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상황이 열악하더라도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구조를 바꾸는 것과 동시에 대응역량을 키우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담임교사가 흔히 사용하는 방식 중 하나가 따돌림 당하는 아이에게 친구를 붙여주는 것이다. 이 방법은 아주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한다. 이 사례처럼 도와주는 아이가 오히려 따돌림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고 두 아이가 함께 따돌림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흔하다. 최근 또래상담반을 만들어 운영하는 학교들도 많은데 이것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또래상담자가 아이들 사이에서 고자질쟁이로 찍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또래상담자가 따돌림 당한다.
따돌림, 폭력 문제가 감지되면 담임교사는 우선 사실관계를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이 과정도 쉬운 일이 아닌데 지면이 부족하므로 자세히 서술하긴 어렵다.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나면 학급 아이들 전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적극적 가해자, 소극적 가해자, 방관자, 피해자의 마음이 어떤지를 짚어주고 자기는 어디에 속하는 사람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자기 행동이 피해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 지 생각해보게 한다. 자기가 피해자의 입장이 된다면 어떤 심정일지도 상상해보게 한다. 이 과정을 글로 쓰게 하고 담임교사가 수합하여 읽어주면서 멘트를 달아주면 좋다.
이 사례처럼 교실에서 일어나는 따돌림, 폭력 사건의 경우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학급 아이들 대부분이 이미 알고 있다. 방관자로 분류되는 대다수의 학급 아이들이 사실은 소극적 가해자이거나 간접적 피해자이다. 학급 내 권력관계는 모든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담임교사는 따돌림, 폭력에 대해 어물쩍 넘어가지 않을 것이며 가해 행동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선언해야 한다.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학급 아이들 모두와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갖고 나면 가해자들이 공개사과하게 한다. 아이들은 다른 친구가 나를 어떻게 보느냐에 민감하기 때문에 공개사과한 뒤에는 웬만하면 더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사건이 마무리되고 나면 지속적으로 아이들 관계를 관찰하면서 적절하게 지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