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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혁신 국제심포지엄 모습. 안옥수 기자. |
“혁신학교운동, 우리가 방향을 제대로 잡은 것이 맞다.”
송순재 감리교신학대 교수(교육철학, 서울시혁신학교 자문위원)가 11일 오후 열린 ‘제1회 학교혁신 국제심포지엄 서울대회’ 사회를 보고 무대에서 내려온 뒤 주변 이들에게 큰 목소리로 던진 말이다. 혁신학교 운동이 교육선진국의 학교혁신 방향과 정확히 일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시교육연수원 대강당에서 시작한 심포지엄에는 서울지역 1000여 명의 교직원이 참석해 대회장을 꽉 채웠다.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과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박원순 변호사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서울시교육청과 교과부 직원 30여 명이 참석해 세계의 교육혁신 사례를 경청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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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혁신 국제심포지엄 모습. 안옥수 기자 |
안승문 심포지엄 조직위 공동위원장은 “교원들이 자율로 참석토록 했는데도 1천석 규모의 대회장에 임시 의자를 놓을 정도로 큰 성황을 이룬 것은 혁신학교에 대한 교사들의 열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자평했다.
개회식에서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은 격려사를 통해 “이명박 교육정책 4년 동안 아이들은 무한경쟁에 내몰리고 교사들은 개혁의 대상으로 치부되고 학부모들은 과도한 사교육비 고통 받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교사의 자발성에 기초한 혁신학교 운동은 한국 교육의 역사를 새로 쓰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도 기조강연에서 “자생적이고 자발적인 혁신학교 운동은 서울교육 혁신사에 한 획을 그을 것”이라면서 “오늘 유럽지역 학교혁신 사례 발표를 들은 교원들이 새로운 영감을 많이 얻고 주위에 많은 내용을 전파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는 17일까지 전국 14개 지역을 돌며 펼쳐지는 이번 심포지엄은 전교조와 교육희망네트워크, 21세기교육연구원 등 14개 교육시민단체가 주최하고 광주, 전남, 전북 교육청이 주관하며 서울과 경기 교육청은 후원기관으로 참여한다.
헬레네랑에 교사 “혁신학교는 집단 힘으로 제도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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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혁신 국제심포지엄 모습. 안옥수 기자 |
이날 심포지엄은 외국 교원 대표들이 나와 스웨덴, 독일, 프랑스, 핀란드의 학교사례를 발표하는 1부와 한국 교원들이 나와 서울지역 초중고 혁신학교 사례를 발표하는 2부로 나누어 진행했다.
1부 첫 발표자로 나선 이는 한스 알레니우스 스웨덴 푸투룸학교 교사였다. 미래라는 뜻을 가진 푸투룸 학교는 유치원부터 중학교과정까지 공부시키는데 이 학교엔 6개의 작은 학교(unit)가 있고 전교생을 12개의 팀으로 묶어 학습을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푸투룸 방문자센터소장이기도 한 그는 ‘21세기형 미래학교’란 제목의 발표에서 학교 건물 재설계의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가 교실 벽을 허물고 새롭게 지은 푸투룸학교 사진을 보여주며 “우리는 공간을 만들지만 공간은 우리를 만든다. 환경은 도전정신을 제공 한다”고 말해 큰 공감을 얻기도 했다.
그는 한국 혁신학교 운동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제언했다.
“새로운 학교는 가장 중요한 것이 비전이다. 비전 없는 행동은 낭비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어 고찰과 반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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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표자들. 왼쪽부터 한스 알레니우스 교사(스웨덴 푸투룸학교), 알베르트 마이어 교사(독일 헬레네랑에학교), 조세프 로세토 교장(프랑스 삐에르세마르 중학교), 사뚜 혼칸라 교장(핀란드 라또까르따노학교). 안옥수 기자 |
다음은 독일 헬레네랑에 학교 알베르트 마이어 교사가 강연했다. 11살부터 16살 학생 600명이 공부하는 공립학교인 헬레네랑에는 만들기·활동·표현하기를 통한 학습을 중시한 결과가 성공을 거둬 세계 교육학자들의 연구대상이 되고 있는 학교다.
마이어 교사는 이날 헬레네랑에의 팀별학습 효과와 학생들에 대한 신뢰, 자율성의 중요함을 을 강조했다.
그는 교사와 학생이 “팀을 이뤄 한명의 담임교사가 6년 동안 같은 팀을 지도한다”면서 “교무실 위치는 교실 옆에 두는 것이 중요하고 교실 문을 항상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수업을 교사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주도하기 때문에 ‘오픈된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학교와 교사가 학생들을 믿고 권한과 책임을 줄 때 효과적인 학습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면서 “학생들이 학습과정에서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시간을 계획하고 필요한 것을 스스로 파악하는 기회를 갖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교 혁신을 위해 한국 교사들에게 다음처럼 부탁의 말도 했다.
“팀제 운영과 교실문 항상 개방 등을 듣고 이건 불가능하다고 하실 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작은 쉽다. 마음에 맞는 교사들과 힘을 합쳐 교장 선생님을 설득하고 그냥 시작하면 된다.(웃음)”
마이어 교사는 또 “혼자 싸우는 것은 성공으로 가기 어렵기 때문에 집단의 노력으로 제도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나온 사뚜 혼칸라 핀란드 라또까르따노학교 교장은 ‘헬싱키의 혁신학교 사상’에 대해 설명했다. 라또까르따노학교는 우리나라로 따지면 유치원서부터 초중학생 연령의 학생 580여 명이 다니는 종합학교다.
그는 “교육이라는 것은 경쟁이 아니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교육은 함께 학습하고 함께 배우고 함께 공유하는 것”이라는 얘기다.
핀란드는 국제학업성취도 평가에서 한국과 함께 최우수 성적을 내고 있지만 교원평가, 교원성과금과 일제고사(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장학사 등이 없는 나라로 유명하다.
그는 “핀란드의 성공요소는 한국과 다르다”고 잘라 말하면서 “교육의 목표는 학업성과 중심이 아니라 학생이 성장해서 행복한 삶을 살도록 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핀란드에서 학생에 대한 평가는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세운 계획에 대해 점검하거나 학생이 무언가는 배울 수 있다는 목표와 자신감을 주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서 “학생들의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협동해서 공부하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6시간 동안 이어진 행사, 성과 위주 발표는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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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혁신 국제심포지엄 모습. 안옥수 기자 |
이날 1부가 끝난 시간은 계획보다 늦은 오후 6시 30분. 준비위에서 준비한 빵과 쥬스로 저녁을 해결한 참석자들은 오후 7시부터 2부 행사에 참석했다.
2부 행사에는 성열관 경희대 교수가 ‘서울형 혁신학교의 국제적 의미’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 이용환 상원초 교장, 장인혜 삼각산고 교육연구부장, 윤우현 국사봉중 혁신부장이 발표자로 나섰다.
성 교수는 “혁신학교 운동은 진보교육감의 이벤트가 아니라 공교육의 핵심 가치를 추구하면서 바다를 가르듯 묵묵히 항해를 하는 것”이라면서 “우리의 방향은 신자유주의 교육에 반대로 가면 된다. 교육민주화의 강을 이 시점에서 건너고 있는 하나의 도도한 배가 바로 혁신학교”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행사가 모두 끝난 시간은 오후 8시 20분. 전체 참석자 가운데 절반가량인 500여 명이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심포지엄 주최 쪽은 진행 시간이 늦어지자 현장 질의응답을 취소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를 지켜본 서울지역 한 초등학교 혁신부장은 “책으로만 보던 외국 학교의 사례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면서도 “유럽에서 온 발표자들이 성과만 얘기하고 실행과정의 어려움과 극복 방안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아 교사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학교혁신 국제심포지엄 모습. 안옥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