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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오신 분들에 대한 환영회가 있었다. 천안에서 꽤 이름났다는 고깃집에서였다. 간단한 인사말이 있은 후 고기를 먹었다. 오리, 돼지 등 4인분 한 판에 5만 3천원짜리 모듬고기였다. 학교 얘기 하며 쌈에 싸서 먹고 소스 찍어 먹었다. 배고파서인지 오기작오기작 먹는 고기 맛이 참 맛있었다. 그렇게 허벌나게 먹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고기만 먹어도 되나?' 국물 한 모금 없이 고기만 상추에 채곡채곡 싸서 먹어도 되나?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돼지, 오리들이 열 받아 씨불거리는 것 같았다.
그렇게 매력 없이 시작된 9월. 개학하면서 학교는 온통 신종플루 바람이다. 정확히는 신종 인플루엔자 A 바이러스(H1N1). 그동안 학교에서 들은 말은 오로지 학력신장뿐이었다. 그런데 이제 그 말 이외에 신종플루라는 말이 새롭게 등장한 것이다.
세균과는 달리 바이러스는 완전 퇴치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쩝! 그런 놈을 기특하다고 해야 하나, 가상하다고 해야 하나? 현대사회에서 인간이 문명적 혜택을 누리는 한 바이러스 역시 인간과 공존하며 인간에 대한 끝없는 경각심을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무리 현대 과학이 발달한다 해도 바이러스는 인간이 이루어낸 문명적 성취를 비웃듯 자기 변종을 꾀하여 인간의 오만과 무례를 반성케 한다는 것이다.
이번 유행하고 있는 신종플루도 돼지에서 나타났던 돼지 인플루엔자가 사람과 조류에게서 나타났던 인플루엔자하고 유전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새로운 변이 형질을 일으켜 출현한 것이라고 한다. 2009년 4월 멕시코와 미국에서 확인된 신종플루는 항공기 여행객들을 통해 한 달 만에 전 세계에 퍼져나갔고, WHO는 6월에 21세기 최초의 전염병으로 신종플루 대유행을 선포한 것이다.
아무튼 이놈의 신종플루가 확산되면서 소독약 지급이다 등교 학생 발열 체크다 학교마다 야단법석이다. 또한 예방을 위한 지침도 마련되어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틈나는 대로 전달되고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신종플루 감염자 수는 확산되고 있고, 일이 이쯤 되자 정부에서는 재난안전관리본부까지 설치하고 나섰다. 현재 백신이 개발되고 있으나 대량생산하기에는 시일이 많이 걸리고, 유일한 치료제로 알려진 타미플루도 쉽게 구할 수 없어, 가을과 겨울이 다가오면 사회적 혼란이 더해질 것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 가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있다. 신종플루 외에 우리를 궁지에 몰아넣는 다른 바이러스는 없는가 하는 것이다. 학력신장 바이러스는 어떤가? 일제고사 바이러스는? 신종플루는 일반 독감의 사망률인 0.01%보다 높고 스페인 독감의 2.5%보다는 낮은 0.7%의 사망률을 보인다고 한다. 9월 23일 현재 우리나라 감염자 수는 1만5천백여 명이며, 사망자 수는 10명이다. 그러나 학력신장 바이러스는 어떤가? 또 일제고사 바이러스는?
최근 교과부로부터 한나라당 황우여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2003-2007) 간 학생 자살률은 무려 42%가 증가했고 가정불화로 인한 자살은 5배 이상 늘어났다고 한다. 자, 어떤가? 이쯤 되면 신종플루는 그야말로 새 발의 피가 아닌가? 그리고 감염자 수에서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학력신장 바이러스나 일제고사 바이러스에는 이미 온 국민이 감염되어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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