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교원노사관계의 합리적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해직당한 교원도 교원노조 조합원으로서 자격이 있다는 법학계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유영민 기자 |
노동부가 전교조 규약 일부를 고치라고 명령한 가운데 해직당한 교원도 교원노조 조합원으로서 자격이 있다는 법학계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노동조합 규약에 대한 시정 명령 제도를 개선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결과도 보고서에 포함돼 눈길을 끈다.
(사)한국노동법학회는 1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교원노사관계의 합리적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이러한 결론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노동법을 해석하는 법률전문가들이 모인 노동법학회에서 연구한 내용이어서 전교조 규약 시정을 명령한 노동부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해직자 조합원 인정 규약, 시정명령 대상 안 돼
노동부의 전교조 규약 시정 명령 6개 가운데 핵심인 ‘해직 교원의 조합원 자격’을 검토한 강성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교원노조법의 입법 목적과 노동조합법과의 관계, 현실 등을 감안할 때 교원노조법에서 정하는 교원은 ‘초․중등교육법에서 정한 각종 학교와 현실적으로 임용관계를 맺은 자’가 아니라 ‘교원의 자격을 가진 자’로 보아야 하기 때문에, 해직 교원도 그러한 자격을 유지하는 교원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강성태 교수는 또 “교원노조는 초기업별 노조로 현실적으로 특정 학교와 임용 관계를 가진 자만이 조합원 자격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해직 교원에게 조합원 자격을 인정한 전교조 규약은 ‘교원이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한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는다는 노조법 제2조 제4호 라목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강성태 교수는 당초 전교조 규약 시정요구 사항을 의결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서울 지노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사실상 노동부 산하 기관이라는 것이다.
강 교수는 “서울지노위 위원을 보면 노동법 해석 학자나 노동자쪽 사람이 거의 없어 사실상 노동부 하부기관으로 움직인다”며 “적어도 법학자가 관여했다면 이런 식의 결정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건 벌을 잡겠다고 도끼를 휘두르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토론회 토론자로 나선 김인재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강성태 교수의 연구결과에 힘을 보탰다.
김인재 교수는 “헌법과 현행 교육관계법과 노사관계법 어디에도 교원에 관한 법적 정의 조항이 없으며 일종의 산별노조인 교원노조 조직형태에 비춰 볼 때 해직 교원도 교원노조법상 ‘교원’이 아니라고 해석할 수 있는 근거가 희박하다”면서 “교원이 주체가 되는 한 교원노조에 일부의 ‘비교원’이 가입했다고 해 노동조합성을 부인하지 않는 것이 헌법 제33조와 국제노동기준에 합치된 해석”이라고 말했다.
노조 자주성 침해, 시정명령 개선이나 폐지
![]() |
‘해직 교원의 조합원 자격’을 검토한 강성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해직당한 교원도 교원노조 조합원 자격이 있다는 내용으로 발표를 하고 있다. 유영민 기자 |
이와 함께 노동부가 강제로 노동조합의 규약을 고치라고 한 시정 명령 제도를 개선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도 공개했다.
김홍영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동부가 시정 명령한 전교조 규약은 이미 오래 전 개정돼 시행되고 있다. 이번 시정 명령은 교원노조의 단결력 또는 교섭력을 약화시킬 의도에서 이뤄졌다고 볼 수 있고 간접적으로 그러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봤다.
김 교수는 이어 “노조법상 시정 명령과 노동조합 자격의 사후 심사 제도가 노조의 민주성 확보 명목이라고 하지만 행정청의 광범위하고 자의적인 권한 행사를 허용해 노조의 자주성을 심각히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성을 확보한다는 제도가 오히려 노조의 자주성을 갉아먹는다는 얘기다. 특히 “노동조합 자격을 사후에 심사하는 노조법 시행령 9조는 모법인 노조법에 없는 내용을 설정해 위헌이라는 의견이 유력하다”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행정관청이 시정명령을 발령하는 것은 노조 내부 문제에 행정관청이 불필요하게 개입하는 것으로 국제노동기준에 어긋나 폐지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굳이 존속시킨다면 조합원과 같은 이해관계인의 신청이 있는 경우로 한정해야 한다. 노동조합의 임원 자격과 같은 노조의 자주성과 관련된 내용은 시정명령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강희원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변호사)는 “김 부교수의 방안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시정 명령과 사후 심사 제도에 대해선 “행정 권력에 의한 시정명령제도의 취지가 당혹스럽다. 만약 국가권력이 민주적으로 통제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민주화되지 않은 행정 권력이 노동조합의 내부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강 교수는 설명했다.
김성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과 한국노동법학회가 함께 열고 전교조가 후원한 이번 토론회는 200여명이 참석했으며 노동부의 전교조 규약 시정 명령 강행을 앞두고 바람직한 교원노사관계를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전교조는 한국노동법학회 연구 결과를 반영해 오는 14일 충남 천안에서 열릴 예정인 제60차 임시 전국대의원대회에서 규약개정 승인의 건과 하반기 사업계획(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1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교원노사관계의 합리적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해직당한 교원도 교원노조 조합원으로서 자격이 있다는 법학계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유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