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순간까지도 형언할 수 없는 고통 속에 계시는 피해자 선생님께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민주노총 위원장 도피라는 급박한 상황에서 선생님이 보여주신 선의의 행동이 그 같은 참담한 아픔으로 돌아온 데 대하여, 가장 먼저 선생님과 아픔을 함께 나누고 선생님을 대신하여 모든 일처리를 도맡아야 했음에도, 우리 조합은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민주노총 차원의 진상조사 과정에서도 우리 조합은 피해자가 속한 조합으로서의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조합원이 행한 선의의 행동이 어떻게 이런 참담한 결과를 가져왔는지, 그 원인은 무엇이며 어떻게 피해자에 대한 위무가 전 조직적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하는지, 꼼꼼하게 따지고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습니다.
우리 조합 내의 사건 처리 과정에서도 나름대로의 노력과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피해자 선생님이 흔쾌히 동의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고, 결국 피해자 선생님의 '동의'하에 대의원대회에서까지 이 문제가 논의되게 되었습니다. 우리 조합 내의 과정과 절차에 대한 불비, 해석과 인식의 한계 등에 이르는 모든 문제에 있어서 그 책임은 저의 것입니다.
다시 한 번 피해자 선생님께 이 모든 과정에 대한 사죄의 말씀을 드리며, 조합원 동지들께도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아울러 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징계를 받으신 세 분께도 조합이 마련한 당사자 교육은 물론, 피해자 치유와 조직 활동 복귀를 위한 여건 조성에 최대한 협조해 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또한, 사건의 처리 과정에서 발견된 문제점들을 다시 점검하여 이에 대한 보완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피해자 선생님이 조금이라도 그 아픔을 덜어내시고, 하루라도 빨리 조합 활동에 복귀하실 수 있도록, 조합원 동지 여러분의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2009년 10월 15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정 진 후
'민주노총 김00 성폭력 사건'과 관련하여 피해자 선생님과 조합원 동지들께 오랫동안 깊은 고통과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
먼저 조직을 위해 헌신하다 예기치 못한 일을 당해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을 피해자 선생님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 다시 올립니다.
지난 10개월을 돌아보면 너무나 가슴 아프고 뼈아픈 시간이었습니다. 두달 전 피해자 선생님께 드린 편지에서도 말씀드렸듯이, 그 동안 선생님이 겪었을 고통과 아픔이 어떠했을까, 생각하면 가슴이 저립니다. 선생님이 충격으로 제대로 드시지도 못하며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무척 괴로웠습니다. 일이 왜 이렇게 되어야만 했을까 통한의 심정으로 제 자신을 책망하기도 했습니다.
연말에 선생님께 처음 성추행 사실을 듣고 놀랍고 당혹스러운 나머지 선생님 마음을 충분히 위로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상처를 드리게 된 점, 성폭력 전문가와 상담을 하고 선생님의 치유를 위한 방안을 찾아보고자 하였으나 이뤄지지 않은 점, 엄중한 시기에 고소를 곧바로 하기보다는 민주노총의 내부 징계 절차를 먼저 밟는 게 좋겠다는 생각으로 절차를 진행하였으나 임기가 끝나 제대로 매듭짓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이 땅에 함께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선생님께서 부디 아픔을 딛고 건강하게 살아가시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다시 전하며 위로를 드립니다.
아울러 이번 사건으로 인해 조합이 받은 상처를 안타까워하며 애를 태우셨을 조합원 동지들께, 당시 위원장으로서 조합과 조합원의 자존심과 명예가 훼손되는 사태에 이르게 된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드립니다.
사건 해결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였으나 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 가운데 이렇게까지 확대되게 되어 참으로 송구스러운 마음 금할 수 없습니다. 그간의 과정을 통렬한 아픔으로 성찰하며, 이 사건이 온전한 평가 속에 좀더 발전된 성평등 문화를 낳는 새로운 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어렵고 가는 길 험한 시절 다시 하나 된 마음으로 학교 현장에서부터 교육의 희망을 쌓아가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저 역시 현장에서 묵묵히 그 몫을 다하겠습니다.
2009년 10월 15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 위원장 정 진 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