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가장 훌륭한 후보 추천하고 보니 전교조 교사”

‘평교사 교장 후보’ 영림중 학부모‧교사의 진실 알리기 “공정성 문제 없다”

전교조 소속 평교사 출신 공모 교장을 추천한 서울 영림중학교 학부모와 교사들이 진실 알리기에 나섰다.
2~3명의 학부모회 임원과 한국교총의 문제제기에 이어 교과부가 교장 심사 과정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면서 “법령을 위반한 점이 드러나면 임명 제청을 거부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놨기 때문이다.

영림중 학부모와 교사들은 16일과 17일 연속 광화문 정부중앙청사 교과부 후문에 모여 “교과부는 극소수 학부모들이 항의에 연연하지 말고 열린 귀와 눈으로 진정으로 영림중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 헤아려 달라”면서 “영림중이 추천한 교장을 조속히 임용 제청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사 62%와 학부모 80% 찬성으로 추진

서울 영림중 학교운영위원을 비롯한 학부모와 교사들이 16일 교과부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과부는 영림중에서 추천한 교장 임명을 조속히 제청하라”고 촉구했다. 최대현 기자

이 아무개 영림중 학부모회장 등 소수 학부모들이 심사과정을 문제제기하고 언론이 이를 받아쓴 뒤 처음으로 학교운영위원 등의 학부모와 교사들이 사실을 바로 잡는 행동에 들어간 것이다.

김경숙 영림중 학교운영위원장이자 심사위원장은 “운영위원이나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학부모나 교사, 외부지역위원 모두 교장공모와 관련한 모든 진행과정이나 공정성에 부끄러울 것이 없었고 교육청과 교과부 등이 상식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본적인 믿음이 있어서 기다렸다”고 밝히며 “그런데 교과부가 특정단체의 일방적 주장만을 담아 감사를 벌이고 임명 제청 거부를 운운하는 보도가 너무도 당연한 듯 나와 크게 우려된다”고 거리로 나온 배경을 설명했다.

학부모와 교사는 그동안 진행된 공모 교장 심사 과정을 소상히 밝히며 문제제기를 반박했다.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영림중은 지난 해 12월 평교사(내부형) 교장공모제에 대한 교사와 학부모 찬반 투표에서 모두 찬성이 높게 나와 추진한다. 18일 교사는 모두 58명이 투표해 36명이 찬성했다. 학부모는 20일 가정통신문으로 수합했는데 1254명 가운데 878명이 투표해 694명(79.4%)의 찬성이 나왔다.

가정통신문에 담긴 내부형 공모제에 대한 설명과 찬반 용지는 교무부장이 이 아무개 학부모회장에게 보내 확인을 받은 뒤 전체 학부모에게 발송됐다. 학교운영위원이자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는 홍은숙 학부모는 “본인이 가정통신문에 담긴 내용까지 확인하고 학부모 찬반 투표를 진행했는데 이제 와서 학부모가 잘 몰라서 찬성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만약 그렇다면 그 책임은 학부모회장에게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12일 열린 학운위에서는 내부형 공모 교장에 지원한 14명 가운데 5명을 서류 심사에서 탈락시키기로 했다. 14명을 모두 심사하기엔 시간이 너무 소요돼 심사가 원활하게 진행되기 어려워서였다. 혹 문제가 될까봐 서울 남부교육청에 확인도 했다. 남부교육청은 “학운위가 결정하면 된다”고 했다. 이같은 결정 사항은 14명의 지원자들에게 모두 알렸다. 지원자들은 모두 수용했다.
서류 전형에서 탈락시킨 것을 문제 삼은 이 아무개 회장은 이 과정에서 더 많은 사람을 탈락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결국 표결로 5명으로 정해졌다.

학부모회장, 심사위원 선정 방식 동의한 뒤 떨어지자 문제제기

가장 문제로 제기되는 심사위원은 이날 학운위에서 뽑혔다. 같은 달 5일 정한 인원수에 따라 13명의 학운위원 가운데 7명(학부모 3명, 교사 3명, 지역위원 1명)을 내부 심사위원으로 뽑기로 했고 같은 수로 외부 심사위원(학부모대표 3명, 동창회대표 1명, 지역대표 3명)을 선출키로 했다.

내부 위원을 뽑는 방식은 연기명 투표 방식으로 결정됐다. 연기명 투표 방식 제안은 부장 직책을 단 교사가 했다.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학운위원이기도 한 이 아무개 학부모회장도 이 자리에 있었다. 그리고 투표도 했다.

이 아무개 회장을 포함한 학부모 학운위원 6명 가운데 1명이 가장 많은 득표가 나와 뽑혔는데 3명이 같은 득표를 해 한 번 더 투표를 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이 아무개 회장이 떨러졌다. 그러자 이 아무개 회장이 연기명 투표를 사전 모의를 할 수 있어 불공정하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16일 기자회견을 마친 영림중 학부모와 교사들이 교과부에 입장을 전달하려하자 정부중앙청사 담당 경찰이 막아서고 있다. 최대현 기자

이에 대해 김경숙 영림중 학운위원장은 “내부 위원 인원과 뽑는 방식을 결정할 때 모두 관여해 동의했는데 심사위원에서 떨어지자 불공정하다고 말하는 것은 자신이 뽑히지 않았기 때문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사전 모의를 했다면 학부모위원 투표에서 2차까지 갔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외부 심사위원 가운데 학부모대표 3명은 모두 이 아무개 회장이 추천했다. 이는 그대로 받아 들여졌다. 이들은 심사위원 서약서도 썼다.
그러나 이들은 서류심사를 진행하는 14일 오전 이 아무개 회장인 심사위원이 되지 않아서 심사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이들과 함께 심사하기 위해 심사 시작을 미뤘다. 그래도 이들은 계속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 그대로였다.
남부교육청에 문의를 하니 “불참 처리하라”는 답을 내놨다. 그제야 이날 오후 2시경 외부 심사위원이 먼저 심사를 했고 이어 내부 심사위원이 심사를 했다.

학운위원이자 심사위원인 박복희 교사는 “불참하겠다는 학부모위원을 끝까지 참석하게 하려다 심사 시간이 늦어지면서 외부 심사위원이 각자 일정으로 먼저 결과를 서류봉투에 넣고 퇴실했다”며 “내부 위원 7명이 행정실 직원과 함께 최종 집게를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교육청이 문제 없다는 데 교과부가 감사

서류심사에서 당초 정한 대로 5명이 떨어졌다. 그런데 1월15일 탈락된 후보자 가운데 3명이 교육청에 이의를 제기했다. 학운위는 이를 받아들여 학교경영계획 설명회와 심층면접의 기회를 주기로 했다.

그러나 설명회와 심층면접이 진행된 17일 당일에는 탈락됐던 5명 가운데 3명은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11명이 설명회와 심층면접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해서 걸러진 3명의 후보가 남부교육청에 추천하게 됐다.

영림중 학부모와 교사들은 17일에도 교과부 후문에서 교과부의 감사를 규탄하면 교장 후보 임명 제청을 촉구하는 기자회겨을 진행했다. 최대현 기자

이같은 진행과정은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달 28일 발표한 특별 조사 결과에서도 사실로 확인됐다.
서울교육청은 조사 결과에서 “서류심사, 학교 경영평가, 심층 면접은 공정성과 투명성을 고려해 소속과 성명을 명기하지 않고 각 단계별로 제비뽑기를 통해 기호화했다. 심층 면접과정에서는 일체의 서류를 나눠주지 않고 심사 표만을 나눠줌으로써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이유로 심사위원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면서 “심사 전 과정을 통해 공정성을 훼손할만한 점은 발견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남부교육청은 2차 심층 면접을 거친 뒤 2명을 서울교육청에 최총 추천했고 서울교육청은 지난 15일 박수찬 교사를 최종 임용후보자로 발표했다.

영림중 학교운영위원과 심사위원은 “심사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자부심은 확실하다”면서 다시 강조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서울시 최초의 내부형 교장을 선출하는 역사의 현장에 있고 학부모위원들의 경우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의 교장선생님을 뽑는 일이기에 한반 한발을 내딛는 발걸음마다에 조심성과 정당성을 담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처음 하는 일이기에 회의를 하고 결정을 하는 데 매 과정을 녹음했고 회의록을 작성할 때도 운영위원들의 발언을 담기 위한 절차를 밟았고 반대의견이나 소수의견도 담도록 했다”면서 “‘우리들의 교장’을 선출한다는 ‘축제’인만큼 공정하고 투명하게 할 수 있는 방안과 영림중을 잘 이끌어나갈 ‘인물’을 선출할 수 있는 좋은 질문 등에 교사와 학부모가 더 골몰했던 시간이었다”고 강조했다.

심사과정 공정성과 투명성 자부

홍은숙 학부모는 “정말 영림중에 맞는 교장을 열심히 뽑았다. 다른 지역보다 낙후된 영림중에 대해 학교 실태를 파악하고 고민한 후보들의 교육철학과 경영비전 등을 듣고 우리 손으로 뽑는다는 과정은 정말 민주적인 과정이었다”며 “그렇게 추려져 추천돼 3명의 교사가 전교조 소속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그렇다고 문제될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경숙 학운위원장은 “우리가 심사숙고해 뽑은 교장 선생님이 전교조 출신인 것은 이후의 문제다. 소속을 떠나서 교장선생님과 함께 우리 학교를 아이들이 신나게 등교하는, 뛰어노는 학교를 만들고 싶을 뿐”이라며 “전교조나 교총 등 교원단체 소속이냐 아니냐, 진보적 교육감 코드인물 등 이념적 대립과 마녀사냥식의 터무니없는 말로 영림중 1300여명의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들이 꿈꾸는 4년과 그 이후의 미래를 짓밟지 말아달라”고 교과부에 최종 교장 임용자의 임명 제청을 요청했다.

현재 교과부는 서울교육청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뒤 영림중 학운위원과 심사위원 등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감사 결과는 늦어도 25일까지는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감사를 받은 박복희 교사는 “학부모회장 등이 제기한 연기명 투표 방식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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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 영림중 , 내부형 교장공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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