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아이들과 만남에서 빚은 희망이야기

"복직하면 참말로 잘 할란다"
사랑으로 매긴 성적표(새로 고침판) / 이상석 / 양철북 / 13,500원
 
1988년 처음 출판되었을 때 이 책은 교실과 수업 이야기를 담은 참교육 이야기에 목말라하던 이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하며 단숨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러한 사랑에 힘입어 전교조 설립 투쟁과 해직 이야기를 담은 <사랑으로 매긴 성적표 2>를 1990년에 출판했고, 두 책은 20여 년 동안 40만 부 판매라는 교육 출판 분야에서 드문 기록을 세웠다.
 
이번에 펴낸 '2010 새로 고침판'은 '현실적 맥락'과 '사료로서의 가치'를 잣대로 해서 기존의 1·2권에서 27꼭지를 골라 한 권으로 묶고, 요즘 느낌에 어울리게 글을 다듬은 것이다.
 
책 뒤에는 고 이오덕 선생의 추천사가 실려 있고 박재동 화백은 본문에 일러스트와 만화를 그려 넣었다.
 
책의 마지막에 '석아!'라는 제목으로 박재동 화백이 이상석 교사와 죽마고우로서의 우정을 담은 만화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을 뜨겁게 한다.
 
이 책이 처음 나온 지 2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한국 교육은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입시 제도가 손바닥 뒤집듯이 바뀌었으며, 대학 서열화에 따라 고등학교의 서열화도 가속화되었다. 수능이 학력고사보다 쉬워졌다는데 학생들은 학원을 돌며 스펙을 쌓아야 한다. 전교조가 합법화되었고 교육감도 직선제로 뽑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교육 현실은 목마르다. 사랑이 아닌 경쟁과 타율만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 많은 독자들이 감응한 것은 이 책이 할퀴어 상처가 나면서도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교실의 속살을 진솔하게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현실을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끊임없는 자기반성을 통해 "교실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도 아이들을 이해하고 아이들과 나누기 위해 삶의 고단함을 안고 가는" 지은이의 모습 때문이었다.
 
교육 제도의 변화에 대해 생각이 다르다 할지라도 학교가 '사랑과 믿음의 공동체'여야 함을 부정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학생과 교사의 때로는 바보 같은 사랑 이야기가 따뜻하고, 교육의 본질과 교사의 진정성을 소박하면서도 묵직하게 묻는 이 책은 '사랑과 믿음의 공동체'를 되새기는 데 여전히 손색이 없다.
 
일제고사와 시국선언, 정당 후원 관련으로 30여명이 넘는 교사를 학교에서 내쫓는 일이 여전한 대한민국의 현실이기에 이 책은 여전히 유효하다.
 
지난 여름방학 때 선생 노릇 30년 만에 두 달여의 병가를 냈다면서도 아이들과 만남에 애틋한 그리움을 표시하는 지은이의 모습은 공감을 넘어 감동하기에 충분하다.

왕따쟁이 명환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꽃보다 귀한 우리 아이는 / 조재도 / 살림터 / 12,000원
 
독자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지난 해 <교육희망>에 연재했던 조재도 교사(시인)의 '가리사니 통신'이 '살림터 교육문예'의 첫 번째 작품인 <꽃보다 귀한 우리 아이는>이라는 제목을 달고 책으로 나왔다. 표지도 깔끔하고 재생지를 사용했다는 속지도 눈의 피로가 적고 푸근한 느낌을 준다.
 
이 책은 지난 해 <교육희망>에 연재했던 '가리사니통신'13회 분량에 새로 쓴 원고를 추가해 교사이자 시인으로서 교육 현장에서 느끼는 교육 단상을 깔끔하고 진솔하게 담았다. 올 2월 프랑스의 한 잡지는 조재도 교사의 글을 인용하며 "한국의 중학교 교사가 신랄한 글을 하나 썼는데 한국 중고생들의 자살률에 비하면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률은 아무 것도 아니다. 이는 교과부에도 큰 책임이 있다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책에는 시인의 감수성으로, 아이들과의 만남에서 발견하고 빚어낸 희망의 이야기들이 있다. 아름다움을 살펴 느낄 수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일상에서 오는 지루함과 누추함을 더 깊이 견뎌야 하는 고통이 있을 것이고, 누가 더 행복하냐는 물음에 어느 쪽이 더 행복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한 가지 아름다움을 느끼며 사는 사람의 인생이 그렇지 못한 사람의 인생보다 풍요롭지 않겠냐는 것이다.
 
왕따쟁이 명환이에게 한글 맞춤법을 가르치고 자서전을 쓰게 했던 일, 가출쟁이였던 자영이와 함께 자서전 쓰기를 했던 경험을 듣고 있노라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때로는 눈가가 촉촉해져 오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교육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덤볐지만 문제는 더욱 꼬였다. 교육은 교육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들과 함께 뒤엉켜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대답 없는 메아리에 많은 이들이 침묵하고 있다.
 
이 책은 잔잔한 호수에 던지는 돌멩이처럼 많은 이들의 의식에 파문을 일으켜 다시 한 번 자신을 되돌아보기를 요구하고 있다.
   
태그

책독책서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임정훈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