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CCTV는 나의 목자시니 부족함이 없을까?

전국에서 처음으로 안양시가 CCTV에 찍힌 개인 화상정보를 보호하는 조례를 제정해 시행에 들어갔다고 한다. '폐쇄회로 텔레비전 설치 및 운영에 따른 개인정보보호' 조례가 그것이다.

 

이 조례에 따르면 CCTV 설치 목적의 '최소' 범위에서만 정보를 수집할 수 있고 설치목적은 누구나 명확히 알 수 있도록하며 다른 용도로는 절대 활용할 수 없도록 했다. 수집한 동영상 정보는 보유기간이 지나면 삭제하고 기간이 정해지지 않은 것은 최대 30일까지만 보유하도록 했다.

 

전국의 각 학교들도 학교폭력 예방이니 방범용이니 해서 CCTV 설치가 부쩍 늘었다. 교육 당국의 관련 예산 지원도 꾸준하고 전폭적이다. 천안교육청의 집계에 따르면 관내 학교 1개교당 평균 5개의 CCTV가 설치돼 있다. 전국적인 분위기도 이에 발맞추는 추세다.

 

어느 학교에서는 교문 위에까지 CCTV를 설치해 교사들의 출퇴근과 근태, 학생들의 교문 출입 여부 등을 교장실에 앉은 교장이 실시간 화면으로 체크하고 있다고도 한다. 원래 목적과는 매우 먼, 슬픈 현실이다.

 

대체로 학교 측이 CCTV의 설치를 주장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교내 사각지대의 학교폭력 예방과 흡연 등의 비행을 지도·감독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얼핏 들으면 그 말이 옳다. 실제 교내에 CCTV가 설치된 후 학교에서 벌어지는 비행이나 학교폭력이 줄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CCTV가 있는 학교에서 그러한 행위들이 줄었다고 해서 실제 학교와 어른들이 우려하는 청소년들의 비행이나 폭력이 줄어든 것일까? 그보다는 학교 안에서 벌어지던 일을 이제 학교가 아닌 곳에서 은밀히 숨어서 하게 되었다면? 그래서 사실상 변한 것은 그리 많지 않다면? 어느 교장선생님의 말처럼 "눈 앞에서 나쁜 일이 사라졌으니 좋아진 것 아니냐"고 말해도 되는 것일까? 어떤 영상 정보가 어떻게 처리·보관되는지는 전혀 알려주지도 않으면서.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했다. CCTV의 감시시스템 앞에서는 아무 일도 없고 맑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더 깊고 그늘진 비극이 화면 밖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이를 애써 아닌 척 아웅만 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에서 CCTV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지극히 제한적이다. 기계적 감시시스템만 늘리면 학교폭력 같은 무서운 것들이 사라진다고 믿거나 주장하는 바보가 돼서는 곤란하다.

 

CCTV라는 기계의 차가운 시선으로 학생과 교사들을 감시·통제하려는 비겁함은 학교에 필요하지 않다. 서로의 신뢰를 전제로 관심과 사랑으로 이해하고 소통하려는 '학교다운' 처신이 먼저다. 기계로 찍고, 찍히면 징계하는 것으로 비극적 결말을 맞는 시스템은 결코 아니다. 학교가 학교다워지는 길은 기계가 아닌 '사람'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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