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진보교육감 첫 공동행동 “경기‧강원 평준화 확대”

18일 교육감 협의회 자리서 ‘교과부령 개정’ 촉구 성명서
“길들이기 위한 정치적 이유 의심‧교육자치 흐름 역행”

강원과 경기, 광주, 서울, 전남, 전북 6명의 진보교육감이 고교평준화 확대를 촉구하고 나섰다. 교과부가 평준화 전환을 신청한 경기와 강원 일부 지역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고교평준화 시행을 위해 한 목소리를 낸 것이다.

민병희 강원도교육감과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장만채 전남도교육감,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은 18일 강원 평창에서 진행한 전국 시‧도교육감 협의회를 마친 자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 6명의 교육감이 지난 해 6월 지방선거에 당선된 뒤 특정 교육정책에 대해 공동행동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자치와 경기, 강원지역 평준화를 바라는 교육감 일동’ 명의로 성명서

6명의 진보교육감은 17일 전국시도교육감 협의회가 끝난 자리에서 평준화 확대를 위해 교과부령 개정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왼쪽부터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김승환 전북도교육감, 장만채 전남도교육감.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재판 관계로 참가하지 못했다. 최대현 기자

성명서 제목은 ‘경기‧강원 고교평준화를 위한 교과부령 개정을 강력 촉구한다’로 교과부에 평준화 전환의 마지막 작업을 반드시 하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성명서를 낸 주체로 ‘교육자치와 경기, 강원지역 평준화를 바라는 교육감 일동’이라는 명의를 썼다.

6명의 교육감은 성명서에서 “그동안 정책적인 판단에 의해서 평준화를 반려하거나 유보한 사례는 없다”고 못 박으며 “경기도와 강원도교육청은 해당지역의 절대다수 도민들의 평준화 실시 요구를 수용하여 그동안 여론조사와 공청회, 타당성 조사, 용역 정책연구를 모두 마쳤다”고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러면서 교육감들은 “그런데도 교과부가 정책충돌을 이유로 평준화를 거부하는 것은, 소위 ‘진보교육감’이라고 평가받는 교육감들을 길들이기 위한 정치적인 이유가 아닌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교과부의 평준화 전환 거부 움직임을 교육적인 목적이 아닌 진보교육감의 교육정책 발목잡기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어 “교과부가 추진하는 자율성 강화와 교육자치 시대의 흐름과도 역행하는 모순적 처사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교과부는 최근 언론을 통해 경기 광명‧안산‧의정부 3곳과 강원 강릉‧원주‧춘천 3곳의 평준화로 전환하기 위한 법령 개정 요청을 반려할 수도 있고 나아가 고교평준화 실시 여부 결정 권한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교과부는 일부 언론에 “평준화를 인해 사교육비가 증가했으며 교과부 차원의 평준화 정책 연구를 수행한 뒤 결정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지난 14일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과의 상견례 자리에서도 “평준화에 대해서는 나도 할 말이 많다. 다음에 얘기하자”며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사교육비 증가의 원인은 평준화 아닌 교과부의 고교 다양화 정책”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왼쪽)과 이주호 교과부 장관이 18일 교육감 협의회 자리에서 평준화 확대 교과부령 개정 내용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최대현 기자

이에 대해 교육감들은 “사실상의 평준화 거부”고 잘라 말하며 “사교육비 증가의 원인은 교과부의 고교 다양화를 표방한 고교 서열화 정책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지금 시점에서 평준화 정책 연구 수행을 언급하는 것은 평준화를 거부하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교육감들은 “교과부가 경기도와 강원도 도민들의 뜻을 받아들여서 조속히 고교평준화 실시를 위한 교과부령 개정 작업에 착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

민병희 강원교육감은 이같은 내용을 이주호 장관에게 분명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주호 장관은 올해 교과부 업무계획을 설명하기 위해 이날 오후 5시경 교육감협의회를 찾았다.

민병희 교육감에 따르면 이주호 장관은 6명 교육감의 성명서 내용에 대해 “(평준화 전환 신청 지역) 준비가 부족하다. 교과부 실무자들에게서 부정적인 말을 많이 들었다. (평준화)반대 세력도 많이 있다고 하더라”고 말하며 “(평준화를)아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교육감)4년 임기 내에 하면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는 이명박 정부의 임기가 2012년까지고 교육감들의 임기가 2014년까지임을 감안했을 때 이명박 정부가 끝나고서 전환할 수 있다는 말로 풀이된다. 이주호 장관이 자신의 임기에는 평준화로 바꿀 수 없다는 얘기다.

이주호 장관 “교육감 임기 내에 하면 되지 않겠냐”

민병희 교육감은 “교과부와 강원교육청 실무진이 만나 협의하도록 지시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히면서 “현재 교과부의 입장은 평준화를 20년 동안 기다려온 3곳 지역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혼란을 불러온다. 앞으로 계속 추진해 평준화가 꼭 되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경기와 강원 각 3곳의 평준화 전환 여부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져 진보교육감의 성명서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번 사안을 계기로 앞으로도 진보교육감들이 진보‧혁신 교육을 추진하기 위해 한 목소리를 내는 일이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강원교육청 관계자는 “평준화 등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교육정책을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함께 목소리를 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태그

평준화 , 교과부 , 진보교육감 , 민병희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최대현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