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활동 같은 뜻, 공동기구 구성은 나중에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이 17일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을 만나 교원의 정치활동 요구 운동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공동기구를 제안했다. 안옥수 기자 |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이 서울시 서초구에 있는 교총회관을 찾아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을 만난 시간은 이날 오후 4시쯤. 40여 분 동안 진행된 공개 만남에서 당초 덕담만 오고갈 것이란 예상과 달리 전교조 교사의 정치 활동 등을 놓고 날선 공방이 오고갔다. 두 대표는 광주광역시에 있는 초등학교 동문이기도 하다.
이날 장 전교조 위원장은 교원의 정치활동 참여를 위한 공동 TF 구성을 교총에 제안했다.
신문방송기자 30여 명이 취재하는 가운데 두 단체 대표는 짧은 시간 덕담을 주고받은 뒤 곧바로 기 싸움을 벌였다. 말 끊기, 발언 가로채기도 이어졌다.
먼저 장 위원장은 "교육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두 단체인데 입장이 달라 안타까운 점이 있었다"면서 "교원 사기진작을 위해 서로 협력하고 교육문제에 대해 흔쾌하게 대화하기 위해 먼저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 회장은 "언론을 통해 전교조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다는 사실을 알고 기뻤다"면서 "전교조의 참교육과 우리의 정교육이라는 두 개념이 새로운 한국교육의 견인차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지난 해 정치활동 참여 등에 대한 교총의 전교조 비판 성명 등에 대해서는 공방이 오고갔다.
장 위원장은 "같은 교원단체로서 교총이 저희를 비판할 때 힘들었다"고 말을 건넸다. 지난 해 전교조의 일제고사 반대운동, 교과부의 정치 참여 교사 탄압에 대해 교총이 전교조 비난 성명을 낸 사실을 거론한 발언이었다.
이 발언이 나오자 안 회장은 "같은 교원단체로 가슴이 아팠는데 전교조도 합법 테두리 안에서 점진적인 발전을 모색해야 할 때"라면서 "정치 참여에서도 법률을 위반하는 것은 국민이 용납하지 않는다. 과감한 사과가 필요하다"고 공세를 펼쳤다.
장 위원장은 "정치활동 관련한 문제에 대해 우리에게 사과와 반성을 하라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고 대화 자세가 아니다"면서 "어떤 전제도 없이 허심탄회하게 같이 논의하자는 뜻에도 벗어난 일"이라고 비판했다.
안 회장의 사과 요구에 장 위원장 "대화 자세 아니다"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은 17일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을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두 교원단체 회장이 공식 면담한 것은 3년만이다. 안옥수 기자 |
이 모습을 지켜보던 교총의 한 임원은 기자에게 "장 위원장님이 상당히 저돌적이다"고 귓속말을 했다. 한 겨울 한파처럼 차가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잠시 숨을 고른 뒤 장 위원장은 "교총이 요구하는 10대 입법과제 가운데 현장변화를 위해 타당한 내용에 대해서는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분위기 변화를 시도했다. "표준수업시수, 개정 교육과정 문제, 주5일제 수업 등에 대해서는 전교조도 교총과 같은 입장을 갖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어 장 위원장은 "교사들이 학교에서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교육을 하는 것은 안된다는 것이 내 소신"이라면서 "양 단체가 정치활동 허용을 위한 TF를 구성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안 회장은 "전교조도 교총도 회원들 사이에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우선 TF의 주제는 교총의 10대 과제 중에서 하고, 국민 정서가 중요한만큼 나중에 논의하자"고 대꾸했다. 정치활동 관련 공동 TF 구성은 유보하겠다는 얘기다.
공개 면담 뒤 기자들을 내보내고 두 단체 대표는 30여 분간 논의를 더 가졌다.
두 단체 대변인은 "서로 공감하는 내용부터 공동 논의를 해나가기로 했다"면서 "이를 위해 안 교총 회장도 전교조를 방문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이 17일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을 만나 교원의 정치활동 요구 운동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공동기구를 제안했다. 안옥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