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학교를 다닐 때 성적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선생님께 매를 맞은 적이 있다. 사전에 선생님과 성적이 떨어지면 맞겠다는 약속을 본의 아니게 한 상황이었고, 다른 친구들 역시 반강제로 맺은 약속이었지만 그 상황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약속의 과정이나 내용의 정당성보다는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 우선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매를 맞았다고 해서 달라진 것은 없었다.
무엇인가 잘못을 했을 때 매를 맞음으로써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게 된다면 인간 스스로의 지위를 포기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학생이 잘못했을 때 체벌을 가한다면 언젠가 다시 다가올 체벌에 대한 두려움만 커져 매를 피하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매에 대한 두려움으로 문제 행동을 교정하는 것이 교육적일 수는 없다.
학생은 모든 인간이 누리는 권리를 동등하게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두발 · 복장에 있어서 자유로울 권리와 나아가 체벌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도 있다. 교사는 체벌을 가하기에 앞서 법이 보장하는 체벌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를 학생들로부터 박탈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또한 체벌을 하기에 앞서 체벌을 제외한 다른 모든 교육적 방법을 성심 성의껏 동원했는지 반성해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가해지는 체벌은 학생을 폭력에 길들이고 폭력을 통해 권위에 굴복시킨 것 이상 아무 것도 아니다.
학생이 받는 교육의 목적중 하나는 학생 스스로가 자신의 행동을 자율적으로 제어하도록 하는 것에 있을 것이다. 그러한 목적에 체벌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체벌의 대안으로 영어단어암기, 반성문 작성, 독후감 쓰기 등의 과제물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과제를 통해 잘못을 깨닫는 것이 아니라 과제를 완성시키는 것에 주목될 개연성이 있기에 최선의 대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상담교사를 확충하는 방법이 적합하지 않나 생각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체벌을 하기보다는 직접 대화를 통해 깨닫게 해주는 것이 참된 사제지간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스스로에게 솔직해 질 수 있는 대화의 시간이 마련된다면 체벌은 사라지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그러한 관계가 진정한 교사와 학생간의 관계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