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명단 공개가 불법이라는 판결이 잇달아 나오는데도 이번에는 전교조 교사가 사는 집 주소까지 공개해 파장이 일고 있다.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 부산지부는 지난 4일 부산시교육청 앞에서 “전교조는 해체하라”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수십명의 전교조 교사의 이름‧소속 학교와 함께 개인 집 주소를 알렸다. 그동안 전교조를 포함해 교원단체 소속 이름과 학교가 공개된 적은 있지만 교사 개개인이 살고 있는 집 주소까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4 두 장에 부산 49명 교사 개인 집 주소가 버젓이
학사모 부산지부가 내놓은 자료는 A4용지 두 장 분량으로 모두 49명의 전교조 교사 이름이 ㄱ‧ㄴ순으로 정리돼 있다. 해당 교사가 어디에서 구체적으로 사는 지 단번에 알 수 있는 주소도 같이 있다. 아파트에 사는 교사의 경우는 동과 호수까지 나왔다. 아파트에서 살지 않는 교사는 번지 수가 그대로 담겨 있다.
개인에게 가장 민감할 수 있는 정보가 특정 단체에 의해 알려진 것이다. 이들 명단 위에는 ‘전교조 명단공개 학부모 돈 뜯어내려는 교사’라고 적혀 있다. 부산지방법원은 지난 달 학사모 부산지부가 인터넷에 전교조 명단을 공개한 데 대해 개인정보와 사생활 침해이라며 불법이므로 교사 1인당 10만원과 이자를 줘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학사모 부산지부는 이러한 판결을 학부모 돈 뜯어내려는 교사로 해석해 다시 한 번 교사의 이름과 소속 학교를 공개하며 집 주소도 알린 셈이다. 그러면서 학사모 부산지부는 오는 9일부터 이들 교사 집을 직접 찾아가 1인 시위를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소까지 공개된 박 아무개 교사는 “지금은 어떤 곳에서도 개인 집 주소를 공개하지 않는데,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냐”면서 “이번 공개에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상균 전교조 부산지부 사무처장은 “특정 사람들의 주소를 무차별적으로 공개해 그 사람이 사는 동네에서 조차 알 수 있게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전교조 부산지부는 현재 진행 중인 명단 공개 사안과는 별도로 명예훼손과 개인정보유출로 법적인 대응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전교조 부산지부, 명예훼손 법적 대응 … 학사모 부산지부 “취재 정보 차원”
이에 대해 최상기 학사모 부산지부 대표는 “내 앞으로 송부된 법원 판결문에 있는 집 주소를 수합했다”고 밝혔다. 이게 사실이라면 법원 판결문에 있는 정보로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멋대로 유출한 셈이 된다.
그러면서 최상기 대표는 “전교조 해체를 요구하면서 1인 시위를 하는데 언론이 취재를 하려면 어디에서 해야 하는 지 알리기 위해서 언론에 공개했을 뿐”이라고 해명하며 최상기 대표는 “49명 뿐 아니라 손해배상청구를 한 169명 전교조 교사 전원에게 1인 시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학사모 부산지부가 취재 정보를 이유로 나머지 120명 교사의 집 주소를 공개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파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의 법무법인 변영철 변호사는 “법에 따라 주소는 개인의 가장 소중한 정보이다. 그래서 어떤 공공기관도 개인의 주소를 공개하지 않는데 이건 법을 우롱하는 일”이라며 “게다가 전교조 명단 공개가 법에 저촉이 된다는 판결까지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