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와 전교조,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등 6개 교육단체가 공동으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정부의 수능개편안,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도 발제자와 토론자 다수는 “수능 개편안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의견을 같이 했다.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수능개편 토론회에서 많은참가자들은 “2014학년도 수능 개편안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대현 기자 |
발제를 맡은 김학윤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부회장은 “국영수 중심의 입시 경쟁 교육만을 강화하는 기형적 입시안”이라며 “탐구 과목 축소로 인문과 자연 예술에 대한 이해와 교육을 갖출 기회를 원초적으로 배제하는 기형적인 인간 양성 교육 방안”이라고 못 박았다.
수준별 수능 시험 제공과 관련해서는 “수준별 수능은 공식적으로 대학을 ‘1부(B형) 리그’와 ‘2부(A형) 리그’로 분명히 나누는 기준이며 영어와 수학, 국어에 올인하도록 만드는 시험”이라고 지적했으며 수능 2번 시행에 대해서는 “수능을 자격고사화해 비중을 낮추지 않는 한 시험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두 번째 시험에서 더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 단기 고액 과외 등 또 다른 부작용도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토론자로 나선 조성범 전교조 편집실장은 "교육정책의 근간을 흔드는 입시정책을 일방통행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문제"라며 포문을 열었다. 특히 "입학사정관제와 국 영,수 중심의 수능 체제는 교육양극화를 심화시키고 학교교육의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며, "수능을 자격고사로 전환하고, 내신 중심의 전형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대한지리학회 부회장인 이철우 경북대 교수는 “선택 과목이 줄면 줄수록 학생들 선택의 기호는 줄어드는 반면 변별력이라는 족쇄 때문에 학생들의 실질적인 입시부담은 늘어나게 된다”면서 “국‧영‧수 과목에 대한 집중현상이 뚜렷해져 최대 수혜자는 학부모도, 학생도 아닌 사교육 시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3 담임을 맡고 있다는 윤신원 성남고 교사는 “개정교육과정에 맞춰 학교 교육과정을 뜯어고쳤는데 수능개편에 맞춰 다시 고쳐야 할 판이다. 이렇게 바뀌는 제도에서 입시 지도하기 정말 힘들다”라며 “사회와 과학탐구 비중을 늘려야 한다. 국․영․수에서 흥미를 느끼지 못한 학생들이 공부할 의지를 생기고 노력하게 된다”고 요청했다.
오는 2014년 정부가 대학 수시 모집 인원 전부에 적용하겠다는 입학사정관제에 대해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장은숙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은 “이 제도 역시 현실에서 사교육비를 더 유발하는 제도가 됐다. 입시전형이 너무 복잡해 학원으로부터 입하사정관제 공액컨설팅을 받지 않으면 준비할 수가 없다”면서 “지방의 일반학교와 서민, 중산층 학생들은 본게임에는 가보지도 못한 채 서류전형에서 몇 번 탈락한 경험 때문에 입학사정관제 전형은 일찍 감치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개편안 대안으로 대학별 논술고사를 폐지하고 수능을 대학입학자격시험으로 바꿔 장기적으로 대학서열화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입시 제도가 맞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수능 개편안의 기준이 되는 2009년 개정교육과정을 추진하는 과정에 대해 말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2009년 개정교육과정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백순근 서울대 교수(교육학)는 “확정‧고시된 개정교육과정에 맞춰 수능시험을 개편하는 것을 불가피하다. ‘편 가르기’나 ‘이념 논쟁’이 아닌 ‘열린 토론’이 중요하다”고 말하자 개정교육과정 반대 운동을 해 온 토론자가 발끈한 것이다.
진영효 전국교과모임연합 의장은 “과연 개정교육과정을 만들면서 문제가 있다고 하는 쪽의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나. 반대하는 쪽에서 분명하게 문제제기를 해도 강행하지 않았나”고 비판하며 “그러면서 열린 토론을 말하는 것은 굉장히 불쾌한 일”이라고 따졌다.
서울대 사범대 교수들도 반대
이에 앞서 서울대 사범대학 60여명의 교수들은 지난 19일 수능 개편안 중단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서울대 사범대 교수들은 성명서에서 “개편안은 개선이 아닌 개악이다. 공교육 정상화라는 가치를 정면으로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추진을 즉시 중단하고 교육계와 진지하게 재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교육청도 개편안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를 냈다. 서울교육청은 지난 11일 교과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대입제도 개편안에 대한 의견 및 제안’서를 보내 우려를 표했다.
서울교육청은 제안서에서 “국‧영‧수 문제풀이 중심의 교육 획일화는 심화될 것”이라며 사실상 반대 의견을 내고 △국‧영‧수 비중 축소 △응시 가능한 과목은 다양화, 반영 과목 수는 제한 등의 대안도 제시했다.
교과부는 오는 11월 학생과 학부모, 교사, 입학처장, 교육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뒤 현장 의견을 반영해 오는 12월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수능개편 토론회에서 많은참가자들은 “2014학년도 수능 개편안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