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 41부 법정에 모여 있던 10여명의 교사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2008년 10월 일제고사에서 학생 선택권을 안내하고 백지 답안을 유도했다는 이유로 파면된 김영승 서울 세화여중 교사에게 법원은 22일 ‘파면무효’ 판결을 내렸다.
'소청심사청구-행정소송' 절차를 밟은 11명의 일제고사 관련 해직 교사들과는 달리 재단의 파면 처분 이후 '민사 재판'을 진행해 온 김영승 교사는 다른 교사들 보다 약 4개월 늦은 이날 '파면 무효' 1심 판결을 들을 수 있었다. 해직 이후 14개월 만이다.
일제고사 선택권을 안내했다는 이유로 해직교사가 된 서울교사 7명과 강원교사 4명의 해임무효 처분에 이은 김영승 교사의 ‘파면무효 판결’로 일제고사 선택권 보장을 이유로 교단을 떠나야 했던 12명 교사 전원에게 교단 복귀 결정이 내려졌다.
법정을 나온 김영승 교사는 “당연히 이런 결과가 나올 것이라 여겼지만 자꾸 입이 귀에 걸린다”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재판 결과를 함께 보기 위해 왔다는 세화여중 학부모는 “파면의 부당성을 알기에 무효 판결이 나올 거라 예상했다”면서도 “막상 결과를 들으니 떨린다. 선생님이 학교로 복직하실 때까지 옆에서 응원 하겠다”고 밝혔다.
파면무효 판결을 확인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영승 교사(마이크 잡은 이)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강성란 기자. |
재판을 마친 뒤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전교조 서울지부는 “김영승 교사의 파면을 막기 위해 학부모, 재학생은 물론 졸업생, 지역 사회까지 나섰지만 학교 법인은 징계를 강행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서울시교육청의 일제고사 강행, 선택권 안내 교사의 배제징계 방침이었다”는 말로 교육당국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서울지부는 “교단에서 부당하게 쫓겨난 교사와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학생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길은 김영승 교사는 물론 공립학교 해직교사까지 즉시 복직시키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박수영 해직 교사 역시 “일제고사 선택권을 보장한 교사의 해임과 파면이 과하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됐다”면서도 “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학교로 돌아간 교사가 한 명도 없다는 것 역시 현실인 만큼 교육청과 사학재단이 결자해지 차원에서라도 해직교사 전원을 복직시키고 교육 갈등을 봉합하려는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화여중 재단(일주학원)의 항소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황. 김영승 교사는 다음 주 월요일인 4월 26일부터 복직 촉구 1인 시위를 세화여중 앞에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 세화여중 김영승 교사 징계 관련 경과 | ||
- 2008년 10월 14~15일 일제고사 실시. 세화여중 학생 일부 백지 답안 제출 - 2008년 12월 9일 일제고사 선택권과 체험학습 안내했다는 이유로 송용운 외 공립학교 교사 7명에 대한 징계위원회 열림. - 2008년 12월 10일 서울시교육청 파면3, 해임 4라는 징계 결과 보도자료 배포 - 2009년 1월~9월 김영승 교사 200여일 간 세화여중 앞 1인 시위 진행 - 2009년 2월 7일 학생들에게 일제고사 선택권 안내하고 백지 답안 유도했다는 사유를 들어 세화여중 재단이 김영승 교사에 대한 징계위원회 개최 - 2009년 2월 14일 김영승 세화여중 교사 파면 통보 받음 - 2009년 5월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법원에 파면무효확인소송 접수 - 2010년 2월 25일 9개월여 동안 준비 서면 4~5차례 왕복 끝에 민사소송 1차 기일 - 2010년 4월 1일 민사소송 2차 기일. 결심공판. - 2010년 4월 22일 민사소송 선고(서울중앙지법 민사 41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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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면무효 판결을 확인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영승 교사(마이크 잡은 이)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강성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