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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일제고사 선택권을 줬다는 이유로 해직됐던 윤여강 교사(왼쪽 두번째)가 복직하는 것을 환영하는 행사를 찾은 해직 당시 제자가 담임선생님을 만나 축하인사를 건넸다. 최대현 기자 |
선생님은 다시 학교를 찾았다. 그리고 제자들은 선생님을 찾았다.
“선생님, 정말 고생하셨어요. 복직을 축하드려요.”
“그래, 고마워. 잘 커서 정말 기뻐.”
2년4개월 만에 손을 맞잡은 선생님과 제자는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30일 오후 4시 서울 광양중학교에서 벌어진 풍경이다.
지난 2008년 서울 광양중 3학년1반에서 부대꼈던 담임선생님과 33명의 제자들은 마지막을 함께 하지 못했다. 졸업식도 ‘전 담임’으로 참석해야 했다. 담임선생님이었던 윤여강 교사가 전국 단위 일제고사를 볼지, 안 볼지를 학생과 학부모에게 직접 선택하게 했다는 이유로 서울시교육청이 파면을 시켰던 탓이다.
하지만 대법원이 “해직 처분은 위법하다”는 앞선 두 번의 판결을 별도의 심리도 하지 않고 재확인하면서 다시 아이들 곁으로 돌아왔다.
제자들 “같은 상황 와도 학생들을 위해 같은 결정을”
이날 지역단체와 전교조 서울 중등동부지회가 마련한 복직을 환영하는 행사에 해직 당시 제자였던 10여명의 학생들이 윤여강 ‘선생님’을 찾아온 것이다.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선생님과 제자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다. 제자들을 훌쩍 자라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다.
김신정 학생(광양고)은 “복직을 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들과 연락해서 토요일 날(4월2일) 찾아뵈려고 했는데 오늘 행사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먼저 왔다”면서 “축하하고 다음에도 같은 상황이 온다면 학생들을 위해 다시 같은 결정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상 카메라를 들고 선생님을 찾은 이승철 학생(건국대 부속고)은 “해직이 되시고 얼마나 힘드셨을까 생각했다”며 “정말 축하하고 앞으로도 많은 학생들을 위해 행동하는 선생님이 되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영화감독이 장래 희망이라는 이승철 학생은 행사가 끝날 때까지 선생님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학원을 가는 길에 잠시 들렸다는 최주용 학생(자양고) 역시 “정말 잘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으며 다른 학생은 “스승의 날에 찾아뵈어 밥도 같이 먹고 메신저도 하는 데 이제 학교에서 찾아뵐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직접 마이크를 잡은 김영호 학생(광양고)은“선생님, 복직을 정말 축하합니다. 환영해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복직을 축하하기 위해 행사에 참석한 30여명의 동료교사와 지역 인사들은 이러한 모습에 박수로 성원을 보냈다. 윤병선 중등동부지회장을 비롯해 이병우 전교조 서울지부장, 고현호 민주노총 서울본부 동부지구협의회 의장, 이중원 민주노동당 광진구위원회 위원장, 김인식 다함께 서울 동부지구 간사, 광진중 등 인근 학교 동료 교사들이 함께 했다.
일제고사 투쟁은 정당했고 옳았다
윤여강 교사 복직 환영 행사에 함께 한 30여명의 참가자들이 “윤여강 선생님 정당하다, 일제고사 폐지하라”고 외쳤다. 윤여강 교사 양 옆으로 해직 당시 제자들이 서 있다. 최대현 기자 |
이병우 전교조 서울지부장은 “차별과 경쟁을 핵심으로 하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에서 일제고사는 정점이었다. 그 일제고사는 성적조작과 획일화 수업을 일으켰고 아이들에게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줬다”고 지적하며 “윤여강 선생님의 투쟁을 정당했고 잘한 일이다. 올 7월에 있을 일제고사를 없애기 위해서도 한 걸음 더 나가는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식 다함께 동부지구 간사는 “일제고사라고 했을 때 일제시대식으로 시험을 보는 건 줄 알았다”면서 “학생들을 줄세우는 식으로 교육을 하려는 이명박 정부에 윤여강 선생님은 학생들을 위한 교육이 무엇인지 제기하셨다. 복직하면서 그것이 정당했고 옳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7교시 수업을 마치고 하교하던 광양중 학생들 40여명도 가던 길을 멈추고 행사를 관심있게 지켜봤다. 이들은 “일제고사 시험을 없애야 한다”, “우리 학교로 오셨으면 좋겠다”는 등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윤여강 교사는 2008년 12월 광양중에서 해직이 됐지만 인사가 끝난 상황에서 결원이 발생한 같은 교육청(성동교육청) 소속 무학중학교로 복직을 하게 됐다. 이날 행사를 광양중에서 한 것은 해직 당시 상황과 복직 의미를 상징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전교조 중등동부지회는 밝혔다.
윤여강 교사는 “광양중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은 아니지만 다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게 돼서 무엇보다 기쁘다”고 입을 떼면서 “해직이 된 뒤 매일 출근투쟁을 할 때 솔직히 정말 오기 싫었다. 무섭고 두렵고 속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학부모와 학생, 지역 주민들이 저를 응원해 줘서 끝까지 싸울 수 있었다”고 되짚었다.
이어 윤 교사는 “아이들을 떼어놓고 뒷문으로 나가게 하고 앞에서는 해직을 안타까워하면서도 해직을 시키기 위해 하교한 아이들을 불러 문답서까지 쓰게 한 교장선생님은 당시 행동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담아 진심으로 사과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윤여강 교사 “아이들을 믿고 존중하는 교사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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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직 행사 동안 해직 당시 제자들이 끊임없이 윤여강 교사(왼쪽)를 찾아왔다. 최대현 기자 |
그러면서 윤 교사는 “학교를 떠나있던 2년 동안 많은 것을 배우고 되돌아봤다. 상처주는 말도 많이 했더라. 좀 더 아이들을 존중하는 교사가 되겠다. 아이들을 더 믿겠다”며 “또 수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봤다. 그런 부분도 아이들과 나누겠다. 그리고 교육정책과 제도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을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윤여강 교사와 같은 이유로 해직됐던 김윤주·박수영·설은주·송용운·정상용·최혜원 6명의 교사도 오는 4월1일 학교로 돌아간다.
이에 일제고사반대시민모임은 오는 31일 오전 11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이들 교사의 복직을 축하하고 일제고사 폐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시민모임은 기자회견에서 “일제고사 해직선생님들이 복직은 그간 전개된 일제고사 폐지 투쟁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것이며 징계에 앞장서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한 교육관료들에 대한 준엄한 역사적 심판”이라며 “일제고사가 폐지되는 그날까지 실천을 멈추지 않을 것”을 밝힐 예정이다.



30일 일제고사 선택권을 줬다는 이유로 해직됐던 윤여강 교사(왼쪽 두번째)가 복직하는 것을 환영하는 행사를 찾은 해직 당시 제자가 담임선생님을 만나 축하인사를 건넸다. 최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