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는 전교조에 보낸 지난 22일 자 ‘단체협약 시정명령’ 제목의 공문에서 “사용자의 예산지원을 통해 노조활동의 자주성이 침해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면서 적법하게 시정하라고 했다. 이는 이명박 정부 들어 전교조와 맺은 단체협약을 줄줄이 해지한 상황에서 다시 체결한 첫 단체협약 조항을 노동부가 제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어린이날‧청소년 행사 지원이 부당노동행위?
노동부가 문제를 삼은 것은 지난해 12월28일 강원도교육청과 전교조 강원지부가 맺은 단체협약 제11조. ‘교육감은 강원지부가 주최하는 어린이날과 청소년 관련 행사에 강원지부 요청에 따라 지원사항에 대해 합의한 후 예산의 범위 내에서 지원한다’고 규정한 이 조항이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명시한 노동조합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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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으로 하여금 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스스로 부담하게 함으로써 사용자의 지배‧개입의 소지를 없애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보호하기 위한 법 내용을 어겼다”는 게 노동부 판단이다.
이에 대해 강원교육청은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최승룡 강원교육청 대변인은 “본질적으로는 학생들의 문화 활동 활성화를 위해 지원하는 것이지 노동조합에 지배나 개입하려는 게 아니다”고 지적하며 “전교조가 강원지역 곳곳에서 어린이날과 청소년 행사를 하는데 이를 지원하지 못하게 하면 강원 어린이들의 문화 향유를 누리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오는 4~5일 춘천과 화천, 강릉, 홍천 등 전교조 강원지역 지회가 여는 어린이날 행사만 9곳에 달한다. 노동부의 시정명령대로라면 이 행사에 강원교육청의 지원은 할 수 없게 된다. 나아가 만약 시정명령이 전국에 적용이 된다면 전교조 각 지부의 지회가 해마다 준비한 100곳의 행사도 교육청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다.
법 해석도 ‘노동부 입맛대로’라는 지적이다. 노조법 제81조 제4호는 노동조합의 어용화를 막기 위한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의견이다. 대법원은 “노동조합에 대한 지원이 조합의 적극적인 요구나 투쟁의 결과로 획득한 것이라면 조합의 자주성이 침해될 우려가 거의 없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하기도 했다.
최창식 전교조 정책교섭국장은 “전교조 스스로의 요구에 의한 것이며 자주적 운영에 지장이 없다고 누차 강조하고 역사가 그것을 말하는 데 왜 ‘노조 과잉보호조치’를 남발하는 지 정말 불가사의하다”고 말했다.
형평성도 문제다. 교육청은 어린이날과 청소년 관련 생사 지원에 요건과 절차, 지원범위 등을 정한 내부기준 안에서 민간단체와 교원단체에 경비를 지원하는 데 유독 교원노조 행사만 지원하지 못하게 한다는 지적이다.
강원교육청 “어린이들 문화 행사도 누리지 말하는 것냐” 비판
이와 함께 노동부는 ‘교육감은 강원지부 이외의 단체와 동일 사안에 대해 상반된 내용으로 합의할 수 없다’고 한 단협 제2조 3항 후단에 대해 “사용자가 교원단체 및 다른 노동조합과 교섭‧협의 및 합의할 수 있는 권한을 제한했다”고 교원노조법 등을 위반했다고 시정 명령했다.
최승룡 대변인은 “상반된 내용이 아닌 사안으로 교총 등과 얼마든지 교섭할 수 있다. 한 가지 사안을 다른 입장으로 각 단체와 합의할 수 없는 노릇 아닌가”라며 “권한을 제한한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런데 강원지방노동위원회는 노동부 편에 섰다. 지난 3월31일 열린 회의에서 노동부의 단체협약 시정명령 의결 요청 사항을 그대로 결정했다. 노동부가 오는 6월20일까지 시정명령을 이행하고 결과를 제출토록 했다.
전교조는 진보교육감과 전교조 탄압의 연장선으로 판단해 “자기정체성을 부정하는 반노동조합적 행위를 그만하고 노사자율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