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한국을 방문 조사한 프랑크 라뤼 유엔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이 대표 집필한 이 보고서는 8개 분야에 걸쳐 A4용지 28쪽 분량으로 작성됐다. 이 가운데 ‘공무원의 의사·표현의 자유권’은 6번째 분야다.
이 보고서는 6번째 분야 5개 항목 전체(A4 용지 1장 분량, 아래 전문 참조)에서 2009년 교사 시국선언 관련 정부의 전교조 탄압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라뤼 유엔 특별보고관은 이 보고서에서 “전교조의 조합원들이 공공의 이익이 되는 사안들에 관한 평화적 선언문에 서명했다는 이유로 조사, 해고, 정직, 괴롭힘, 감시 등을 당했다는 점을 깊이 우려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보고서는 “교사들이 학생들을 치열한 경쟁으로 몰고 가는 교육정책을 폐지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서에 서명한 것에 대해 교과부는 징계를 하고 경찰병력은 전교조 사무실에 진입했다”면서 “해당 교사들은 괴롭힘과 감시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보고서는 “공무원은 개인으로서 의사와 표현의 자유권을 지니고 있으며 교육정책과 같이 공익 사안에 대해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교직원 관련 권고의 실행에 대한 ILO와 UNESCO의 전문가 위원회 공동 권고’를 언급했다.
이 권고에 따르면 “교사는 국민이 일반적으로 누리는 모든 시민적 권리를 자유롭게 행사할 수 있어야 하며 전체 사회를 위하여 교사의 사회적, 공적 생활 참여는 권장되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는 것이다.
<한겨레신문> 보도에 따르면 라뤼 특별보고관은 지난달 31일 한국 정부에 이 보고서를 전달했으며, 지난 14일부터 법무부와 국가인권위원회, 경찰청 등 10여개 정부기관이 이 보고서의 사실관계를 검토 중이다.
동훈찬 전교조 임시 대변인은 “이번 인권보고서는 전교조 교사들의 시국선언이 공익을 위한 정당한 행동이라는 점을 유엔 차원에서 인정해주려는 것”이라면서 “앞에서는 ‘국격을 높이겠다’는 정부가 뒤에서는 징계와 압수수색으로 교사들을 탄압하고 있으니 국가 망신”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교조는 2009년 6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교사 시국선언’을 했고, 이에 대해 교과부과 시도교육청은 전교조 소속 교사 15명을 해임하고 45명을 정직, 3명을 감봉하는 등 징계처분한 바 있다.
다음은 유엔의 ‘한국 인권 실태 보고서’ 가운데 ‘공무원의 의사, 표현의 자유권’ 분야의 전문이다.
공무원의 의사, 표현의 자유권
70. 대한민국에서 정부 관리와 공립학교 교사를 포함한 공무원은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정치적 중립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이 금지된다. 특별보고관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조합원들이 공공의 이익이 되는 사안들에 관한 평화적 선언문에 서명하였다는 이유로 조사, 해고, 정직, 괴롭힘, 감시 등을 당했다는 점을 깊이 우려스럽게 생각한다.
71. 2009년 6월 18일, 1만7147명의 교사들은 교육의 질을 저해하고 학생들을 치열한 경쟁으로 몰고 가는 교육정책을 폐지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서에 서명하였다. 이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는 성명서에 서명한 모든 교사들은 징계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발표하였으며, 그 중에는 전교조 본부 간부 22명의 교직 파면, 전교조 지부 간부 및 전임 노조원 67명의 정직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2009년 6월 29일 서울검찰청은 성명서에 서명한 교사 89명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였고 경찰병력은 전교조 서울 사무실에 진입하여 컴퓨터 하드드라이브와 서류 등을 압수하였다.
72. 2009년 7월 19일, 전교조는 "민주주의 보호를 위한 교사 성명서"라는 두번째 성명서를 발표하였는데 학교의 민주적 운영, 학생의 인권 보장, 교사의 표현 자유를 그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었으며, 전국적으로 2만8637명의 교사가 이에 서명하였다. 이에 대해 정부는 89명의 전교조 간부를 검찰에 고소하고 그들에 대한 징계 절차를 추진하였다.
73. 특별보고관이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위의 성명서와 관련하여 최소 8명의 교사가 해임되었고 21명은 정직, 1명은 감봉의 징계를 받았다. 또한 여러 보고에 따르면 해당 교사들은 괴롭힘과 감시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74. 특별보좌관은 견해 및 의견의 형성에 공무원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으며, 따라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취해야 할 의무가 공무원에게 있음을 인정하지만, 그들도 개인으로서 의사와 표현의 자유권을 지니고 있으며, 그러한 권리는 특히 업무와 무관하게, 그리고 교육정책과 같이 공익 관련 사안에 대해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교직원 관련 권고의 실행에 대한 ILO와 UNESCO의 전문가 위원회 공동 권고에 의하면 "교사는 국민이 일반적으로 누리는 모든 시민적 권리를 자유롭게 행사할 수 있어야 하며 공직 피선거권을 지닌다", 또한 이 권고에는 "교사의 인성발달, 교육서비스, 전체 사회를 위하여 교사의 사회적, 공적 생활 참여는 권장되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게다가 2008년 5월 29일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는 공무원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의무는 있으나 "공무원도 개인으로서 정치적 견해를 표현할 자유가 있기 때문에 그들도 표현의 자유 보장으로부터 예외가 될 수는 없다"고 판결하였으며, 국가인권위원회도 이 결정에 동의하였다.
94. 특별보고관은 공립학교 교사들이 학생의 견해와 의견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인정하지만 공립학교 교사들도 특히 업무 외에서 교육정책과 같은 공익 관련 사항과 관련하여서는 개인으로서 표현의 자유권을 가지므로 그러한 권리를 보장하여 줄 것을 대한민국 정부에게 권고한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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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www.ohmynews.com)에도 보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