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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창립 21돌을 맞아 교육 경력 3년 이하와 10년 이상의 교사들과 함께 소통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세대가 다른 교사 간의 문화 차이와 전교조 조합원으로서 느끼는 현실감각 등을 자유롭게 이야기했다. <교육희망>
편집실장(아래 '실장') : 소통의 문제를 먼저 이야기하자. 교육 경력의 차이가 클수록 소통이 안 된다는 말이 있다. 세대간 문화적 차이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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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우/ 서울 종암중(2년차) |
박진우(아래 '박') : 서로 문화적 차이가 큰 거 같지는 않다. 선후배교사가 같이 배우고 가르치는 문화가 없어서 개인적으로 해결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한성찬(아래 '한') : 학교에서 소통을 못하는 편이다. 조합원이 아닌 분과 소통이 쉽지 않다. 공통분모가 거의 없어서 그런 거 같다. 교육문제나 학생문제나 공유하는 게 적고 어렵다. 교육 철학이나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어렵다.
강윤심(아래 '강') : 교과 전담을 맡고 있다. 학년 소속이 아니어서 그런지 소통이 어렵다. 예전에는 전교조 모임에서 서로 가르치고 배우면서 커뮤니케이션을 했는데 지금 초등은 인디스쿨이라는 인터넷을 통해서 한다. 굳이 같이 만나고 얘기하고 하지 않아도 되는 거다. 사람들 사이의 만남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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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경/ 서울 공덕초(22년차) |
박 : 우리학교는 번개를 자주한다. 좋은 공연이 있으면 조합원이든 아니든 메시지 보내서 공연을 같이 보고 이야기를 하면 (이야기)꺼리가 많더라.
김 : 조합원 중심으로 동호회 활동 등록을 해서 70%정도의 예산 지원을 받았다. 그렇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사람을 챙기면서 얘기를 하는 건 참 중요하다.
실장 : 이명박 정부의 경쟁교육이 심화되면서 불통이 더 심해진 거 아닌가?
김 : 너무 많이 느낀다. 교원평가 전국적으로 진행되면서 나이 많으신 분 몸살이 났다. 너무 각박한 거다. 서로 더 얘기를 안 한다. 동학년 회의도 사무적으로 하고. 이게 뭐하는 건가 싶다. 교원평가는 교사들을 처절하게 만든다.
한 : 학교만의 문제는 아니다. OECD 나라 중 가장 많이 일하는데 생산성 떨어지는 나라. 그렇게 바쁘게 돌아가는 속에서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한국사회 자체가 사람들에게 성찰을 시간을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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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희/ 충남 당진 계성초(3년차) |
김 : 참 서글프다. 인터넷을 훨씬 편하게 생각하는 상황이다. 그게 문화차이인가.
한 : 1996년 강화로 발령이 났는데 교장·교감뿐이어서 대부분 거울보고 얘기했다. 2년 반 있다 나와 지부사무실을 찾아갔다. 뭔가 말이 통하는 사람, 고민을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 거 같아서다.
김 : 있는 자료는 잘 쓰는 것도 중요하다. 똑같은 이야기도 다르게 다가올 수 있다. 개인적으로 하는 모임에서 같은 내용을 가지고 다르게 접근하는 방법을 고민해보면 어떨까. 수업시간 발문하는 법을 늘 고민한다.
실장 :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교사의 소통으로 넘어가는데, 젊은 교사는 아이들과 잘하고 나이든 교사는 못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는데.실제 젊은 교사들이 더 불통인 경우도 많이 봤다.
박 : 선생님들 자기 방어가 큰 거 같다. 포장하고 숨기려다 보니까 아이들과 멀어진다. 있는 그대로 다 보여주고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하니까 더 다가오는 거 같다. 학생들의 믿음이 부족하신 분들이 많다. 믿고 지켜봐주면 저절로 되는 건데 조급해 하고 잘 못 믿고.
희 : 동료평가를 했는데 너무 떨리더라. 아이들이 바로 안다. 평소에도 아이들한테 '나 장난치고 싶은데 한 번 참아줘'라면서 격의 없이 한다. 편하니까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
김 : 그런데 아이들을 관리의 대상으로 보는 후배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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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심/ 경기 고양 아람초(12년차) |
한 : 애들은 완전할 수 없고 그것이 당연하다. 교사도 그렇다. 그런데도 교사는 아이들에게 도덕적 완결성을 요구한다.
실장 : 신규교사들을 보면 교총도 전교조도 안 한다. 무소속이 많다. 젊은 교사들이 교원단체 가입에 왜 소극적이라고 보나.
희 : 충남은 아직도 교장이 불러서 '교총 가입해' 명령한다. 그런 분위기가 있고. 전교조를 하면 미움 받고 교총은 회비 아까워서 하지 않는다는 선생님들도 있다.
한 : 개인적으로 교원단체에 왜 가입 안할까 고민하는 것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프랑스는 노조 가입률이 낮지만 노조에 대한 지지는 높다. 노조 이익보다는 사회공공성에 앞장선 덕이다. 우리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희 : 전교조 선생님 만나는 목요일이 가장 좋다. 우리를 이끌어 줄 선배님들이 있어서다. 교장과 교감, 교육청 눈치 안보는 학교를 빨리 만들었으면 좋겠다. 전교조가 있어서 정말 좋은데 다른 친구들이 몰라주는게 아쉽다. 혼자서 떨지 말고 뭉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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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찬/ 인천 학인여고(15년차) |
박 : 신규교사에게 선배교사는 모든 면에서 모범을 보이고 모든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교사가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 내가 비록 2년차지만 나보다 늦게 온 신규교사에게 전교조가 위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강 : 나는 지갑도 선물하면서 가입시켜봤는데 나중에 탈퇴하더라. 생계만 어려워지더라.(일동 웃음) 그런 것도 좋지만 어떻게 만나고 소통하면서 같은 지향점에서 전교조를 함께 게 더 중요하다.
김 : 조합원 수 줄었다, 늘었다에 힘을 얻고 그런 건 아닌 거 같다. 같이 있는 선생님이 힘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방법이 중요하다. 제 옆에 있는 50대 조합원 선배는 그 자체로 힘이 된다. 학교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의논하고 같이 움직였을 때 우리는 조합원이구나 싶다. 사람 중심으로, 분회 중심으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강 : 무임승차 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활동가에게 모든 걸 맡기는 것도 좋지 않다.
한 : 활동가를 키워내는 게 조직의 의무이기도 한데 특정인에게 일이 집중된다. 낮은 수준이라도 함께 참여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강 : 전교조 교사로서 나의 삶을 지탱하는 힘이다. 전교조 덕분에 결혼도 하고 애도 낳았다.(웃음) 전교조기 때문에 더 잘해야겠구나 생각한다. 예전에 무진장 노력해서 15명까지 가입시켰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방식과 진짜 수업하는 방법 등을 이야기하고 사회를 바꾸는 데 힘을 보태는 거라고 얘기했다. 고여 있는 물을 바꿀 수 있는 한방울의 물이 너와 내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전교조가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




박진우/ 서울 종암중(2년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