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교육투자의 효과분석
3 한국 사교육 산업의 현주소
4 사립학교 실태분석(중등교육까지)
5 구조조정 기로에 선 사립대학
6 고민없는 해외유학 대책
교육이 '시장화'된 지는 사실 오래되었다. 그런데도 진보 진영에서 교육을 산업이라는 프레임으로 분석한 글은 사실상 거의 없다. 교육이 이윤 추구의 도구로 전락하는 것을 인정할 수는 없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교육 시장'에 대한 사실적 접근과 분석마저 마다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에 <교육희망>은 4회에 걸친 '한국 교육산업의 대 해부' 연재를 6회로 늘려 교육 산업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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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의무교육을 추진하겠다는 기획재정부의 계획이 발표되었다. 이유는 '소비 진작을 위해서'다. 참 경제스럽다. 어쨌던 서민들에게는 좋은 소식이지만 4대강 사업과 감세로 바닥난 국가재정을 생각할 때 가능하기는 한지 의심스럽다.
94.5%의 사보육, 뜨거운 감자로 등장한 유치원 의무교육
교육비용의 국제비교를 보면, 2005년 기준 학생 1인당 공교육비를 살펴보면 OECD 평균은 8553달러인데, 우리는 그 72.6%에 불과한 6212달러에 머물고 있다. 그런데 유아교육 단계에서 우리의 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2426달러로 OECD의 5254달러의 50%에도 못 미치고 있다.
부실한 영유아 교육투자는 2007년 6월 현재, 영유아보육법상 보육대상 연령 아동(주민등록상 만 5세 미만 아동)인 약 283만 명의 37.5%인 106만 명만이 보육시설에 다니고 있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전체 영아(0~2세)의 26.6%와 유아의 42.8%가 해당한다. 이 중에서 정부의 보육비 지원을 받고 있는 대상은 59만 7037명에 불과하다. 2006년 OECD국가들은 영유아 교육에 국가가 평균 60% 넘게 재정을 분담하는 데, 우리는 거꾸로 부모들이 70%를 부담하고 있어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2008년 12월 현재, 보육시설의 94.5%는 민간이 운영하고 있다. 사보육시설(법인, 개인), 부모협동보육시설, 가정보육시설, 직장보육시설 등은 모두 민간의 책임 하에 운영되는 시설이다.
그 중에서도 법인이 아니라 전적으로 개인의 책임 하에 운영되고 있고 그 재원은 부모에게 의존하고 있는 민간개인보육시설과 가정보육시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민간개인보육시설은 총시설수의 39.7%, 보육아동수에서 54.7%, 고용직원수에서 47.1%를 점하고 있어 보육시설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점하고 있다. 그 다음이 가정보육시설로 시설 수 46.3%, 보육아동수는 18.9%, 직원수는 28.9%에 달한다. 둘을 합치면 시설수 86.0%, 보육아동수 73.6%, 고용직원수 76.0%를 점하여 전체의 3분의 2를 넘고 있다.
한편, 초등학교 입학 전의 아동들을 위한 교육기관인 유치원을 살펴보자. 시설수로는 국공립이 절반을 넘지만, 원아수는 사립이 77.8%로 월등히 높은 비중을 점하고 있다. 사립유치원은 최고 수업료가 48만 5000원이나 돼서 공립보다 10배 이상 비싸다. 그래서 도시의 서민들은 유치원이 아니라 수업료의 절반으로 더 긴 시간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을 선호한다.
유치원 의무교육화는 보육시설과 유치원의 기존 판도를 완전히 바꾸어놓을 수 있는 굉장히 파괴력이 큰 정책이다. 보육시설은 유치원으로 빠져나갈 아동들의 공백을 메워야 하고, 도시에는 국공립 유치원을 신설해야 하며, 사립유치원은 보다 더 귀족화를 추구할 것이다.
의무교육의 사립은 귀족학교로 간다
초등학교에 이어 중학교 교육도 2004년부터 의무화되었다.
우리나라 초등교육의 약 1%를 책임지는, 사립초등학교 세입총계는 2006년 결산 기준으로 2434억 원, 2008년 예산 기준으로는 2717억 원이다. 2008년 예산기준으로 볼 때 1개교 당 36.2억 원이며, 학생 1인당 약 602만 원을 쓰는 셈이다. 사립초등학교는 의무교육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선택권이 있기 때문에, 고소득층의 자녀들이 많이 간다. 그래서 학교재정의 세입도 수업료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학교운영지원비도 사부담이기 때문에 재정의 80%를 학부모가 감당하고 있다. 정부의 재정지원은 4%에도 미치지 않는다. 게다가 재단전입금은 2006년에 10.9%에서 2008년에는 8.9%로 줄어들고 있다.
한편, 중학교의 20%를 차지하는, 사립중학교의 세입총계는 2006년 결산기준으로 1조 6484억 원, 2008년 예산 기준으로는 1조 6670억 원이다. 1개교 당 연간 25.6억 원이며, 학생 1인당으로는 약 449만 원을 쓰는 셈이다. 학생 1인당 교육비가 사립초등이 사립중보다 많은 것은 사립초등은 사실상 고소득층 자녀들을 위한 '귀족학교'이기 때문이다. 사립중학교는 최근의 국제중학교와 같은 예외를 제외하면 학교선택권이 없고, 사립초등학교와는 달리 의무교육이라 정부의 지원금이 2008년 현재, 80.5%에 달하고 있다. 1% 내외의 전입금만이 유일하게 사립이라는 증거다. 사립중 중에서 공립의 전환한 곳이 증가하고 있다. 점점 사립의 비율이 줄어들면 사립초등학교처럼 귀족화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3단계의 계급화를 눈앞에 둔 고등학교
의무교육이 아닌 고등학교 교육에서 사립고등학교는 학교수의 43%, 교원수 44.4%, 직원수 41.8%, 학급수 45.8%, 학생수 46.6%를 분담함으로써 전체 고등학교의 거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다. 2008년도 수업료가 145만 800원, 학교운영지원비는 32만 1600원으로 177만 2400원이나 된다. 이런 사부담은 공립과 사립의 구별 없이 공히 부과되고 있다. 이러한 사부담이 사립고등학교의 세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현재, 42.4%였으나 2008년에는 47.4%로 5% 포인트 증가했다. 액수로 보아도 약 3071억 원이나 늘어났다. 반면, 정부의 보조금은 세입 비중에서 3.9%나 줄고 액수도 1272억 원이 줄어들었다. 사립학교가 자체적으로 조달하는 재단전입금도 286억 원이나 줄어들었다.
또한 12억 원에 달하던 차입금 계정은 6천만 원으로 확 줄고 적립금은 17억 원 수준에서 40억 원으로 2배 이상 늘려서, 학생들로부터 거둔 비용으로 빚 청산하고 적립금 규모만 키운 것으로 마치 사립대학을 보는 것 같다. 문제는 고등학교야말로 경쟁논리와 수익자부담의 원칙이 파고들어 교육의 시장화가 쉽게 전개될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다.
사립학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중등교육까지의 사립교육기관에 대한 실태를 통해 몇 가지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첫째, 보육에 대한 지원확대와 유치원 의무교육 교육의 질과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충분한 재정적, 제도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초등학교나 중학교의 사립학교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서 양극화가 심각하지 않지만, 국제중학교 육성정책 등으로 인해 황제교육 코스가 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대학의 서열과 그에 맞춰진 교육풍토를 바꾸지 못하면 사교육 때문에 그 이름만 의무교육이 될 것이다.
셋째, 현 정부의 정책은 사립고들이 교육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계층만 들어가는 자사고가 되는 것에 '올인'하도록 내몰 것이다.
최근 입시고가 돼 버린 특목고를 자사고를 바꾸어 특목고에 지원되던 예산을 일반공립고로 돌리겠다는 한나라당의 발상은 어처구니가 없다. 사립학교들이 공교육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자사고라는 일색화된 선택이 아니라 다양한 선택지를 보장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