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명단 공개 안 된다’ 법원서 또 전교조 손 들어

공개 주도한 조전혁 의원 법정 공방서 4전 전패

법원이 “각급학교 교원이 전교조 가입현황 실명자료를 인터넷 등에 공시하거나 언론 등에 공개하여서는 안 된다”고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개인 정보 침해”라는 전교조의 주장에 또 손을 들어준 것이다.

서울고등법원 민사40부(재판장 김용덕 수석부장판사)는 8일 지난 해 4월 나온 “명단 공개 안 된다”는 1심 판결에 불복해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이 낸 항고심에서 “전교조의 가입현황을 볼 수 있는 실명 자료를 인터넷이나 언론에 공개해선 안 된다”고 결정했다.

서울고등법원은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이 낸 항고심에서 “전교조 명단 자료를 인터넷이나 언론에 공개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했다. 지난 해 7월 전교조 사무실을 찾아 돼지저금통 등으로 강제이행금 일부를 내는 조전혁 의원(맨 왼쪽). 유영민 기자
“실명 자료를 일반 대중에게 공개하면 헌법이 보장한 전교조와 조합원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과 단결권을 침해하고 이를 인터넷에 공개하면 침해 결과가 중대하므로 시급히 공개를 금지할 필요가 있다”는 게 재판부의 판결 이유다.

재판부는 “사상, 신조 등과 무관하더라도 노조 가입 정보는 공공기관의 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비공개 대상”이라고 못 박았다.

특히 재판부는 학부모의 알 권리로 명단 공개가 필요하다는 조전혁 의원의 주장에 대해 “학부모의 알 권리와 전교조의 권리가 충돌하면 구체적 사정을 고려해 두 기본권이 조화되는 방안을 찾거나 공개의 위법성을 판단해야 하는데 파급력이 큰 인터넷 등에 전체 실명을 공개하는 것은 적절한 보호 대책이 없어 위법하다”고 지적했다.

국회의원 권한으로 법원에 재판권이 없다는 조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조 의원이 직무 수행 중 조합원 정보를 얻었더라도 이를 국회 외부에 공개하는 것은 의원의 독자적 권한 행사라고 할 수 없다”고 봤다. 국회의원이더라도 노조 조합원 명단을 인터넷 등에 임의적으로 올릴 권한이 없다는 얘기다.

이로써 조 의원이 현재까지 전교조 명단 공개와 관련해 진행한 법정 다툼에서 4전 전패가 됐다.

4전4패 조전혁 의원 “재항고하겠다” 밝혀

첫 번째 판결은 조 의원이 명단을 공개하기 전에 나왔다. 지난 해 4월15일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전교조와 16명의 조합원 교사가 낸 ‘각급학교 교원의 교원단체 및 교원노조 가입현황 실명 자료 공개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인터넷 등에 공시하거나 언론 등에 공개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에 불복해 조 의원이 항고를 한 것이 이번 판결이다.

법원의 판결에도 같은 해 4월19일 명단 공개를 강행하자 4월27일 서울남부지법은 또 “명단을 내려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때는 날마다 1일 3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조 의원에게 결정했다. 조 의원은 이 판결에도 불복, 항고를 해 현재 서울고법에 계류 중이다.

마지막으로 헌법재판소는 “전교조 조합원 명단을 공개하지 말라는 법원 가처분이 권한을 침해했다”며 조 의원이 낸 권한쟁의심판 사건을 재판관 9명의 전원 일치 의견으로 각하한 바 있다.

당시 헌재 전원재판부는 “전교조 명단을 인터넷 누리집에 게시하는 행위는 특별히 국회의원에게 부여된 독자적인 권능이 아니고 그러한 행위가 제한된다고 해서 국회의원의 권한이 침해될 가능성도 없다”고 결정했다.

그런데도 조전혁 의원은 이번 항고심 판결에 다시 항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전혁 의원실 관계자는 9일 전화 통화에서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지만 기본적으로 명단 공개 취지가 학생과 학부모의 알권리가 전교조 교사들의 기본권 보다 앞선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재항고로 최종 법원의 판결을 받아보겠다”고 말했다.

강영구 전교조 법률지원국장(변호사)는 이번 판결에 대해 “교원의 교원노조 가입현황에 관한 실명정보가 일반적인 개인정보보다 더 보호받아야 하는 정보이고 이를 공개하는 것은 학생의 학습권이나 학부모의 교육권, 알권리를 위하여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 없다”면서 “오히려 헌법이 보장하는 교원의 인격권, 교원노조의 단결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라고 밝힘으로써 교원노조에 대한 마녀사냥이 국회의원의 이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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