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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교사 출신 교장' 1세대인 이정로 전 충남 홍동중 교장(58). 지난 8월 31일 내부형 공모교장 4년 임기를 마친 이 교장은 이 같이 잘라 말했다. 퇴임 18일째를 맞는 지난 18일 충남 천안시에 있는 한 찻집에서 가진 인터뷰 자리에서다.
이 교장이 홍동중에 온 때는 내부형 교장공모제가 처음 실시된 2007년 9월 1일. 이 교장이 재직한 시절 홍동중 교문은 견학단으로 줄을 이었다.
학교혁신의 모습을 배우기 위해 전국 60여 개 학교와 교육청에서 1500여 명이 다녀갈 정도였다. 학생 수도 2008년 97명에서 올해는 137명으로 늘어났다.
이 같은 성과에 대해 이 교장은 "교사와 학부모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교육철학을 가진 교장을 공모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자평했다. 4년 내내 줄곧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이 교장은 전교조에 대해서도 "반대 운동할 힘이 있을 때 '하자' 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이 교장과 2시간 동안 나눈 일문일답.
-홍동중 교장 시절 '직업과 진로' 수업을 직접 했다. 왜 했나?
"2008년부터 줄곧 했다. 1학년 한 반에 2시간씩 들어갔다. 서술형으로 학생들한테 수업 평가를 받았더니 한 녀석이 '말이 많고 잘난 척 한다'고 적어놨더라(웃음). 교장이 수업을 하면 아이들에 대한 감각을 계속 가질 수 있다. 수업하지 않는 교장은 수업하는 선생님들의 어려움을 금방 잊어버리게 된다."
-기존 교장 승진임명제에 대한 뒷말이 많다.
"승진임명 교장은 20년 정도를 승진에 신경쓰다보니까 학원의 단과반 생활을 하는 격이다. 이들은 승진점수에 매몰되어 문제의식을 잃어간다. 사유능력도 단순해진다. 승진을 위해서는 아이들과 상담하는 대신 대학원 교수를 면담하거나 연구점수를 따야하니 그런 것이다."
-직접 해보니 교장공모제는 어땠나?
"학교차원의 변화를 위한다면 교장공모제가 필요하다. 공모 과정 자체가 교육계획서로 목표를 공유하고 구성원이 참여하는 과정이다. 이것이야말로 교장도, 교사도, 학부모도 서로에 대해 배우는 과정이다."
-마침 평교사 출신 교장공모제 확대 법안이 지난 16일 통과했다.
"이제 우리 교육도 가능성이 보인다. 이제야 비로소 맴돌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교장공모제 확대를 통해 학교 혁신 차원으로 고민이 확장되길 바란다. 학급경영도 중요하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학교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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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출신 교장으로서 전교조 사업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일상 사업과 중점 사업을 가렸으면 좋겠다. 반대하는 사업에 빠지지는 말았으면 한다. 반대할 힘이 있으면 하자는 것을 제안하는 데 힘을 쏟아라. 물론 교원 성과금과 교과부의 교원평가 방식은 교사의 기를 죽이는 것이다. 축구경기에서 누가 골을 많이 넣느냐로 연봉을 결정하는 꼴이다. 그러면 누가 패스를 하겠느냐. 사정이 이렇더라도 대안을 제시하거나 새로운 의제를 개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반대에 힘을 쏟을 일이 아니다. 제도가 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아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할 생각인가?
"학교를 변화시키는데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조하고 싶다. 충남교육연구소에서 지역운동을 하고 시민단체 일도 할 것이다. 결국 환경운동과 여성운동 등도 교육을 통해서 이뤄질 수밖에 없다."



