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민노당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정당한 재산권 행사”라는 것이다. 우위영 대변인은 “‘무단으로 빼돌렸다’고 하는 것은 여론조작의 전형적인 행태로밖에 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영장 집행 종료? 집행 중단?
7일 경찰이 2번째 압수수색 집행하기 전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등 당원 100여명이 이에 항의하며 KT인터넷데이터센터 앞을 지키고 있다. <진보정치> 제공 |
경찰은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진행한 압수수색을 하나의 과정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그 과정에서 수색 대상인 서버를 빼돌린 것은 증거를 없애려한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노당은 4일 영장집행이 종료된 뒤 6일 새로운 영장이 발부‧집행됐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행한 일은 정당하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설명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4일 오후 3시50분부터 오후 7시까지 3시간 10분여 동안 서버 전체를 검증했다. 그 때는 10개 서버 모두가 있었다. 이를 검증할 시간이 충분했던 셈이다. 그러나 경찰은 별 다른 증거를 찾지 못했다.
경찰이 검증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면 KT인터넷데이터센터 관계자 입회하에 검증할 수 있는 것이 영장의 내용이었는데 이를 하지 않았다.
민노당은 “경찰은 증거가 없다는 것을 솔직하게 시인하든가, 만약 그것이 아니라면 무능을 고백해야 한다”며 “그 어느 쪽이건 책임을 면하기 힘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당시 경찰은 압수수색 중단의 그 어떤 요건도 갖추지 않고 현장에서 철수했다는 게 민노당이 주장하는 영장 종료의 핵심 근거다.
집행 중단 핵심인 서버 봉인 작업도 안 했는데
경찰 주장대로 압수수색 중단의 의미라면 KT관계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함께 서버를 봉인해야 하며 재집행할 때도 KT관계자 입회하에 봉인을 풀고 집행을 재개해야 하는 게 형사소송법의 일반원칙이라는 게 민노당의 설명이다. 그러나 민노당은 "경찰은 그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정희 의원은 “형사소송법을 보면 영장집행의 유효기간은 철수 시간이다. 한번 집행되면 다시 집행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도 다시 영장을 가지고 온 것이다. 따라서 증거인멸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민노당은 5일 오후 5시40분 경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의 영장 집행이 종료됐음을 공식화했다. 이 때도 경찰은 그 어떤 입장도 제시하지 않았다. 사실상 경찰이 주장하는 영장 집행이 중단된 것이 아니라 종료됐다는 의미이다.
영장 종료로 간주한 민노당은 6일 새벽 1시경 사무총장 명의의 공문을 서버관리업체에 보냈고 20여분 뒤 업체로부터 승인이 떨어져 업체 관계자에게 당의 서버를 건네받았다. 이 과정에서 건물에 1층과 4층에 있던 경찰은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KT인터넷데이터센터측에 서버 반출금지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진 때는 6일 오후 3시경이었던 만큼 민노당의 서버 확보는 정당한 재산권 행사라는 얘기다.
민노당 “주요재산 보호조치” 반발
오병윤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서버는 당의 재산이다. 전적으로 당에서 결정할 문제다. 검‧경이 개입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당의 재산은 당에서만 알 수 있는, 당에서만 알아야 할 정보다. 그래서 보호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위영 대변인은 “경찰은 지금 5차 영장의 빌미를 만들기 위해 민노당이 정당하게 재산권을 행사한 서버 내에 대단한 것이 있는 것처럼 또 다시 여론몰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라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자, 지금까지의 모든 위법 수사, 기획 수사의 책임이 그대로 돌아갈까 두려워 끝내 졸렬한 행태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7일 경찰이 2번째 압수수색 집행하기 전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등 당원 100여명이 이에 항의하며 KT인터넷데이터센터 앞을 지키고 있다. <진보정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