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대책 특별교부금 3000억원을 학교 교직원들의 성과급으로 지급해왔다”는 지난 17일치 <조선일보> 1면 보도를 본 시민들이 교사들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이 기사에 대해 한 누리꾼은 교사들을 향해 ‘아이들을 죽이는 교사’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조선> 17일치 1면 보도 내용. |
오보에 춤춘 한나라당과 일부 신문들
하지만 이 기사는 오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나라당 박영아 의원(교육과학기술상임위)이 이 신문에 건네준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 문서를 박 의원 쪽 또는 <조선> 쪽이 잘못 해석해 빚어진 소동이다.
이에 대해 <교육희망>은 보도 당일인 17일 오후 “한나라당 의원 토스, <조선> '성과급' 보도는 오보”란 제목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취재 과정에서 박 의원실과 기사를 쓴 <조선> 기자도 ‘잘못된 내용’이라고 인정했다. 교과부는 “교직원 성과상여금은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매년 인건비로 따로 편성되어 있기 때문에 재해대책 특별교부금이 교직원 성과금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해명자료까지 냈다.
실제로 교과부가 16개 시도교육청의 재해대책 특별교부금 사용내역을 조사해 21일 밝힌 내용을 보면 ‘교육공무원과 교직원 성과급’으로 쓴 돈은 단 한 푼도 없었다. 3년간 2990억원의 교부금은 교육환경개선비(70.9%)와 공교육 내실화 지원비(21.3%), 다문화 교육 등 소외학생 교육(4.2%), 이월금(3.6%) 등으로 쓰였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은 5조에서 “교과부장관은 금액의 사용 잔액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지방교육행정 및 지방교육재정의 운용실적이 우수한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재정지원의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조선>의 오보 기사는 사실인 것처럼 번져가고 있다. 자료를 준 쪽과 자료를 받아 쓴 쪽이 모두 잘못되었다고 인정하는 내용이 왜 이토록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집권여당과 일부 신문들이 <조선> 기사 받아쓰기에 나선 탓이다.
자료 준 쪽과 자료 갖고 쓴 쪽 모두 잘못 인정 기사를…
한나라당은 17일 오후 논평을 내어 “더 놀라운 것은 특별교부금 집행내역 분석결과 재해대책 특별교부금 3천억원을 교직원 성과급 예산으로 사용한 사실”이라면서 “교직원들 성과급은 살뜰하게 챙겨온 교육청의 이중성에 놀라울 따름이다”고 <조선> 기사를 거들었다.
<동아일보>, <서울신문>은 다음 날 잘못 보도된 내용을 ‘사실(팩트)’로 해서 사설까지 썼다.
“특별교부금은 교육청 직원과 교사들을 위한 인센티브 예산으로 둔갑했다. …의도적인 세금 도둑질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동아> 사설 )
“일선 학교의 재해대책특별교부금이 교육청과 교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부당 전용돼 온 것으로 드러났다. … 제 호주머니부터 채운 행태에 철퇴를 가해야 할 것이다.”(<서울> 사설)
교과부 담당 부서인 지방교육재정과는 비상이 걸렸다. 포털 사이트와 인터넷<조선> 사이트에 실린 관련 기사에 대해 담당과장이 “잘못된 보도”라고 직접 댓글을 달기도 했다. 시도교육청과 교원단체에게 오보 공동 대응도 부탁했지만 이들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교과부 중견관리는 “분명히 오보인데 포털과 정당, 그리고 다른 언론이 사실처럼 확대하니까 정말 안타깝다”면서 “<조선> 기자도 기사를 고친다고 말했고, 의원실도 미안하다고 했는데 끝내 사실인 것처럼 되어 버렸다. (이들이 밀어붙이면) 그냥 당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하소연했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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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www.ohmynews.com)에도 보냅니다.


<조선> 17일치 1면 보도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