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교원평가 자문위 ‘친 교과부 일색’

그나마 평교사도 교총 소속 교사모임 현직 회장

국회에서 ‘교원평가 6자협의체’가 열린 뒤 하루 만인 8일 ‘3월 전면 시행’을 다시 확인한 교육과학기술부가 이날 연 정책자문위원회의 위원을 ‘친교과부 입장’ 인사로 채운 사실이 확인됐다. 이를 두고 평교사들의 목소리를 아예 무시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평교사 목소리 철저히 배제

8일 첫 회의를 열고 교원평가 전면시행에 필요한 전반적인 사항을 논의한 교원평가 정책자문위원회는 위원장 1명과 교육계 3명, 현장 교원 4명, 학부모‧시민 2명, 학계‧전문가 4명, 경제계 1명, 언론계 1명 등 모두 16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위원장으로 위촉한 이돈희 서울대 명예교수에서부터 교과부의 의도가 읽혀진다. 이돈희 교수는 교육부 장관으로 있던 당시(2000년 8월~2001년 1월) 처음으로 교원평가제 도입을 시도했던 인물이다.

교육계 인사로 이름을 올린 설동근 부산시교육감은 현재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으로 교과부와 발을 맞추는 인물이며 안순일 광주시교육감은 설동근 교육감과 함께 이미 온라인 교원평가시스템을 구축했다.

현장 교원은 더욱 노골적이다. 평교사 두 명이 참여했는데 각각 한국교총 초등교사회와 중등교사회 회장이다. 이들은 지난 8월 한국교총의 교원평가 수용 입장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서울 신목고 교장인 박범덕 한국국공립고등학교회 회장은 회의가 열리기 3일 전인 지난 5일 성명을 내고 “법 통과 여부와 관계없이 교원평가제를 3월부터 전면 시행한다는 교과부 장관의 선언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국공립교장들이 먼저 교원평가를 먼저 받겠다”고도 했다.

나머지 한명의 현장 교원도 서울 ㅎ고 교장이다. 교원평가의 내용과 전면 시행을 우려하는 평교사는 한 명도 없다.

교과부 여론조사 결과 평교사 66.3% “올 3월 전면 시행 반대”

절반이 넘는 평교사(일반교사)들은 올 3월 전면 시행에 반대했다. 지난 6일 발표한 교과부 여론조사 자료.
한편 교원평가에 대한 평교사들의 우려는 교과부가 지난 6일 발표한 평교사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교과부가 16개 시‧도 총 교원 2600명(학교장‧교감 544명+평교사 2056명)에게 교원평가 시기와 내용 따위를 물었는데 전체 평교사의 66.3%가 올 3월 전면 시행에 반대한다고 밝혔고 51.2%가 3년후 시행하는 게 적정하다고 답했다.

또 평교사들은 교과부가 밝힌 시‧도교육청 자율결정 실시도 반대(62%)했으며 평가결과의 전보 등 인사연계(74.6%), 평가결과의 성과급 등 보수연계(72.7%), 평가결과에 따른 해외연수‧집중연수 부여(60.0%)에 대해서도 반대 목소리가 훨씬 높았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정책자문위원회 구성으로는 이 같은 평교사들의 입장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한 언론을 통해 “법제화가 안 되도 3월 전면 시행하는 것은 실효성의 문제가 없다”고 밝힌 강윤봉 인간교육실현 학부모연대 공동대표가 학부모‧시민의 자격으로 합류했고, 학계‧전문가로 참여한 4명 가운데 3명이 교과부 지정 교원평가 연구기관인 한국교육개발원 전현직 관계자라는 걸 감안하면 평교사의 목소리가 들어갈 틈은 더욱 좁아진다.

언론계에서는 양영유 중앙일보 사회부장이 참여했다. 중앙일보는 교원평가 도입은 물론 ‘교사 방출’까지 주장해 왔다.

법제화가 되지 않고 정책자문위 논의를 바탕으로 교원평가제가 시행되면 결과적으로 평가를 받는 평교사들의 목소리는 완전히 배제돼 전문성 신장이 아닌 교사 통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힘을 얻고 있다.

전문성 신장 아닌 교사 통제 우려

동훈찬 전교조 정책실장은 “너무나 편향적이다. 자문을 받겠다고 하면서 중요한 시안을 발표하고, 교사들의 입장은 배제하면서도 위원회를 여는 건 교과부의 교원평가제 일방 강행을 합리화하기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 교직발전기획과 담당자는 “자문위원회 성격이 의결이나 권고 기능이 아니어서 구성원의 비율을 굳이 맞추지 않았다”며 “일반교사들의 목소리는 다른 채널로 들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증명하듯 교과부는 정책자문위원회 개최와 회의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는 배포했으나 위원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교과부 교직발전기획과 담당자는 “늦어도 이달 안에 교원평가 매뉴얼을 확정해 시도교육청에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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