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전교조 참교육연구소가 주관하고 실천적교사모임 네트워크 팀원들이 발표한 주제문을 3회에 걸쳐 싣습니다.
실천적교사모임 네트워크란, 위기에 선 한국 공교육의 근본을 새로 세우기 위한 여러 교사모임들의 소통과 연대와 협력을 목적으로 조직한 단체로서, 여러 가지 실천적 프로젝트를 연구하고 공유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교육희망>
1=21세기 새로운 시대의 교육은 어떠한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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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교육
우리는 지금 불과 10~20년 전에도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하면서 정보 자료를 공유할 수 있는 세계에 살고 있다. 고도로 발달한 정보통신 기술과 인터넷 문화로 전 지구적 규모와 빛의 속도로 새로운 개념의 소통과 교류와 협력이 가능하다.
교사는 물론 학생들도 수많은 홈페이지에 널려 있는 엄청난 정보와 지식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다. 서로가 가진 정보와 지식을 나눌 뿐 아니라, 새로운 정보나 지식을 창조하여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널리 공유한다.
이와 같은 지식 정보의 생산과 공유, 소통의 혁명이 가져온 거대한 변화 앞에서 우리 교육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새로운 시대에 학교와 교사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이러한 물음에 적절히 답하고 새로운 교육을 실천하려면 교사들은 시대의 흐름과 변화의 본질을 통찰하고 그런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이 가져야 할 능력은 무엇일지 깊이 성찰해야 한다.
학교가 버려야 할 20세기의 신화들
빠르게 변화하는 새로운 시대, 새로운 세계는 새로운 교육을 요구한다. 새로운 세계의 주체가 될 세대들은 새로운 교육과 새로운 학교를 필요로 한다.
새로운 학교는 교사가 주도하는 교육이 아니라 학생들이 주도하는 학습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새로운 학교에서 학생들은 교사의 조언과 코치를 받으며 스스로 배우고 깨우쳐 간다. 새로운 개념의 교육을 상상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당연시해 온 교육에 대한 다음과 같은 관념(신화)를 버리는 것이 우선이다.
○ 모든 학급은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같은 연령대 학생들로 편성되어야 한다. ○ 모든 12세 어린이는 11세와는 다른 교육과정에 따라 어려운 공부를 해내야 한다. ○ 집중력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초중학생은 45분, 고등학생은 50분 수업이 적당하다. ○ 교사는 수업 지도안을 잘 짜서 한 시간 동안 수업을 잘 리드해 가야 한다. ○ 학생들이 한 시간 동안 차분히 교사의 강의를 경청하는 것이 좋은 수업이다. ○ 모든 학생들은 같은 내용의 학습과제를 같은 속도로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 수업 시간에 학습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은 부진한 학생이다. ○ 교과서는 유용한 모든 지식을 담고 있으므로 교과서 중심으로 가르쳐야 한다. ○ 객관식으로 치르는 일제고사에서 좋은 점수를 얻으면 '실력이 있다'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학교, 새로운 교육의 조건들
20세기의 낡은 신화가 사라진 빈 자리에는 새로운 교육적 원칙과 관점과 가치가 자리잡아야 한다. 새로운 교육은 새로운 조건과 교수방법을 통해서 가능해 진다. 학교는 새로운 교수-학습을 위한 공간으로 변화되어야 하며, 교사들은 다음 예시와 같은 새로운 교육의 구조와 형식, 내용과 방법에 대한 교육적 관점을 세우고 준비해야 한다.
○ 학년 구분을 없애고 2~3개 연령대 학생들이 섞여서 공부할 수 있어야 한다. ○ 이를 위해 교육과정 목표는 3년이나 그 이상 기간 단위로 제시되어야 한다. ○ 교사의 핵심 임무는 흥미와 동기를 불러일으키고 학습계획 수립을 돕는 것이다. ○ 교과 간의 벽을 허물고 다른 교과목 교사들과 협력하는 수업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 교사 주도의 강의보다 학생 스스로의 (자율적인) 학습활동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 빨리 배우는 학생과 부진한 학생이 섞여 있을 때에 새로운 학습이 가능해진다. ○ 혼자서 하는 학습만이 아니라 함께 모여 가르치고 배우는 팀-학습이 중요하다. ○ 교과서 외의 다양하고 폭넓은 자료를 활용한 창의적인 교수-학습 활동이 중요하다. ○ 개인 프로젝트, 모둠ㆍ학급ㆍ학교 프로젝트 등 범교과적 프로젝트 학습이 중요하다. ○ 개별 학습은 모둠토론, 협력학습, 탐구 발표, 세미나, 워크숍을 통해 발전된다. ○ 학생 스스로 공부하도록 조언하고, 부진한 학생을 돕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 학교별 정기고사나 전국적 일제고사가 없어야 창의적인 교육이 가능해진다. ○ 4(5)지선다형 객관식으로 평가하고 총점 평균을 내온 관행은 없어져야 한다. ○ 평가는 수업 중의 쪽지시험, 쓰기, 발표, 토론, 보고서 등으로 다양해져야 한다.
새로운 시대를 위한 새로운 역량
전국적인 일제고사와 수능성적 공개 등으로 격화된 경쟁주의 교육이 우리 교육을 20세기 이전으로 되돌리고 있다. 그러나, 낡은 관행과 틀 속에 갇힌 교육으로는 새로운 세계를 살아갈 학생들을 기를 수 없다. 우리에게는 참고서와 문제집에 머리를 가두고 정답을 맞추기 훈련을 시키는 교육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를 살아가는 데 필요하고 유용한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미래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역량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들 수 있다.
○ 생명체는 물론 무생물까지 대자연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 - 생명과 자연에 대한 경외심 ○ 인권과 민주주의, 자유와 평등의 소중함을 알고 생활에서 실천하는 능력 - 민주적 역량 ○ 부정과 불의에 분노하고 정의를 위해서 헌신할 수 있는 능력 - 정의감과 윤리의식 ○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을 공감하며, 최대한 배려하고 지원하는 능력 - 관용과 배려 ○ 친구나 이웃과 협력하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는 능력 - 협력과 공존 능력 ○ 자기 몸의 소중함을 알고, 먹을거리를 분별하고 건강을 지키는 능력 - 자기 관리 능력 ○ 자기의 능력과 지혜를 최대한 발휘하여 가치를 생산해 내는 능력 - 노동하는 능력 ○ 지구 생태계의 위기를 알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헌신하는 능력 - 전 지구적 관점 ○ 자기의 생각을 말이나 글로 조리 있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 - 자기 표현 능력 ○ 남의 생각을 존중하고, 다른 사람의 주장을 경청하는 능력 - 대화와 소통 능력 ○ 인터넷 등 다양한 정보원에서 가치 있는 지식과 정보를 찾는 능력 - 정보 검색 능력 ○ 다양한 정보(지식)를 종합해서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창출하는 능력 - 지식 창출 능력 ○ 구성원의 서로 다른 의견을 모아 더 좋은 의견을 창안하는 능력 - 창조적인 리더십 ○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차이를 조율하는 능력 - 문제 해결과 조정능력 ○ 시대 흐름이나 이론, 기술의 변화를 쫓아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능력 - 평생 학습 능력.
바야흐로, 지금은 집단의 역량(collective competence)에 의해 발현되는 집단 지성, 다중이 만들어내는 협력적 지성(collaborative intelligence)이 중요한 시대이다. 개인의 기억력이나 아이디어만으로는, 창조적 다중이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집단의 역량에 대응할 수조차 없다.
따라서, 우리 교육은 학생들로 하여금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협력하면서 정보와 지식, 경험과 가치를 나누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갈 능력을 길러주는 데 큰 힘을 쏟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