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무상급식]친환경 급식도 배달시켜 먹어요

무항생제 인증 + HACCP 우수제품 사용

무상급식 학교를 찾아서 - 3 아산 거산초

무상급식이 교육계를 넘어 지방선거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언론에서는 연일 무상급식 실태 및 관련 기사를 내보내고 정치권의 찬반 논란을 시작으로 색깔론까지 제기되는 등 현 상황은 가히 '급식 전쟁'이라 부를 만하다. 무상급식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전북을 시작으로 경남, 충남의 학교를 찾아 3회에 걸쳐 밥상머리 교육 이야기를 싣는다.
<교육희망>

 
"(친환경 급식이) 풍성하고 기름지지는 않지만 우리 애들 밥 잘 먹어요!"
 
너무나 확신에 찬 대답이었다. 학교가 자리한 아산 송남지역이 친환경지역이라는 자랑에 이어 학교 앞에 펼쳐진 논에서도 우렁이 농법으로 경작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까지 아산 거산초 박장진 교장의 말문은 거침이 없었다.
 
거산초는 올해로 친환경 급식을 한 지 2년째로 접어든다. 무상급식은 이미 2004년부터 해오고 있던 터이다. 2004년 전국 최초로 충남 농산어촌지역(면 단위)이 무상급식을 시작한 데 따른 것이다.
 
충남은 이를 위해 지난해까지 해마다 약 12억 원을 지원해 면지역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확대해 올 1학기에는 읍지역 20학급 규모로 확대했고 2학기부터는 읍지역 모든 초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실시한다. 충남도내 355개 초등학교 7800여 명(약 54%)의 학생들이 혜택을 받게 됐다.

거산초는 여기에 한 술 더 보탰다. '친환경' 식재료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산초 친환경 급식의 시작은 2008년으로 거슬러간다.
 
당시 과반수 이상 학부모들의 요구가 있었고 이에 3개 학교(거산초, 송남초, 송남중) 교장이 모여 논의를 했다.
 
모두 학급 규모가 작은 시골 학교여서 단독으로 식자재를 구입할 여건이 안 됐기 때문에 모여서 공동구매 형식을 취하기로 한 것이다.
 
친환경 급식을 위해 학부모들이 200원씩의 추가 부담을 지고 재료는 공동구매, 조리는 규모가 있는 송남초에서 하기로 했다.
 
거산초에도 작은 조리실과 조리 시설이 있지만 분교와 본교를 거듭한 상황에서 조리실과 인력을 두는 비용을 감당하기에는 벅찼다.
 
기자가 학교를 방문한 날도 11시 40분이 되자 이동급식차가 급식실 겸 다용도로 쓰는 다목적교실 앞으로 들어섰다. 5분여 남짓한 거리의 송남초에서 조리한 밥과 음식을 가져온 것이다.
 
이날 메뉴는 보리가 살짝 섞인 쌀밥에 돼지고기볶음, 미역줄거리무침, 배추김치, 된장찌개였다.
 
당연히 이날 급식에 쓰인 식재료는 모두(해산물과 공산물 제외) 무항생제 인증을 받았거나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우수제품이거나 친환경 인증을 받은 것이다.

밥과 국은 갓 지은 것과 다름없이 따뜻했고 맛은 정갈하고 깔끔했다. 직접 조리를 하는 것도 아니고 이웃 학교에서 '배달'해서 먹으면서까지 친환경 급식을 고집하는 까닭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게 한다.
 
마침 학부모대표자회의가 있어 학교에 왔다는 유남주 씨(부설 유치원생 어머니)는 "(친환경 급식이) 처음엔 입맛에 안 맞아서 아이가 힘들어했는데 이젠 안 남기고 다 먹고 온다"고 말했다.
 
1학년과 2학년에 자녀를 둔 이 진 씨도 "우리 애들이 뭘 아주 잘 먹는 게 아니고 먹고 싶은 것만 찾아서 먹곤 하는데 급식엔 만족해요. 양을 좀 늘려주면 더 좋겠어요"라며 친환경 급식 만족감을 표시한다.
 
거산초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6개 학급에 학급당 20명씩이다. 병설 유치원(20명)도 한 울타리 안에 있다.
 
12시 20분 유치원생들을 시작으로 30분부터는 전교생이 차례로 배식을 받아 밥을 먹는다. 교사들도 아이들의 배식을 도우며 함께 먹는다.
 
아이들마다 숟가락이 넘치도록 떠 넣는 밥이며 국이 입보다 더 크다. 아이들의 표정만으로도 밥맛을 알겠다.
 
식단도 송남초에서 짜고 시간 맞춰 배달까지 해 주니 거산초에서는 맛있게 먹는 일 말고는 따로 할 게 없다. 다 먹고 난 식판 설거지와 조리실 청소도 조리사 2명이 갈무리한다.
 
다만 친환경 무상급식이 충남 도내 전체로 번지지 못하는 게 박장진 교장을 비롯한 교사들의 아쉬움이다. 중·고등학교에 진학해도 한창 자랄 아이들이 친환경 무상급식 혜택을 받았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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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임정훈 기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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