 
은수와 공주는 '엄마의 부재'로 다른 아이들보다 혹독한 사춘기를 맞는다. 하지만 6학년이 되어 친구가 된 둘은 서로 의지가 되어주며 씩씩하게 자신들 앞에 닥친 시련을 헤쳐 나간다. '하얗고 뚱뚱한 빵공주와 새까맣고 깡마른 하은수'(11쪽), 겉모습부터 매우 대조적인 두 아이의 캐릭터를 만나는 재미와 작품 속 숨어 있는 반전 때문에 행복한 책 읽기 시간이 될 것이다.
덧붙이는 말

※이번 호부터 매월 마지막 주에 \'책독책서\'를 마련합니다. 초등·중등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가 함께 읽을 책들을 골라 책소개와 작가 인터뷰 등을 싣습니다.<교육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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