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제고사 문제를 출제한 대구시교육청은 모든 학교의 답안지를 수거해 채점하는 전집형 평가를 실시했고, 서울·인천·대전 등의 지역에서는 진단평가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의 시험 문항을 교육청이 자체 제작해 일제고사를 치르기도했다.
문제를 출제한 대구교육청은 몇몇 과목에서 문제의 일부가 누락된 시험지로 시험을 치러 고사 관리의 허점을 드러냈다. 전교조 대구지부에 따르면 이날 고사를 치른 중학교 1학년 영어, 중학교 2학년 사회 문제에서 일부 그림이 인쇄되지 않아 고사 중간에 아이들에게 누락된 그림을 그려서 알려주는 등 혼선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배종령 대구지부 정책실장은 "시험지가 원안대로 인쇄됐는지 확인하는 것은 단위 학교 내 시험에서도 기본적으로 거치는 과정"이라면서 "이번 사태는 이 시험이 얼마나 졸속으로 출제되고 관리되어 왔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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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대전지부가 제시한 대전시교육청의 초등 6학년 평가문항. 2008년 서울시교육청 것과 제목만 다른 채 그대로인 것을 알 수 있다. |
특히 대전시교육청은 이 과정에서 초등학교 6학년 평가 문항이 2008년도 서울시교육청 평가 문항을 그대로 베낀 것으로 드러나 지역의 130여개 초등학교가 시험 당일 모든 일정을 취소하는 파행을 겪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의 원인은 일제고사 강제 시행과 그에 따른 시교육청의 학교, 학생 줄 세우기에 있다"면서 일제고사 폐지를 촉구했다. 이번 사태를 일으킨 김신호 교육감 및 실무책임자들에게는 법률 검토를 거쳐 민형사상 책임까지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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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고사반대서울시민모임은 9일 정동 프란체스코 회관에서 '해직교사와 함께하는 진단활동'을 진행했다. 유영민 기자 |
한편 교육시민단체들은 '진단'을 빌미로 실시하는 일제고사의 중단과 학교별 진단 활동 보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일제고사반대서울시민모임(시민모임)은 9일 서울시교육청(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제고사와 경쟁교육 중단, 해직교사 복직을 촉구했다. 시민모임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그릇된 일제고사인 진단평가를 넘어 교사부터 학교에서 올바른 진단활동을 실천함으로써 교육의 변화를 주동적으로 이끌겠다”고 결의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정동 프란치시코 회관에서 실시한 체험학습은 생태 체험, 문화 활동 위주로 이루어진 이전의 방식과는 다르게 진행했다.
‘한해살이 준비활동’을 주제로 일제고사 해직교사들이 준비한 ‘학습 흥미 검사와 학습 전략 검사(김영승 교사)’, ‘멋진 새 학년을 위한 나의 계획(박수영 교사)’ 등의 체험학습 프로그램은 실제 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진단 활동 프로그램을 공개한 것이다. 교사들은 이를 통해 정부가 실시하는 진단평가의 허구성을 꼬집었다.
진단 활동을 마친 시민모임은 시교육청 앞에서 일제고사 중단, 해직교사 복직 등을 촉구하는 교육주체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전남·전북지역 교육시민단체들도 일제고사 반대 체험학습을 진행했고, 대전과 경남 등은 지역 교육청 및 학교 앞에서 일제고사 반대 1인 시위를, 대구에서는 일제고사의 부당성을 알리는 거리 선전이 이어졌다.



전교조 대전지부가 제시한 대전시교육청의 초등 6학년 평가문항. 2008년 서울시교육청 것과 제목만 다른 채 그대로인 것을 알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