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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관계자, "조합원 20% 감소 확신"막말

보수규정개정은 비판 노조 발목 묶기

당장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새 '공무원보수규정'의 핵심은 노조조합비를 월급에서 원천징수해오던 것을 사실상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노조조합비와 각종 상조회비 등은 본인이 서면으로 동의할 때만 원천징수를 허용했다.
 
반면 소득세 등 법령에 따라 원천징수 등을 해야 하는 경우, 고용보험료, 군인공제회 등 공제회의 부담금, 법원의 재판에 따라 원천징수를 해야 하는 경우 등은 새로운 규정과 상관없이 예전처럼 원천징수를 하도록 해 대조를 이룬다.
 
'부당노동행위 소지' 의견 외면
 
이에 따라 전국공무원노조와 전교조 조합원들은 내년 1월1일부터 조합비를 내려면 1년 단위로 해마다 행안부가 마련한 동의서를 써서 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이렇게 노조원이 조합비를 내는 걸 사용자에게 동의서로 제출하는 것은 사실상 매년 개개인의 노동조합 가입 여부를 파악하는 꼴이라는 게 노동계와 법조계의 지적이다.
 
이미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첫 번째 입법예고 중이던 지난 달 6일 행안부에 보낸 의견서에서 "보수규정 때문에 사실상 1년마다 조합비 납부 여부를 다시금 결정하도록 강제하는 결과를 낳게 되고 이는 노조 가입 및 활동에 대한 조합원의 의사결정에 사용자가 부당하게 개입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라며 "노조의 자주성을 침해할 뿐 아니라 노조활동에 대한 부당한 지배·개입으로서 부당노동행위의 소지가 높다"고 밝힌 바 있다.
 
민변은 또 "조합비 납부 방식은 노조 규약 및 단체협약에 따라 결정될 사항이며 조합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조 가입 시점부터 탈퇴시까지 조합비를 납부할 의무가 있으므로 그 의무의 이행 여부는 노조 활동에 대한 평가 등을 근거로 조합원의 자유 의지에 따라 결정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행안부는 지난 달 23일 재입법 예고하면서 "(첫번째) 입법예고 결과, 특기할 사항이 없다"고 밝혀 이 같은 의견을 외면했다.
 
이연월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은 "정부가 공무원 노조원의 대상이나 조합비 납부방법까지 '보수규정'을 개정해 시시콜콜히 간섭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권력남용이며 공무원 노동자라는 신분을 악용해 개개인의 정상적인 권리마저도 짓밟는 파시즘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한국노총 산하 노조엔 예전 방식 허용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다. 행안부는 집배원 등 사실상 노무에 해당하는 공무원이 만든 노조가 단체협약으로 정하고 있으면 개정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했다. 전국체신노조와 국립의료원 노조는 앞으로도 동의서 없이 조합비를 원천징수 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10월 처음 입법예고안에는 없었던 내용을 최종 개정안 특례조항으로 부칙에 끼워 넣었다.
 
김용서 전교조 정책교섭국장은 "진정으로 공무원들의 재산권 침해가 걱정 된다면 체신공무원들도 보호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똑같이 원천징수로 조합비를 내는데 이들은 재산권침해가 별로 없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며 "특례조항에 해당되는 노조가 대부분 한국노총 소속이다. 단 2일만 재입법 예고를 하면서 정치적인 압력을 고려한 듯하다"고 설명했다.
 
전교조와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전국공무원노조는 지난 달 30일 행안부를 항의 방문해 공무원과 교원노조 전반에 대해 똑같이 특례를 적용할 것을 요구했으나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가장 많은 교사·공무원들이 조합원으로 있어 조합비를 원천징수하는 공무원노조와 전교조를 겨냥한 의도적인 보수규정 개정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정연명 행안부 성과급여기획과 과장은 "예외 노조는 원천징수 허용을 요구해 왔고 공무원노조, 교원노조와 달리 현업노조로 일반노조법 적용을 받는 특수성을 고려해 예외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정부 비판 노조 말살'포석
 
이렇게 되면서 전교조와 공무원노조 등은 당장 조합비 걱정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당장 다음 달부터 정상적인 조합비 수납이 불가능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수규정이 공포된 지난 7일에야 동의서 양식이 나오면서 다른 사업에 앞서 동의서를 받는 일에 주력해야 될 상황이다. 동의서를 받지 않으면 2010년 1년 치의 조합비에 영향을 미치고 그렇게 되면 내년 사업에 차질을 빚게 되기 때문이다.
 
이번 보수규정 개정이 전교조와 공무원노조의 돈 줄을 막고 조합원 수를 줄여 정부에 비판적인 활동력을 저해시키려는 게 본질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동훈찬 전교조 정책실장은 "교묘한 방식으로 원천징수를 중단한 것은 조합 활동을 위축시켜 조합원 수 감소를 직접 목표로 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다양한 방법을 통한 노조 무력화 시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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