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학교 합격자 현황과 명단을 알리는 현수막 게시 자제를 요청한 서울교육청 공문. |
앞으로는 서울과 광주, 강원지역의 학교 정문이나 건물에 걸린 특목고나 자사고 합격자 명단과 특정 대학 입학 명단이 적힌 현수막을 볼 수 없게 된다. 진보교육감이 이끄는 3곳의 교육청이 상급학교 진학 현황과 관련한 현수막 게시를 자제하라는 공문을 보냈기 때문이다.
서울시교육청(교육감 곽노현)은 지난 15일 초‧중‧고 각 급 학교에서 국제중과 특목고, 특정 대학 등 상급학교 합격자 현황과 명단을 알리는 홍보 현수막을 교내‧외에 게시하는 것을 자제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입시경쟁과 학교서열화 완화
서울교육청은 “과열 입시경쟁과 학벌주의를 완화하고 합격자 수에 의한 학교서열화 현상을 방지하며 원하지 않는 학생의 실명이 노출되는 등의 개인인권 침해를 방지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 한 중학교 교사는 “명문대학이나 특목고에 입학한 학생들 수로 해당 학교 이름을 높이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학교 줄 세우기에 불과하다. 서울은 학교선택제로 이 같은 폐해가 더 심하다”라며 환영의 뜻을 보였다.
광주시교육청(교육감 장휘국) 역시 최근 각급 학교에 ‘수능 성적 및 대입 합격 결과 내용 현수막 게시 금지 협조 요청’이란 제목의 공문을 내려 보냈다. 광주지역 학교에서 내건 합격 현수막이 인권침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잇따라 진정됐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인권위에 접수된 진정 사건은 모두 23건이다. 지난 해 1월 이 문제를 처음으로 진정한 참교육학부모회 광주지부와 학벌없는사회 광주모임은 “특정 대학 합격 게시물은 입시경쟁과 학벌주의를 조장하고 대학입학 여부만으로 학생들을 차별하는 등 인권침해 소지가 크고 합격 인원을 잣대로 교사들까지 줄 세우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광주교육청은 공문에서 “앞으로 수능시험을 포함한 각종 평가의 성적 결과 및 대학 합격 현황 등의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교내‧외에 게시해 전정 사건이 추가로 발생되지 않도록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강원, 학원연합에도 요청
강원도교육청(교육감 민병희)은 이미 ‘합격 현수막 게시 자제’가 시행 중이다. 지난 8월 중순 ‘명문대 입학‧국가고시 합격‧각종 평가 우수 현수막 자제’를 요청한 공문을 내려 보낸 바 있다. 특히 강원교육청은 학원총연합회 강원도지회에도 공문을 보내 홍보성 현수막 게시 자제를 요청했다.
춘천의 한 초등 교사는 “공문 시행 이후 학교에서 현수막을 거는 분위기가 많이 줄었다”며 “대신 교내게시판을 통해 상당수 학교 합격 상황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강원교육청은 “개별 학교나 학원을 알리기 위해서 학생을 이용하는 것도 개인을 도구화한다는 의미에서 매우 비교육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상급학교 합격자 현황과 명단을 알리는 현수막 게시 자제를 요청한 서울교육청 공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